“KBS 방패막이용으로 이름 이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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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다큐’ 자문위원 맡은 김옥영 이사장 해명

KBS가 ‘이승만 다큐멘터리’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듣기 위해 개최한 자문회의 결과를 놓고 ‘형식적인 자문으로 방송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문회의에 참석한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이 “발언 취지와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며 이날 회의 참석과 발언 내용에 대해 공식 해명했다.

▲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김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문을 보니, 우려했던대로 도매금으로 넘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자문위원 발언을) 발표할 때 내 이름을 기명하고 발언 내용을 써달라, 두루뭉수리로 한데 엮지 말라고 제작진에 요청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며 이승만 다큐멘터리 자문회의에서의 발언 내용을 옮겨 적었다.

김 이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승만 다큐멘터리’ 방송에 앞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기획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리즈물이 어떤 지향성, 어떤 관점을 가지고 어떤 대상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이전의 비슷한 프로그램과는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프로그램 전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기획”이라며 “현재 다큐멘터리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시리즈의 일환이라고 하면서도 상식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돌출적으로 이승만 단위 프로그램 제작부터 시작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는 시선이 정파적인 것이 아니고 정파적으로 볼 수밖에 없도록 KBS 스스로 자초한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밟아야 할 정상적인 기획과정을 거쳐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시리즈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거기 비추어 현재의 이승만 프로그램을 재조명한 뒤 방송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작진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이승만이라는 아이템 자체를 못할 것은 없다. KBS에서는 3년 전에도 ‘한국사 전’에서 이승만 특집 2부작을 이미 낸 바가 있다”며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자문은 이러한 시리즈물 전체의 방향성과 관점을 내놓으면 비로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언급했다. 그는 “진보적 사학자들이 빠진 것도 이런 식으로 KBS의 방패막이용으로 이름이 이용될 것을 우려한 결과였다”며 “저까지 가지 않으면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방송하는 사람들이라면 논의의 핵심을 옮겨야 한다”며 “KBS가 내놓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시리즈물의 ‘관점’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 이시장은 11일 오전 <PD저널> 통화에서 “프로그램 내용이 아니라 ‘이승만 다큐’에 대한 의견을 말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라며 “호평일색이었다는 자문 결과에 저의 의견이 빠져 있어 그 부분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KBS는 지난 8일 학계와 방송계 전문가 4명이 참석한 자문회의에서 다큐멘터리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1공화국>가 “에이플러스 점수를 줄 수 있다”, “이승만에 대한 기존 프로그램 중 가장 균형잡힌 시각의 잘된 평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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