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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인력 종편 유출 ‘2라운드’…MBC 이어 SBS도

지상파 예능 PD들의 이직 러시가 ‘2라운드’를 맞았다. 올 봄 여운혁 MBC PD나 김시규 KBS PD 등 예능프로그램 기획이 가능한 중견급 PD들이 주로 지상파를 떠났다면, 최근의 이직 러시는 제작현장의 ‘손과 발’인 5년차 조연출급 PD들이 중심이 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해 들어 예능 PD들의 jTBC(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와 CJ E&M 행이 이어짐에 따라 지상파의 예능 인력에도 비상이 걸렸다.

2라운드의 시작은 MBC였다. 지난 11일 김노은, 방현영 MBC PD가 jTBC행을 알렸다. 이들은 입사 5년차로 〈황금어장〉, 〈일밤〉 등의 조연출을 맡아왔다. 지난 16일엔 SBS 김은정 PD(10년차)와 정효민 PD(5년차), 송광종 PD(4년차)가 사표를 제출하고 jTBC행을 결정했다. 이들은 〈밤이면 밤마다〉, 〈일요일이 좋다〉등의 조연출을 맡았다. SBS PD들의 ‘종편’ 이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에선 최근 강호동의 〈해피선데이-1박2일〉 하차설과 함께 나영석 PD의 CJ 이직설이 등장했다. KBS의 경우 〈개그콘서트〉 김석현 PD와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신원호 PD, 〈해피선데이〉를 총괄했던 이동희 PD가 올 해 CJ로 이직한 바 있다.

‘조연출급’ PD들의 종편 이직은 연출 기회가 주어지는 시기가 케이블보다 상대적으로 늦는 등 지상파 제작현실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입사 10년을 넘긴 MBC의 한 예능 PD는 “지금 AD들은 연출 연차가 와도 기존 PD들이 대다수 프로그램을 잡고 있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연차의 SBS 모 PD도 “고참이 많고 조연출이 부족한 상황에서 빨리 원하는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이직 배경을 설명했다.

또 방송 3사 모두 예능프로그램의 성과를 시청률로 평가하는 현실에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채널 인지도까지 보장되는 종편의 유혹에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MBC의 한 예능 PD는 “내부에선 이제 돈 주면 (종편채널로) 간다는 분위기”라며 “조중동을 싫어해도 간부들의 독선을 보면 마음이 바뀌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예능 PD들의 이직은 계속 될 전망이다.

한편 예능 PD들의 이직이 계속되며 방송 3사의 인력난도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MBC의 경우 최근 예능 경력PD를 다섯 명 채용했으나 대다수가 예능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없어 당장 전력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적으로 조연출이 부족했던 SBS의 경우 KBS·MBC에 비해 예능PD 인원 자체가 소수여서 남은 PD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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