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 글쓰기 대중과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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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글쓰기 대중과 통했다
책 쓰는 PD들 왜?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1.08.17 11: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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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호 PD의 소설‘공룡전사, 빈’
정혜윤 PD의 책 ‘여행 혹은 여행처럼’
이재익 PD의 소설 ‘싱크홀’
손현설 PD의 ‘모래강의 신비’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는 PD들이 늘고 있다. 7~8월에 출간된 신간 가운데 PD들이 쓴 책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한상호 PD의 소설‘공룡전사, 빈’
여전히 TV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을 책으로 펴낸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소재와 장르로 확대되고 있다. 방송에서 쌓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거나 제작활동과 별개로 집필활동을 하는 PD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소설부문에서 활동이 두드러진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한상호 EBS PD는 판타지소설 <공룡전사 빈>을 최근 펴냈다. 그의 첫 작품인 <공룡전사 빈>은 공룡과 배틀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2008년 방송된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연출하면서부터 그는 공룡과의 인연을 4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3D영화 <한반도의 공룡-타르보사우르수>도 올해 겨울 개봉을 앞두고 있다.

4년 동안 공룡과 함께 살면서 ‘공룡 전문가’가 된 그에게 어느 날 ‘공룡과 배틀을 하는 소년’이라는 영감이 문뜩 떠올랐다. 그는 이 한 줄의 영감을 가지고 1년 여간 새벽잠을 줄여가며 소설을 써 내려갔다.

한 PD는 “공동 작업인 방송 프로그램과 달리 책은 오롯이 개인 창작물이라서 뿌듯함이 컸다”며 “이번 출간은 1부작으로 앞으로 3부작까지 집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을 쓰는 PD들 가운데에는 기성작가로 분류되는 PD들도 있다. 이재익 SBS PD는 PD 이전에 작가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이 PD는 2001년 SBS에 입사하기 이전에 1997년 월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그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 <싱크홀>은 인간의 ‘탐욕’을 상징하는 123층짜리 건물이 개장 당일 땅 속으로 가라앉으면서 벌어지는 생존자들의 사투와 갈등을 그렸다.

▲ 이재익 PD의 소설 ‘싱크홀’
소설가이자 라디오 PD인 그는 낮에는 방송을 만들고 저녁에는 소설을 쓰는 ‘이중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는 “별개의 영역이지만 글을 쓰는 일이 방송에 도움이 된다”며 “직접 글을 쓰다보니까 사람들의 사연과 원고를 보는 데 PD의 입장만 내세우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정혜윤 CBS PD도 그의 다섯번째 책 에세이집 <여행 혹은 여행처럼>을 최근 출간했다. <침대와 책>,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런던을 속삭여줄게>,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등을 출간한 그는 이번 <여행, 혹은 여행처럼>을 통해 작가로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6년에 <문학동네>로 등단한 손현철 KBS PD는 내년에 첫 시집을 낼 계획이다. 등단 15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써온 작품을 묶어 시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시집 출간에 앞서 지난 10일 방송된 <환경스페셜 모래강의 신비> 제작 과정과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담은 <모래강의 신비>를 펴내기도 했다. 

손 PD는 “4대강 문제가 민감하기 때문에 방송에서 이야기 하지 못한 부분을 책으로 모아 펴냈다”며 “방송과 달리 ‘검열’이 없어 제작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점을 책에 자유롭게 담았다”라고 말했다. <모래강의 신비>에 담긴 사진도 손 PD가 찍었다.

▲ 손현철 PD의 ‘모래강의 신비’
PD들의 출간이 늘어난 추세에 대해 PD에 대한 출판 시장의 수요와 대중적인 소통을 원하는 PD들의 요구가 맞아 떨어졌다고 출판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모바일 시대에는 서사의 문법이 텍스트에서 영상 이미지로 바뀌고 있는데 PD들은 이런 훈련이 돼 있는 사람들”이라며 “PD들의 글쓰기가 대중들이 원하는 감성적 소구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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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2011-08-21 22:01:15
"모래강의 신비" 꼭 한 번 사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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