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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란 카페에 가 보았습니까
  • 승인 2001.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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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태란 카페가… 신문 기사에 나오고 나서… 접속률이 너무 높아져서… 태란 카페 서버가 거의 죽으려고 하네요.ㅠ.ㅠ(-생략-)이번 사건이 종결될 때쯤…다시 홈페이지를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제 마음은 너무 아프네요!!!!”
|contsmark1|태란 카페 운영자의 이런 항변과 함께 태란 카페는 당분간 폐쇄되었다. 그것이 격려이건 힐난이든 ‘요란한 시비’와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공략’에 버거워했을 태란 카페 운영자의 난감함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contsmark2|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관련한 어떤 진술, 특히 한차례 폭풍처럼 사건이 지나가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관련된 발언은 그 사건과 연루된 잔상의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위험을 알지만, 연예인과 관련된 우리 사회와 언론의 접근법은 가끔 낭패감을 안겨준다.
|contsmark3|사실관계에 대한 언급을 접어두고서라도 일부의 언론 종사자들이 이번 이태란 사건을 두고 ‘女 탤런트와 男 매니저, 그 오묘한 관계’ 운운하거나, 여자 탤런트와 남자 매니저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라고 비유하는 것은 썩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contsmark4|왜냐하면 이런 접근법은 또 다른 상업성에 기초해 있거나 보수주의에 기초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염문설이나 이태란 사건과 같은 ‘눈물의 기자회견’을 갖지 않기 위해 여성 연예인이 여성 매니저를 고용한다는 정보는 이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키면서 동시에 또 다른 관심사를 촉발하기 위한 곁기획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contsmark5|동시에 이런 비유와 진술은 ‘흠 없는 순결한 여성상’을 은연중에 강조하는 보수성을 근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마치 연예계의 매니지먼트 업이 음흉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는 이미지를 재생산해 불신과 근거 없는 냉소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contsmark6|특히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섹스 비디오의 존재”에 대해 취조하듯 묻는 우리 언론의 관심은 대중적 관심사라는 겉치레로 포장했을 뿐, 다분히 화제를 확대 생산해내려는 충동에 휩싸인 질문이었다는 느낌을 준다.
|contsmark7|이런 식의 접근법은 우리 사회 내에서 잔존하는 광기적 남성들의 음란증과 관음증을 부추길 뿐이며, 사건 당사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성의 성을 선정적인 이슈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contsmark8|우리 사회가 페미니즘 시대를 구가한다느니 혹은, 좀 가혹하게 말하자면 정신나간 수컷들과 “맞장을 뜨는” 전사적 페미니즘의 강세라느니 현란한 수사를 덧붙여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고 관심을 표현하지만, 과연 그러한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contsmark9|염문설 혹은,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일정한 혐의가 포착된 여성 연예인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떤 방식의 접근을 해 왔는가? 우리 사회는 당사자가 ‘심경고백’ 형식을 통해 자신의 프라이버시조차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드러내도록 하는가 하면, ‘헤픈 여자’라는 멍에와 대중적인 입방아 여론을 부추겨 뭇매를 때리고, 또 일정기간 동안 당사자에게 잠행할 것을 은연중에 강요한다.
|contsmark10|물론, 우리 사회의 이런 접근법은 당사자들에 따라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가까이 트랜스 젠더 담론이나, 동성 연애 문제, 그리고 한 개그맨의 살빼기 방법 논란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고 본다.
|contsmark11|공인이라는 이유로 연예인들에게 도덕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 도덕성의 의미만이 순결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며, 아주 솔직하게 실낱 없이 밝혀 사죄하듯 하는 것이 도덕성의 의미망도 아닐 것이기에, 우리 사회와 언론이 이태란 사건의 경우에 보인 접근 방식은 거칠게 거론한 바와 같이 여러 유감을 남겨 놓았다.
|contsmark12|문태준 불교방송 교양제작부 pd
|contsmark13||contsmar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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