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언론 눈치보기…미디어렙법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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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언론 눈치보기…미디어렙법 표류
[미디어 클리핑]재계, 종편 광고·협찬 압박 ‘골머리’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1.08.31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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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10면에서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관련 법안이 8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미디어렙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임시국회 막바지에 가서야 “온몸을 던져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당론도 정하지 않고 사실상 손을 놓은 한나라당의 ‘버티기’에 아무런 손도 쓰지 못했다. 한나라당도 공식적으로는 미디어렙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당론을 정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1공영 1민영’ 체제로 하고, 종합편성채널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상태다. 정기국회에서 미디어렙 법안을 예산안과 연계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문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 초까지 한나라당이 미디어렙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예산안 연계, 상임위 보이콧 등 다양한 수단으로 한나라당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한나라당이 이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결국 ‘거대 언론 눈치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조·중·동·매경 종합편성 채널을 미디어렙 법안 대상에서 제외하려 시간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신문·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언론 관계법을 ‘날치기’하지 않았느냐”며 “종편이 크도록 도와주고 선거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2011년 8월 31일자 기사

‘종편의 폐해’… “광고대행사법 입법 급하다”

<경향신문>은 6면에서도 지지부진하게 표류하고 있는 미디어렙 법안에 대해 현언 언론인과 시민사회에서 입법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5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언론노조 총파업 지지 연대회의’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노동자의 미디어렙 입법 요구는 방송과 광고를 분리하고 지역 여론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장치에 대한 것”이라며 “광고대행사법은 궁극적으로 미디어 주권자의 미디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보루”라고 말했다.

국회에 출입하는 지역언론과 종교방송 기자들도 30일 ‘한나라당의 광고대행사법 논의 지연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자 53명은 “한나라당은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인 9월9일까지 상임위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과점 신문들의 종합편성채널을 돕겠다는 행위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언론들을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책동”이라고 밝혔다.

재계, 종편 광고·협찬 압박 ‘골머리’

대기업 광고·협찬 담당자들은 신문사를 등에 업은 4개 종합편성채널(종편)의 광고·협찬 요구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경향신문> 6면 기사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기업 이미지와 기업 총수를 공격하는 신문기사를 통해 광고나 협찬을 요구할 경우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한 광고 담당자는 “연말 종편 개국을 앞두고 벌써부터 협찬이나 광고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종편 관계자가 찾아와 연말 개국에 맞춰 사전에 제작하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에 협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재계에서는 12월 개국을 예정하고 있는 종편들이 9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광고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국 3개월 전부터 광고 판매가 가능하므로 다양한 광고나 협찬 요구가 쏟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경향은 “종편들이 지금까지는 핵심 광고주들인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협찬 요청을 해왔지만 개국이 다가올수록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도 무차별적이고 전방위적인 압박성 요구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종편들이 대기업과 직접 광고를 거래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불만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국회나 정부가 나서 기업들이 ‘종편의 봉’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2011년 8월 31일자 기사

사활 걸린 지역언론·종교방송 ‘반발’

<경향신문> 6면 기사에 따르면 종교방송과 지역언론인들은 미디어렙 법안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큰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를 나타내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24일 중앙·지역신문을 통틀어 유일하게 신문을 발행하지 않았다. 입법이 지연되는 데 대한 항의성 휴간이다. 경남도민일보 표세운 노조위원장(40)은 “일단 언론노조의 총파업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면서 “지역언론의 생존권과 관련된 시민홍보와 관련법 제정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CBS·불교방송·평화방송 등 종교방송 사장단은 29일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만나 광고대행사법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설명했다. 법안이 없는 입법 공백을 틈타 종편이 광고 직접판매를 시작할 경우 종교방송사의 광고 매출이 10~15% 정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종교방송사의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각 종단이 힘을 합칠 것”이라며 “관련 법안이 올해 안에 반드시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英 공영방송 전문가 페트로스 교수, “상업적 미디어 환경 바꿔야할 때”

<한겨레>는 11면에서 영국 미디어 정책 및 공영방송 전문가인 페트로스 이오시피디스 런던시티대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선 거대 미디어기업의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디어 집중을 억제하는 규제의 강도를 높여 여론의 다양성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거대 미디어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7월 루퍼트 머독 소유 신문사의 불법도청 사건은 단순히 머독의 미디어 그룹이 잘못된 행위를 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제4부’로서 언론의 역할, 미디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미디어 집중을 견제하는 법규를 강화해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규제가 가능한가?

“하나는 2003년 도입된 커뮤니케이션법에 따라 미디어 합병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익성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신문시장에서 20%를 초과하는 점유율을 가진 사업자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국 지분의 20%를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들 규제는 의미가 있지만 공공성과 다양성을 지켜내는 데는 충분하지 않다.”

-왜 그런가?

“두가지 모두 (한 신문사가 다른 방송사를 사는 따위의) 합병에 대해서만 적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여론 다양성에 대한 침해는 합병을 통해 거대 미디어기업이 탄생할 때도 일어나지만, 한 언론사가 수년에 걸쳐 여론 지배력을 높인 반면 다른 언론은 그만큼 크지 못했을 때도 발생한다.”

-그렇다면 어떤 규제들이 필요한가?

“시장을 모니터하고 소유를 규제할 수 있는 정책틀을 마련해야 한다. 한 언론사의 규모와 시장점유율이 일정한 한계를 넘어서면 강력한 여론 다양성 보호장치가 가동돼야 한다. 의회는 미디어 시장을 점검하는 적절한 틀을 논의해야 한다. 아울러 독립제작사 의무 위탁 비율, 자율적인 미디어 윤리 규제와 같은 여론 다양성과 저널리즘의 품격을 보장하는 제도적 틀도 논의해야 한다.”

고개드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운동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론이 여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일보> 5면 기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는 법 개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직선제 폐지는 교육자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내 쇄신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에 참여하고 있는 정태근 의원은 30일 교육감 및 교육의원에 대한 직선제를 폐지하고 의회의 동의를 얻어 광역자치단체장이 교육감ㆍ교육의원을 임명토록 하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을 총 11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민주당은 반기를 들고 나섰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교육감을 시도지사가 임명하게 되면 교육이 정치에 종속될 우려가 크다”며 “이는 한 마디로 교육자치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 된다”고 밝혔다.

▲ <한국일보> 2011년 8월 31일자 기사

문재인 “노무현, 재벌 출신과 단일화”

30일 ‘혁신과 통합’ 정치 콘서트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보개혁 진영이 힘을 함께 모으면 우리 힘만으로도 집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4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혁신과 통합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문 이사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10여 분간 진보개혁 정부 수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지금까지 진보개혁 진영은 우리만의 힘만으론 집권하지 못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부독재 세력과 야합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유신세력과 손잡고서야 비로소 집권할 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전혀 정체성이 다른 재벌 정치인과 단일화를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혁신과 통합에는 국민의 명령 회원 17만 명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좀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하면 국민이 희망을 걸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통합수권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이사장은 “누구나 부담 없이 혁신과 통합에 참여해 통합에 힘을 보태고, 그것이 끝나면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면 된다. 이렇게 많은 시민이 참여하면 야권 통합이 이뤄지고, 그러면 정권교체가 되면서 진보개혁 정부가 수립될 것”이라고 했다.

송강호, “연기인생 23년 내 작품에 책임을 느낀다”

<세계일보>는 23면에서 한국영화의 터주대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배우 송강호를 만났다. 전작 <의형제> 이후 1년 7개월 만에 <푸른소금>을 들고 돌아왔다. <푸른소금>은 송강호와 신세경과 투톱을 이룬 작품으로 누아르를 가장한 멜로 영화다.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늘 보여줬던 특유의 따뜻한 인간미를 전하면서도 이전과는 분명히 색다른 미묘한 감정을 연기했다. 끌림이 있었나.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흥행의 성공이나 실패를 떠나서 정형화되지 않은 불균질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게 연기하기에는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매력 반 두려움 반이 뒤섞인 느낌이어서 오히려 좋았던 거다.”

-작품을 고르는 안목도 좋은 배우가 갖춰야 할 덕목일 텐데.

“결코 명성을 따라가진 않는다. 작품을 바라보는 감독의 관점과 생각이 중요하다. 나머지 비중은 시나리오에 둔다. 연기생활 23년째다. 이제는 내 연기에 대해서 내 스스로 책임질 때가 됐다. 30대 시절만 해도 변명거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내 작품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됐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고 싶은가.

“새롭고 신선한 작품을 하고 싶다. 출연작 가운데 예를 들자면 이창동 감독의 <밀양> 같은 작품이 맘에 든다. 구원이든 사랑이든 인간 실체 탐구든 간에 나이 더 들어서 50∼60대에 그런 영화 만난다면 더 진한 국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 <경향신문> 2011년 8월 31일자 기사

“한국영화 자존심 지키고 싶다”…‘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

<퀵> <고지전> <7광구> 등 제작비 100억원대의 한국영화 대작들이 모두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독야청청 흥행 중인 한 편의 영화가 있다. 바로 <최종병기 활>이다. <경향신문>은 28면에서 이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과 인터뷰를 실었다.

“자본은 사실(흥행 성적)을 따라갑니다. 할리우드를 베끼지 않고 한국적인 방식으로 만든 <최종병기 활>이 잘돼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김 감독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기술시사 직후, 영화가 잘될 것이라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아름다웠고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영화에 기본적인 ‘식감’이 있어서, 관객들도 그 식감에 반응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인터뷰에 따르면 김한민 감독은 지금까지 <극락도 살인사건>(2007), <핸드폰>(2009)을 내놨으며, 세번째 작품 <최종병기 활>로 본격적인 흥행감독 반열에 올랐다.

<최종병기 활>은 조선의 사대부 남자가 만주족 남자와 추격전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그는 “지금까지 왜 활이 전쟁영화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지 않았는지 저도 의아하다”며 “앞으로 <최종병기 활>은 많은 전쟁영화의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적의 아들로 세상에 울분을 품고 살아가는 조선의 남이(박해일), 군인으로서의 사명에 충실한 청의 쥬신타(류승룡)라는 대비되는 캐릭터도 영화의 주요한 매력이다.

김 감독은 “주인공이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는 건 관객과 호흡하기 좋은 장치”라며 “역적이었던 남자가 전쟁을 통해 숨은 실력을 보여 민초들의 영웅이 되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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