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재난재해’ ‘국가행사’ 한달간 톱뉴스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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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조, 지상파 3사 메인뉴스 분석 “전형적인 관영언론 행태”

KBS 뉴스가 MBC· SBS 뉴스와 비교해 지나치게 대통령과 국가 행사 소식을 비중있게 다뤄 ‘관영 언론’의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일 발행한 노보에서 지상파 3사 저녁 메인뉴스의 톱기사를 분석한 결과를 실었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지상파 메인 뉴스 톱기사를 비교한 것이었다.

분석 결과 두 달 동안 3개 방송사 모두 ‘재난재해’ 뉴스가 메인뉴스로 오른 경우가 많았다. KBS <뉴스 9>는 17번, MBC<뉴스데스크>는 12번, SBS <8시 뉴스>는 12번 재난재해 뉴스를 톱뉴스로 내보냈다.

▲ KBS 메인뉴스의 관영화를 위트있게 그린 언론노조 KBS본부 노보.

두 번째로 톱뉴스가 많았던 분야는 KBS와 방송사 2곳이 달랐다. KBS <뉴스 9>톱뉴스는 ‘재난재해’에 이어 ‘스포츠 뉴스’(9건)가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기간 동안 <뉴스 9>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소식과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의 수상 소식, 세계육상대회 개막 등을 9일에 걸쳐 메인뉴스로 내보냈다. MBC<뉴스데스크>와 SBS<8시 뉴스>는 스포츠 소식을 5번 보도하는 데 그쳤다.

KBS본부는 “KBS가 국민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애국심, 단결, 국가주의 고취 따위의 지극히 관영언론적인 뉴스 가치 판단에 얽매여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MBC<뉴스데스크>와 SBS<8시 뉴스>는 ‘경제’가 11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상파 3사 톱뉴스 일치 횟수 분석에서는 KBS <뉴스 9>가 다른 방송사와 톱뉴스가 다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MBC <뉴스데스크>와 SBS <8시 뉴스>는 메인뉴스가 11번이나 겹쳤다. KBS <뉴스 9>가 MBC<뉴스데스크>와 같은 뉴스를 메인으로 보낸 경우는 5번, SBS<8시 뉴스>와 메인뉴스가 같았던 경우는 3번이었다.

이를 두고 KBS본부는 노보에서 “좋게 말해 독창적이고 개성적이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며 “톱뉴스 배치에 KBS 뉴스 책임자의 판단과 능력에 회의가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18일 이명박 대통령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한 발언을 같은 날 메인뉴스로 내보낸 KBS <뉴스9>가 한 예다. 노보는 “KBS보도본부 수뇌부들은 기계적 중립을 종교처럼 떠받들지만 대통령 앞에서는 그 종교도 소용이 없다”며 “논란을 감수하더라도 대통령의 멘트를 내보내는 용감한 편집을 감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KBS <뉴스9> 에는 ‘정부 내수 살리기 나섰다’는 제목으로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 내용이 메인 뉴스로 나갔다. “당일 증시가 115포인트나 폭락해 역대 세 번째, 올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는데 이 소식을 제치고 대통령이 참석한 내수 진작을 위한 회의를 톱으로 배치한 것은 과거 땡전 뉴스를 연상하게 할 만큼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KBS본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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