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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 비극의 틈새에서 ‘나는 꼼수다’ 탄생”

[인터뷰] ‘나는 꼼수다’ PD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철운 기자l승인2011.09.08 11: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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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민 시사평론가. ⓒ언론노조
김용민 시사평론가(사진)는 친동생인 김용범 Mnet <슈퍼스타K> PD만큼 바쁘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이 된 인터넷 라디오방송 <나는 꼼수다>의 연출을 맡고 있어서다.

<나는 꼼수다>는 김용민 평론가가 10년 전 <극동방송> PD 생활 당시 조용기 목사에게 쓴 소리를 하다 사표를 낸 뒤부터 줄곧 꿈꿔왔던 대안미디어다. 김용민 평론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 주요 사안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각하의 언론장악 꼼수”덕에 <나는 꼼수다>가 성공했다고 말했다. 김용민 평론가를 지난 1일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PD 김용민은 목요일이 특히 분주하다.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울시 성산동 마포FM에서 <나는 꼼수다> 1회분을 녹음해서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시사IN>기자가 워낙 입담이 좋아 듣는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녹화가 끝나면 마포 생선구이 집에서 30분 간 급하게 식사를 한다. 식사비는 이 중 수입이 제일 좋은 김용민씨가 낸다. 저서 <조국 현상을 말한다>는 <나는 꼼수다>의 인기 덕에 2쇄까지 다 팔렸다. 하니TV 녹화일정을 마치고부터 평균 다섯 시간 가량의 편집 작업을 시작한다.

이날은 “꼼수다 언제 올라오냐”는 ‘압박’에 못 이겨 전화기를 꺼버리는 때도 있다. 목소리의 강약을 수동으로 조절하고 ‘망한’ 멘트는 삭제하고 대화 이슈와 관련된 보도내용을 찾아 인용(인서트)하며 자체제작 음악으로 편집을 마친다. 내용상 편집은 거의 없다.

PD 김용민은 “너무나 편집을 정교하게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편집한 걸 모를 정도”라며 좋아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허투루 만들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그래서 문성근씨 출연 편은 재미없다는 이유로 내보내지 않고 한 회를 새로 찍었다. 하양세라는 얘기가 두려워서다.

   
▲ '나는 꼼수다' 출연진. 왼쪽부터 김용민, 정봉주, 김어준, 주진우. ⓒ딴지일보
<나는 꼼수다>는 사용자 1000만 명을 넘어선 스마트폰의 등장과 팟캐스트 서비스로 인터넷 라디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며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명박허전>, <나는 각하다> 등의 제목이 거론됐지만 김어준이 낸 <나는 꼼수다>가 최종 선정됐다.

전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정봉주 전 의원이 패널로 가세하고 ‘나는 꼼수다 맞춤형 기자’ 주진우 기자가 김어준의 추천으로 영입됐다. 김어준은 ‘깔대기’(정봉주)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정봉주) ‘누나전문기자’(주진우) 등 캐릭터를 ‘하사’하며 스토리를 강화했다. 영어강사 출신 정 전 의원의 말하기 스킬과 주 기자의 ‘디테일’이 더해지자 ‘대박’이 났다. 여기에는 김용민 평론가의 연출능력도 한 몫 했다.

<나는 꼼수다>는 지난 7일 방송까지 18회를 이어오며 기존 시사프로그램 포맷을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 권위주의의 상징인 ‘각하’와 조롱이 담긴 ‘꼼수’라는 표현은 오늘날 한국 정치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장치로, “적극적으로 당파성을 띠며 정치의 속살을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를 소망해 온 제작진의 결과물이다.

“정치가 거대담론 같지만 결국은 인간의 욕망체계에서 벌어진다. 각하가 여자·돈·개고기를 좋아하고 권력자가 미사여구를 내뱉는 것도 결국 욕망에서 비롯된다. 욕망을 실증하는 과정에서 시사를 알게 되고 각하와 민주주의를 알게 된다.” 그는 “상당 내용은 주진우가 이미 쓴 기사”라며 “구술을 통해 텍스트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녹음스튜디오가 없는 마포FM의 구조상 녹화는 두 시간 이상 할 수 없다. 다른 스튜디오로 이동하며 녹음을 해봤지만 맥이 끊겨서 관뒀다. 김용민 평론가는 “공짜로 스튜디오를 빌려주겠다는 분이 계시지만 김어준 총수는 비좁은 마포에서 우리 넷이 지껄이는 게 좋다고 한다”며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처럼 우리의 흐름을 계속 유지하는 게 개편이고 개혁”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평론가는 <나는 꼼수다>가 “총선·대선 국면에서 편파적일 것”이라 예고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이 정당을 공개지지 하는 것을 예로 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권자들이 똑똑하면 언론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해도 객관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 시민들은 모든 미디어가 지난 총선에서 천안함 국면으로 몰았어도 야당에게 다수표를 몰아줬다. 관제언론시대에도 4·19 혁명과 87년 6월 항쟁을 만들었다. 국민은 이미 계몽의 대상이 아니다. 똑똑한 국민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나는 꼼수다>의 인기를 설명할 수도 없다.”

그는 <나는 꼼수다>의 성공을 “‘언론장악’이란 비극의 틈새를 노린 마케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KBS나 MBC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 권력이 오너로서 공영방송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언론자유 인식이 있는 정부의 등장만을 바라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입 바른’ 말을 하며 인기가 높아진 결과 ‘압박’도 있다. 휴대폰이 도청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딴지일보>는 뜬금없이 해킹사건을 겪었고, 정봉주 전 의원은 갑자기 대법원 판결일이 앞당겨지기도 했다.

또 다른 ‘압박’도 있다. ‘권력화’에 대한 우려다. 김용민 평론가는 “우리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니다. 웃고 자빠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총수는 대중의 반응에 민감해하지 않는다. 내게도 늦게 올려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며 “대중에 얽매이지 않고 초심으로 방송을 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나는 꼼수다>는 여러 압박에 상관없이 앞으로도 ‘꼼수’ 본연의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추석선물로 <나는 꼼수다> 인기 에피소드 10편을 추려 올릴 예정이고, 10월에는 탁현민 교수와 함께 <토크콘서트>를 기획 중이다. 김용민 평론가는 “청와대 앞마당이나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당에서 하고 싶지만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나는 꼼수다>는 차기 정권이 들어설 2013년 2월을 방송 종료일로 잡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레 출연진이 구속되면 이 과정을 생중계하며 마무리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10·26 서울시장 선거도 생중계를 계획 중이다.

김용민 평론가는 <나는 꼼수다>의 성공에 힘입어 선대인 연구원·우석훈 박사와 함께하는 <나는 꼼수-경제 편>도 기획 중이다. 그는 올 해 박사논문도 쓸 계획이다. 주제는 ‘한국보수정치세력의 개신교적 기원’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언젠가 꼭 ‘천안함 사건’을 다루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은 각하의 꼼수 중에서도 정수”라고 말했다. ‘전지적 각하시점’으로 매 회 통렬한 분석과 사회비판을 이어가는 국내 최초 ‘이명박 대통령 헌정방송’이 언론장악의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는 순간을 기대해본다.
정철운 기자  pierc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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