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PD수첩-광우병 편> 제작진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MBC는 14일 송일준 PD(2008년 방송 당시 <PD수첩> 진행자), 조능희 PD(당시 <PD수첩> CP)와 ‘광우병 편’을 연출한 이춘근 PD, 김보슬 PD, 그리고 당시 시사교양국장을 맡았던 정호식 PD에게 오는 19일 오전 10시까지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MBC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징계사유는 ‘회사 명예 실추’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대법원이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판결을 내렸음에도 사측이 징계 절차를 밟기 시작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BC경영진은 <PD수첩> 제작진과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 ‘주요 보도내용이 허위였다’는 취지로 지난 5일 사과문을 내고 <뉴스데스크>에 사과방송을 내보낸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5대 종합 일간지 등에 사과광고를 개제했다. 이를 두고 “MBC를 정권에 헌납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번 인사위 회부와 관련해 김재철 MBC 사장은 지난 9일 노사 단체협상 본교섭 자리에서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PD수첩-광우병 편>을 두고 “굴욕적인 사과를 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창사 이래 유례없는 대국민 사과에 이어 제작진에 대한 징계 절차까지 착수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MBC 한 노조관계자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내렸지만 이명박 정권 차원의 치졸한 복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의 모 시사교양 PD는 “정치검사들과 MBC 경영진이 다를 바 없다. 치졸하고 비겁한 행태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