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살과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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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살과의 전쟁’ 중
[비평] 서바이벌에 개그 소재로까지…“맹목적 체중감량 부추겨”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1.09.16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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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채널 <다이어트 리벤저> ⓒE채널
KBS 2TV <개그콘서트-헬스걸>

다이어트를 권하는 사회다. 방송에서 건강을 내세워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장수 다이어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스토리온<다이어트 워>는 올해로 5회째 방영됐다. 소아 비만을 다룬 스토리온<수퍼키드>, E채널 <다이어트 리벤저>과 더불어 지상파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SBS <다이어트 서바이벌 빅토리>(이하 <빅토리>)는 ‘몸이 변하면 삶도 변한다’를 내걸고 헬스 트레이너 숀리와 20명의 출연자가 다이어트 서바이벌을 벌이고 있다.

이미 방송에서 다이어트는 식지 않는 화두다. KBS 2TV <리빙쇼 당신의 여섯시>의 ‘5색 다이어트-살과의 전쟁’ 코너에서는 조영구, 김보성 등은 8주 만에 근육질 몸매로 거듭나면서 몸짱 신화를 이뤄냈다. 출연자의 전과 후 차이가 클수록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또 개그맨 오지헌은 3개월 만에 42kg를, 정종철은 70일 만에 25kg를 체중을 감량하자 소위 ‘다이어트 종결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아울러 몸짱, 얼짱, S라인에 이어 꿀벅지, 베이글녀 등 신조어는 다이어트 열풍의 이면을 보여준다.

▲ KBS 2TV <개그콘서트-헬스걸>

이와 더불어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체중 감량 자체를 두고 개그 소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헬스걸’ 코너에서는 권미진과 이희경이 매주 방송을 통해 체중 감량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102㎏, 86㎏에서 첫 방송한 지 일주일 만에 12kg, 7kg을 감량해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처럼 분야를 가로지르는 연예인들의 폭풍 다이어트는 ‘건강 되찾기’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맹목적인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종갑 몸문화연구소 소장은 “매스미디어가 보여주는 미의 기준은 획일화된 몸이다. (대중들로 하여금) 얼짱, 몸짱 기준에 못 미친다는 데 열등감을 느끼게 해 불행 장사와 유사하다”고 진단하며 “불행과 불만족은 배타적인 경쟁심과 맹목적인 선망을 유발해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맹목적인 체중 감량에 대한 무게 중심이 옮겨져 있다. 지난 8일에 종영한 스토리온<다이어트 워 시즌 5>에서는 체중 감량 비율에 따라 최종 우승자를 가려냈다. 승자와 패자는 0.2㎏ 감량률 차이로 희비가 교차했다. E채널<다이어트 리벤저>는 좀 더 독하다. 매주 몇 킬로그램을 감량했느냐는 절대적 감량치에 따라 탈락자가 가려낸다. SBS <빅토리>도 유산소 운동인 댄스 퍼포먼스를 접목한 ‘즐거운 다이어트’를 내세웠지만 최종 라운드에선 체중 감량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체중감량은 고도 비만자가 건강을 되찾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다이어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 상 ‘과정’보다 ‘결과’에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다. 출연자들은 대개 짧게는 8주부터 5개월 가량의 합숙 기간을 거치면서 집중적인 체중 감량에 도전한다.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체중 감량보다 급격한 감량에 성공할수록 갈채를 받는다. 이들 프로그램은 확연한 변신 뒤에 극심한 요요가 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고하지 않은 채 시청자들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환상을 키우고 있다.

▲ E채널 <다이어트 리벤저> ⓒE채널

실제 정상 체중인 일반인들도 다이어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시 통계 웹진 ‘e-서울통계’(2011년 제33호)에 따르면 실제 비만율은 21.3%에 불과하지만 주관적으로 자신이 비만 또는 매우 비만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서울시민 3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1년 동안 체중을 줄이거나 또는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시민은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관심을 보여주듯 SBS <빅토리>는 지원자 수만 해도 2000 여명에 다다랐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 뚱뚱한 사람들을 게으르고 자포자기한 모습으로 비춰 왜곡된 인식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윤 소장은 “남성이건 여성이건 마른 몸매에 대한 획일적인 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특히 십대 여학생들의 경우 연예인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모방심리로 거식증이나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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