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1년 반만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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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1년 반만의 위기
[글로벌] 북경=배은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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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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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배은실 통신원/자유기고가
ⓒ국제금융보

지난 1년 반 사이 중국에서 초고속 성장한 업계가 있다면 무엇일까? 스마트폰? 3D 영화업계? 건설업? 조선업? 부동산?

물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답은 다를 수 있으나, 무(無)에서 시작해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성장한 업계는 바로 공동구매 업계일 것이다. 2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공동구매라는 개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를 봐도 공동구매 사이트 광고투성이다. 공동구매 광고는 온라인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옥외와 TV 광고도 장악하고 있다. 1년 반 만의 초고속 성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얼마 전 공동구매 사이트의 원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텅쉰과 그루폰(Groupon)이 공동 설립한 가오펑왕이 400명 이상의 인원 조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구조 조정은 비단 가오펑왕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 유명 공동구매 사이트인 카이신왕와 워워퇀 등도 곧 인원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련의 상황에 미루어 볼 때 공동구매 업계 전체 구조조정 폭은 약 1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 ⓒ국제금융보

가오펑왕의 돌발적 구조조정 소식은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연봉 헤드헌트다, 사업 확장이다 하며 기업 확장에 열을 올리던 모습과는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그렇다면 이런 급반전의 원인은 무엇일까?

솽퇀왕 옌잉 CEO는 그 원인을 무분별한 광고투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부류에 해당하는 기업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으로 거래액은 5억~8억원 정도에 해당한다. 이들 중 일부는 기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약 2000만 달러의 자금을 외부에서 유입했지만, 지출이 큰 이들에게 이 자금은 금방 바닥이 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금융대출난까지 겹치면서 이들 기업의 고충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부도 위기에 있는 또 다른 부류의 기업은 몇몇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기업으로, 지난해 공동구매 열풍 때는 어느 정도 수익을 볼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거래량이 하락하면서 적자운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메이퇀왕 왕싱 CEO는 최근 금융시장이 온라인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기면서 예년처럼 투자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 자금력이 부족한 수많은 공동구매 사이트가 투자난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북경= 배은실 통신원/자유기고가
안타깝게도 공동구매 사이트의 찬밥 신세는 금융시장에서뿐 아니라 대학 캠퍼스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메이퇀왕을 비롯한 여러 공동구매 사이트가 대학에서 취업설명회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부스를 찾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뜸하기만 하다. 여러 학생들은 취업기피원인을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러 현상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중국 5000여 개의 공동구매기업은 위험한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중국전자상무협회 탕싱퉁 위원은 이런 혼란기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며, 내년 하반기에 들면서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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