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연출노트(20) 다큐멘터리 이규환 KBS 외주제작국 부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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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치와 애정으로 대상을 표현하라

|contsmark0|“요즘 방송을 보면 아프간을 공격하는 것이 테러범을 벌하는 것인 양,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보복전 역시 무고한 시민을 희생시킨다는 의미에서 또 다른 테러이지만 아무도 그 문제를 지적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나 또한 알고 있다고 해서, 거기서 그친다면 그건 pd가 아닙니다. 그 생각들을 표현할 때 방송을 잘하는 것이고, 그것이 방송인으로서 pd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contsmark1|좋은 다큐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이규환 부주간에게서 요즘 미국의 보복전을 보도·방송하는 방송에 대한 불만이 거칠게 튀어나온다. 그에게서 다큐멘터리는 세계에 대한 애정이기에 세계에 대한 냉철한 인식없이 강자의 논리만 대변하는 요즘 방송들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contsmark2|이 부주간은 방송은 기본적으로 ‘시청자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단지 포맷을 달리 하는 것일 뿐 그 본질은 다르지 않기에 그는 세계에 대한 애정을 가질 것을 pd들에게 권한다. 사람, 사회, 역사, 자연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충분히 키울 때 본질을 읽는 눈이 생긴다고 말한다.
|contsmark3|이와 더불어 진정한 애정을 갖기 위해서는 가치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다큐는 사실(fact)이고, 그 사실을 전달하는 전령인 pd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방송이 달라지므로 흉기가 아닌 애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contsmark4|“‘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자문하고, 그것을 ‘프로그램이라는 액션으로 답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체크해야 합니다. 그 가치만 확실하면 잘 표현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고,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어떤 수단이 가장 효과적인가는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내용 속에 방법이 있고, 저절로 필요에 의해 찾아지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contsmark5|9월 19일에 방송된 <수요기획> ‘아프가니스탄(기획-이규환)’에는 그의 그런 지론이 잘 드러나 있다. 미국테러를 보면서 ‘우선적으로 찾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세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contsmark6|그래서 아프간 보통사람들의 삶을 테러 발생 직후 조명했다. 내전에 시달리고,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려왔으며, 테러와는 전혀 관계없는 아프간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테러를 응징한다는 미명 하에 테러를 감행할 미국의 모순을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했다.
|contsmark7|마지막으로 ‘무엇이 최상인가’를 고민하라고 말한다. “그런 고민이 거듭되어도 차상, 차차상이 산물로 나오는데, 그런 고민이 없으면 차차차상을 최상으로 여기게 되고, 그것은 곧 시청자들에 대한 테러이기 때문입니다.”
|contsmark8|그리고 선배와 후배가 서로 비판하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덧붙인다. 선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배우면 잘 돼야 그 선배만큼 밖에 안 되지만, 선배가 후배를, 후배가 선배를 서로 비판하고 감시한다면 서로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contsmark9|‘역사를 쓰고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방송에 임한다는 이규환 부주간은 방송의 ‘테러기능’과 ‘애정표현’ 가운데서 늘 고심하고 있다. 그리고 멀티미디어 시대에 방송이 테러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그의 이러한 원론적인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한다.
|contsmark10|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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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경력 kbs 입사 1979 기획제작국 차장 1992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 1995 tv1국 부주간 1998 뉴미디어센터 부주간 1999외주제작국 부주간 2001
|contsmark13|대표작품르포<사람과 사람> 1985 6.25특집<전선으로부터의 편지> 19854.19특집<사월이 오면> 1989 <제3의 선택> 1989 nhk방송용<피폭 44년 여인들> 1989 <조선총독부> 1991 신년기획<분열과 통합-달라지는 세계지도> 1993 nhk와 공동으로 <바람과 별과 하늘과 시-시인 윤동주>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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