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바라는 사람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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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BS 2TV ‘공주의 남자’ 김정민 PD

내달 종영을 앞두고 <공주의 남자>도 ‘생방송 드라마’로 접어들고 있다. <공주의 남자>를 연출하고 있는 김정민 PD는 목요일 오전 당일 방송분의 편집을 대강 마무리하면 목요일 오후에나 겨우 짬이 난다.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 PD를 지난 22일 KBS 별관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시청률 20%를 넘기면서 순항하고 있다. 연장 가능성도 있나.

“그렇게까지 성공했나 싶다. 회사에서도 이 기획이면 당연히 20%는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연출, 작가, 배우 할 것 없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 상태로 연장하는 것은 무리다. 연장없이 24부작으로 종영하기로 결정했다.”  

-초반 연기력 논란도 있었지만 남녀 주인공 모두 인기를 얻고 있다. 연출자의 평가는 어떤가.

“세령역의 문채원은 SBS <바람의 화원>에 출연했을 때부터 눈여겨봤다. 이미 드라마 PD에서는 사극에 어울리는 배우로 통용되고 있었다. 물론 초반엔 연기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점점 배역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령역을 잘해내고 있다. 박시후의 연기도 만족하고 있다.”

▲ KBS 2TV <공주의 남자>를 연출한 김정민 PD. ⓒKBS
-제목대로라면 김승유가 주인공인데, 극에선 별다른 활약이 없는데.
“애초 기획은 승유의 드라마였다. 또 승유의 드라마이길 바랐지만 여자 작가가 메인작가를 맡으면서 세령역이 커졌다. 아무래도 세령에게 애착을 느끼지 않았겠나. 역사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다. 김종서의 막내아들이 살았더라도 수양대군에게 복수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승유는 멜로의 주인공이었지, 복수극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즐겁게 보는 것으로 족하다. 다만 드라마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집권만 하면 정당하다는 수양대군의 논리를 깨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18회 사육신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푸르른 역사 앞에 수양대군의 죄악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기꺼이 죽겠다”라는 말에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숨어있다. 승자독식 사회, 1등만 기억하는 사회를 강조하는 이면에는 수양대군을 옹호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승유와 사육신처럼 도덕적인 정당성과 신의를 지키는 사람들의 삶도 존중받아야 좋은 사회다. 지금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에 대한 대답이다.”

-결말을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데.
“정종은 22회쯤 죽는다. 수양대군은 죽음을 보여주는 것보다 참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결말을 내릴 것 같다. 승유와 세령 커플의 결말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시놉시스에도 ‘유령 커플’의 결말은 없다. 개인적으로 비극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데 해피엔딩을 바라는 지인들이 많다. 편집자마저 비극으로 끝나면 일을 안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두 사람 모두 살거나 죽을 수도 있고, 둘 중 한사람만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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