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모두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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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0회 맞는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권영숙 PD

욕하는 아이, 생떼 부리는 아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아이 등 말썽꾸러기들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이하 <우아달>)가 지난 11일 300회 특집을 맞이했다. <우아달>이 내세운 기획의도처럼 부모와 아이들은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서로 엉켜있는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다.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배우고 아이는 조금씩 변화한다. <우아달>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권영숙 PD를 지난 6일 서울 목동 SBS 사옥 내 카페에서 만났다.

▲ 지난 11일 300회 특집을 맞이한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SBS

권 PD는 <우아달>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전체적인 틀을 잡아가는 역할을 한다. 아이템 선정과 프로그램 수위 등을 조절한다. 예컨대 ‘폭력적인 엄마’의 잘못된 훈육 방법을 지나치게 고발성 형태를 강조하기보다 ‘아이’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집중한다. 권 PD는 “요즘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공통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부모들이 어떻게 할 줄 몰라 악화시키는 사례가 많았다”며 “지난 4일 방송분에서는 부모들이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는 것 자체가 좌뇌만 발달시켜 사회성을 담당하는 우뇌 발달이 미비하다는 진단에 반응이 컸다”고 밝혔다.

이처럼 2005년 예능으로 시작한 <우아달>은 2007년 교양 프로그램으로 탈바꿈하면서 ‘부모’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시청자게시판은 흡사 ‘부모들의 커뮤니티’가 됐다. ‘처음’ 부모가 된 이들은 서로가 ‘동지’인 셈이다. 서로 아이 키우는 고충을 털어놓는가 하면 경험담을 통해 훈육 정보를 공유하고 격려한다. 지난 6년을 거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우아달>을 거쳐 간 아이들만 해도 무려 257명에 이른다.

<우아달>은 ‘부모’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육아법 메뉴얼이 됐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 진단과 아울러 아이와 부모에 대한 솔루션의 비중을 높이면서 장수 프로그램으로서의 입지도 더욱 굳혔다. 이를 두고 권 PD는 전국 각지 현장을 누빈 PD 6명, AD 6명, 작가 8명 등 제작진의 노고를 우선으로 꼽았다.

권 PD는 “(<우아달>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촬영 기간이 긴 편이라 총 6팀이 돌아가면서 프로그램을 만든다”며 “(제작진은) 밀착 현장을 담기 위해 촬영기간 2주, 솔루션 1주, 후반 작업 1주 정도 진행하니까 한 편당 거의 한 달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오은영 박사 ⓒSBS

권 PD는 <우아달>의 또 다른 축으로 정신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를 들었다. 오 박사는 양육 해결사로서 부모에게는 따끔한 질책을 가하고, 아이에게는 단호한 카리스마로 문제의 실마리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또 부모들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훈육 팁(tip)’을 제공한다. 단순 ‘정보성’이 아닌 ‘아이에 대한 공감 능력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깨우쳐 주는 게 밑바탕이다.

이처럼 긴 제작과정이라 돌발변수도 많지만 부모의 트라우마에 따라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게 아이들인만큼 속도전보단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제작진의 임무이다. 이는 오히려 아이의 문제 행동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솔루션’이 부각되면서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저도 부모 입장이라 아이 키우는 게 인내심을 많이 필요로 하더라고요. 언젠가는 아이한테 화를 내려다가도 뒤돌아서 숨을 내쉬고 속으로 숫자를 셌죠. 그리고선 아이를 보니까 화가 좀 수그러들더라고요. 막상 실천해보면서 저부터 많이 달라진 셈이죠.”(웃음)

권 PD와 제작진은 ‘부모’ 시청자들을 위해 솔루션을 강화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지만 “아이템 고갈에 있어서는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권 PD는 “보통 전화·인터넷 제보, 육아 사이트 등을 통해 아이템을 찾는데 지금껏 방영된 비슷한 사례를 제외하려다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이어 “요즘 방송에 출연하면 사생활 노출 등 파급력이 크다보니 부모들의 용기가 더 필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우아달>은 TV에만 머물지 않고 TV 밖 ‘부모’ 시청자들을 찾아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빠와 엄마가 직접 참여하는 캠프를 제작진과 논의중이예요. 대개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잖아요. 프로그램으로 녹이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떠나 서로 고충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솔루션들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든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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