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빠진 정보 프로, 주부는 연예정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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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정보통’ 시사코너 ‘시선 600’ 폐지 위기…내부 논란

KBS <생생정보통>의 시사코너 ‘시선600’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S는 이번 가을 개편에 맞춰 <생생정보통> 제작을 교양국에서 외주제작국으로 옮길 방침이다.  KBS 교양국 관계자는 “이번 개편에서 교양 프로그램 5개가 신설돼 이를 맡을 내부 인력이 없다”며 “교양국에서 만든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정착되면 외주로 넘기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일선 제작진과 KBS 내부의 시각은 다르다. 외주국으로 제작을 넘길 경우 <생생정보통>에서 다루는 시사 아이템이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생생정보통>은 2010년 봄개편 당시 2TV 저녁 뉴스가 폐지되면서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생생정보통>은 주부와 직장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생활정보와 연예정보 등 말랑말랑한 소재와 뉴스·시사문제를 함께 다루기 위해 기획됐다. 또  김인규 사장이 강조한 기자와 PD 저널리즘 통합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례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폐지 위기에 놓인 코너 ‘시선600’은  ‘희망버스’, ‘인천공항 매각’, ‘홍대 청소노동자’ 등 시사 아이템을 충실하게 다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 KBS 2TV <생생정보통> 시사코너인 '시선600'. ⓒKBS

일각에서는 이런 민감한 이슈를 다룬 아이템 때문에 결국 코너 폐지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선600’의 한 제작진은 “평소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가 희망버스나 쌍용차 관련 아이템이 나오면 갑자기 취재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정권 입맞에 맞지 않는 아이템이 계속 나가 거슬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제작진 규모도 많게는 PD와 기자 10여명이 참여했다가 갈수록 숫자가 줄어 현재는 4명의 PD와 기자가  ‘시선600’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제대로된 준비나 계획없이 추진하다 보니 (PD와 기자간) 화학적인 결합이 안됐다”며 “‘시선600’이 없어지면 이제 PD들이 제작부서에서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KBS PD협회는 지난 6일 “PD들의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기 위한 수순으로 생생정보통을 활용했음이 명확해졌다”며 “저널리즘이 사라진 KBS에서 최소한의 역할을 해왔던 코너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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