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한미 FTA 비준 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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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한미 FTA 비준 빨리빨리”
[미디어클리핑] 드라마 · 예능 간접광고 범람…‘쥐 그림’은 끝내 유죄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1.10.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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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이 의회 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한국 국회가 비준안에 동의할 경우 이르면 내년 1월부터 한·미 FTA가 발효된다. 이를 두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환영일색의 반응과 함께 국회의 조속한 비준 동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한미 FTA는 ‘불평등 조약’이어서 논란이 사그라질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미국의 경제속국 우려

▲ 경향신문 1면 기사.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FTA로 두 나라가 공평하게 나눠야 할 이익이 미국에 더 많이 돌아가 ‘강자의 논리에 굴복한 협정’이며 일부 대기업만 이익을 챙기고, 중소기업·농민·노동자의 형편은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내놓은 전망치만 보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FTA’로 보이지만 상대방에게 물건을 팔고 사는 무역거래에서 양쪽이 똑같이 이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한국 정부는 FTA가 발효되면 15년간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연평균 1억3800만달러 증가한다고 예측한다. 미국의 경우 연간 대한 수출이 1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전문가 송기호 변호사는 “FTA를 하면 당연히 수출입 규모가 늘어나겠지만 거대 경제권과의 FTA에서는 규모가 작은 국가의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한·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된 뒤 7~9월 대EU 무역흑자는 12억174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1억3967만달러)에 비해 61.2% 급감했다. 정부는 한·EU FTA로 연평균 무역흑자가 3억6100만달러 증가한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거꾸로 나타났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한·미 FTA는 미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모든 FTA를 통틀어 미국에 가장 유리한 ‘잘못된’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00개가 넘는 한·미 FTA 쟁점 가운데 한국 측 협상 목표가 관철된 비율은 7%, 미국 측은 82%였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Investor-State Dispute)와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개성공단 생산품 한국산 불인정, 서비스 분야 개방 네거티브 리스트, 쇠고기 관세 15년 내 폐지 등은 FTA에서 미국은 유리하지만 한국에는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시장만능의 미국화… ‘독소조항’ 덫에 걸린 한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낡은 일본형 경제시스템을 버리고 미국형으로 개조하는 게 우리의 살 길입니다.”(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현 삼성전자 해외법무 사장, 2006년 2월 국정브리핑) 한·미 FTA는 한국이 미국의 법과 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13일 “미국의 FTA는 단순한 관세협상이 아니라 상대 국가의 규제완화, 민영화를 되돌릴 수 없는 대세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이 같이 설명하며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의 경우 한·미 FTA로 더 넓은 경제영토가 열리기 때문에 더 많은 부를 얻을 수 있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붕괴할 수 있는 위험성 외에도 한·미 FTA를 ‘불평등 조약’으로 규정하는 것은 협정문에 유독 한국 측에 불리한 이른바 ‘독소조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꼽은 대표적인 독소조항은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다. 이 조항은 투자자가 상대방 국가의 정책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 등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첫 번째 우려는 한국 사법부의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성석호 수석 전문위원은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국제중재기구가 투자유치국 정부의 정책, 규제조치를 검토해 내린 판정에 대해 국내 사법부가 관여할 여지가 없도록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협정문 서문에 적혀 있는 투자보호 관련 문구도 한국에 불리하다. 서문에는 ‘미국에 있어서와 같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문구로만 보면 미국은 미국 내 한국 투자자에 대해 투자보호 관련 규정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한국 내 미국 투자자에 대해 한·미 FTA에 따른 투자보호 관련 규정을 제한 없이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불평등하다.

투자 및 서비스장(章)에 적용되는 역진방지조항도 자주 거론되는 독소조항 중 하나다. 역진방지조항은 예를 들어 한 번 줄인 스크린쿼터를 다시 늘릴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국회 입법 및 정부 정책을 불가능하게 해 입법권, 행정권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공공서비스를 포함해 향후 규제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한국이 포괄 유보를 했기 때문에 정책적 필요에 의해 언제든지 규제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졸속 처리는 주권 포기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 졸속 처리는 주권 포기”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단지 미 의회가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우리 국회가 비준동의안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다. 졸속으로 처리하면 자칫 국가적 재앙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정부가 번역오류를 수정해 지난 6월 다시 제출한 비준동의안에 대해서도 국회는 ‘묻지마 동의’를 해야 할 상황이다. 외교부가 296건의 번역오류 수정본을 ‘외교문서’라며 제출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국가 제소제 등 이른바 독소조항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협정 발효 뒤 농어민과 영세상인, 중소기업 등에 끼칠 피해 규모도 파악하지 못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농어민 후계자 적극 양성’ 등 협정과 상관없는 기존 정책을 짜깁기한 수준이다”라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은 양국간 교역 장벽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과 제도를 광범위하게 바꾸는 법안이다. 국회가 비준동의 절차를 마치려면 양허표를 포함해 무려 1259쪽에 이르는 협정문에다 관련 법률 14가지를 심의해야 한다. 헌법적 가치와 사법주권까지 흔드는 조항도 있다. 이런 중차대한 법안을 국회가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처리한다면 주권 포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조선, “변방의 코리아, 135년 만에 ‘통상대국’으로”

▲ 조선일보 1면 기사.
그러나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미국 의회의 한미 FTA 비준을 환영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미국 의회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은 세계 최악의 변방 국가 한국이 세계 경제규모의 61%를 차지하는 지역들과 자유롭게 통상하고, 서구 전체와 자유 통상하는 통상 대국으로 발돋움했음을 의미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는 세계 경제규모 대비 36.5%에서 60.9%로 확대된다”며 “이에 따라 칠레·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넓은 경제 영토를 가진 나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영토란 마치 국내에서 거래하는 것처럼 관세 없이 무역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전 세계 GDP(약 60조달러) 중에서 그 나라와 FTA를 맺은 나라들의 GDP 비중으로 따진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영토는 FTA를 맺은 EU(유럽연합)·칠레·페루·인도·아세안 등의 GDP를 더해 전 세계 GDP의 36.5%였는데, 여기에 미국의 24.4%(14조7000억달러)를 더해 단숨에 60.9%가 된다. 한국은 전 세계 10대 교역국 중 처음으로 EU·미국 등 서구 제국과 동시에 FTA를 맺는 나라가 된다.

조선은 “FTA는 스피드가 관건이다. 한·미 FTA가 늦게 체결되면 다른 나라도 미국과 FTA를 체결하게 돼 우리나라가 경쟁국보다 낮은 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특혜의 기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도 FTA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 국회의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한미 FTA 사안을 보도하며 민주당 비판 또한 잊지 않았다. 조선은 2면 기사에서 “노무현 정권은 2003년 8월 '동시다발적 FTA 체결'을 국가전략으로 확정하고 상대국가를 물색했다. 결론은 미국이었다”고 밝힌 뒤 “집권 시절 한·미 FTA 협상을 타결지었던 민주당은 야당이 되자,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해서 이익의 균형을 깼다는 이유를 들어 한·미 FTA 반대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중앙, “크게 보면 손해 아닌 FTA”

<중앙일보> 역시 미국 의회의 한미 FTA 비준을 환영하며 “FTA가 물 건너가는 것보다는 추가협상을 통해서라도 발효시키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6면 기사에 따르면 김익주 재정부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장은 “미국이 FTA를 맺은 나라 중 한국과 같은 거대 무역국이 없다”며 “중국·일본 등 주요 산업국을 제치고 최대시장인 미국과 ‘경제 고속도로’를 뚫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아시아의 무역 허브가 될 발판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기사에 따르면 북한과의 대치 상태를 감안했을 때 정치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부수효과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FTA로 미국의 대(對)한국 자본투자가 늘어나면 한국의 안보에 대한 이해(interest)가 생기기 때문에 FTA 자체가 ‘인계철선(trip wire)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지적했다.

간접광고가 ‘주연’ 되고 드라마가 ‘조연’ 될라

<한겨레>가 24면 기사에서 간접광고가 넘쳐나고 있는 방송의 실태를 지적했다. 방송 프로그램에 기업 이름이나 상품 로고가 선명히 드러나는 간접광고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월 방송법 시행령을 바꿔 방송사의 간접광고 판매를 허용했다. 종전에는 불법이던 로고 노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 한겨레신문 24면 기사.
기사에 따르면 이전에는 외주 제작사가 ‘협찬’을 따낸 뒤, 프로그램 안에서 상품명이나 기업명을 살짝 가리거나 비슷한 이름을 쓰는 방식으로 협찬 제품을 ‘간접광고’해왔다. 지난해부터 현재 지상파 간접광고는 방송사가 따내는 간접광고와 외주 제작사가 파는 협찬, 두 가지가 공존하게 됐다. 협찬 상품은 로고를 가려야 하며, 간접광고 상품은 로고를 드러낼 수 있다.

올해 들어 간접광고가 만발하는 것은 지난해 제작에 들어간 드라마들이 이제 본격 방영되는데다 방송사들이 간접광고가 들어간 예능 프로들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올 1~8월 간접광고 매출은 127억원(906건)으로, 지난해 5~12월(47억원, 476건)에 견줘 세배 가까이 늘었다.

지상파 3사 간접광고 판매액 가운데 예능의 비중은 드라마에 견줘 7 대 3으로 앞선다. <슈스케3>과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기적의 오디션>은 간접광고 상품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나는 가수다>에서 한국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의 음료상품 ‘스마트워터’와 ‘비타민워터’는 출연 가수들과 함께 단골로 화면을 장악한다. <슈스케3>는 10여개 업체에 간접광고와 협찬을 동시에 판매해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간접광고는 드라마의 서사에도 스며들었다. <시티헌터>(SBS)에서 주인공 남녀의 사랑의 매개체는 간접광고 상품인 롯데칠성의 칸타타 커피믹스였다. 둘의 만남은 극 초입부터 커피믹스를 타주고 마시면서 계속된다. 드라마 말미에서 박민영은 이민호에게 이 커피믹스를 맛있게 타먹는 요령을 조목조목 설명해주기까지 한다.

방송사들은 웃고 있지만 시청자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프로그램 안에서 대놓고 광고를 하는 느낌”이라는 불평이 많다. 직장인 최지현(35)씨는 “<최고의 사랑>의 경우 등장인물이 난데없이 연고를 바르거나 안약을 넣는 등 시에프인지 드라마의 한 장면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간접광고 때문에 대본을 수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고 말했다.

‘쥐 그림’ 끝내 유죄…대법원, 벌금 200만원 확정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리다 경찰에 붙잡힌 지 1년.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박씨에게 원심대로 벌금 200만원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경향신문> 14면 기사에서 박씨는 “예상은 했지만 예술적 창작행위에 족쇄를 채우는 판결이 나오니 씁쓸하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0월31일 오전 1시쯤 서울 도심 22곳에 붙은 G20 홍보 포스터에 쥐 도안을 대고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리다 경찰에 검거됐다. 공용물건손상 혐의로는 예외적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안부가 사건 지휘에 나섰다. 공안부는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범죄’를 수사하는 곳이다. “그래피티(벽 등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로 G20 행사에 매몰된 정부를 풍자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검찰은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박씨를 위한 구명운동이 일어났다. 이창동·봉준호·박찬욱 감독 등 영화인들과 국내외 학자들의 탄원이 잇따랐고, 영국의 유명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의 팬사이트에서도 박씨 구명 이벤트가 진행됐다. 박씨는 “‘쥐그림 사건’이 국내외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예술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세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법적 결론은 났지만 표현의 자유를 고민하고 확장하는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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