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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래도 될까” 아슬아슬 풍자의 매력

[인터뷰] 풍자개그 인기 이끈 서수민 KBS ‘개그콘서트’ PD 박수선 기자l승인2011.10.19 14: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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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풍자개그가 연일 화제다. ‘사마귀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 등 부조리한 세태와 권력을 비꼰 코너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애정남’과 풍자를 곁들인 코너에 힘입어 <개콘>은 KBS <1박 2일>, MBC <무한도전>을 제치고 예능프로그램 1위로 올라섰다. 시청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풍자개그를 화제의 중심에 올려놨다.

서수민 PD가 복귀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생긴 변화였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개콘> 리허설을 막 마친 그를 만나 ‘대박’ 코너들의 탄생배경과 소감 등을 물었다. 

   
▲ 선보이는 코너마다 '대박'을 치고 있는 <개그콘서트>. <개그콘서트> 인기 뒤에는 서수민 PD가 있다. ⓒKBS
‘사마귀유치원’의 대박은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했다. 애초 콘셉트는 빨리 크는 유치원이었다. 어른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어른들의 사회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의도였다. “시청자들이 안 웃을 수 있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조지훈의 ‘이뻐’도 여성 비하로 들을 수 있는데 성형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더라구요. ‘나는 꼼수다’ 같은 풍자가 왜 공중파에는 없을까. 갈증을 느낀 시청자들이 ‘사마귀유치원’에 열광하게 된 것이 아닐까요.”

한달만에 인기코너로 자리 잡은 ‘사마귀유치원’은 직설화법에 가깝다. ‘사마귀유치원’ 일수꾼 최효종이 일러주는 ‘국회의원이 되는 법’, ‘대기업에 입사하는 법’은 씁쓸한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표를 얻기 위해 시장에서 국밥을 먹는 국회의원, 1년 내내 편의점에서 숨만 쉬고 일을 하는 대학생이 낯설지 않다.

제작진이 풍자를 염두하고 짠 코너는 ‘비상대책위원회’였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상황에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사회 지도층의 모습을 조소한다. “야, 안돼”를 연발하는 경찰서장과 비상 상황에서도 형식을 챙기는 대통령이 희화화 대상이다.

“경찰서장 역의 김원효는 공직자의 허술한 연기를 잘 했는데 개그를 짜온 게 허례허식에 대한 지적이었어요. 상황을 회피하는 캐릭터나 복잡한 행정절차는 제작진이 일부러 넣은 겁니다. 코너를 키울 생각에 대통령 캐릭터도 넣었구요.”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대통령의 교회까지 등장했다. “예민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일부러 삭제하거나 감추지 않았습니다. 풍자라는 건 ‘약간은 저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날카로움이 있어야 해요.”

기대 이상의 반응에 부담도 있다. 간만의 풍자개그를 선보인 탓에 혹시 모를 외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마귀유치원은 시청자, 네티즌들이 만들어 준 코너입니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칼날이 무뎌지거나 코너를 내리면 비판이 더 커진다는 거죠. 시청자들도 편하게 시청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면의 공작이나 음모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잖아요. 아직까지 다른 곳에서 전화를 받거나 외압이 들어 온 경우도 없어요.”

화제의 코너인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 ‘사마귀유치원’은 모두 지난 7월 간판코너 ‘봉숭아학당’이 잠정 폐지되면서 들어섰다. 서 PD는 ‘봉숭아학당’을 내린 <개콘> 600회를 기점으로 시즌 1과 시즌 2로 나눴다. 내부적으로 변화의 폭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당시 작가들과 재미있는 ‘봉숭아학당’보다 재미없는 새 코너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새로운 무엇인가가 없으면 손님들은 찾아오지 않잖아요. ‘봉숭아학당’의 올드함 때문에 <개콘> 전체가 올드하게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거죠.” ‘봉숭아학당’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과감한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600회 이전에는 ‘발레리NO’, ‘꽃미남수사대’같은 비주얼 코너가 간판이었다면 그는 토크개그에 무게를 실었다. “직장과 학교에서 <개콘>이 대화 주제로 오르기 위해선 메시지와 내용이 중요해요. 그래서 새코너를 짜는 친구들에게도 말로 웃길 수 있는 코너를 주문했구요.”

새로 선보이는 코너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준비 중인 코너에도 관심이 간다. 지난 16일 처음 방송이 나간 ‘패션넘버5’ 코너도 대박 조심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해 ‘패션넘버5’를 전면에 배치했어요. 가장 욕심이 나는 건 꽁트인데, 꽁트의 정석이라고 불리만한 코너를 만드는 게 현재 숙제입니다.”

슬랩스틱 코미디, 꽁트, 토크 등 현재 <개콘>의 구성을 살펴보면 잘 차려진 밥상 같다. 서 PD는 <개콘>을 ‘4인용 가족 밥상’에 비유했다. “‘애정남’을 모든 세대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대학생이 좋아하는 코너,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너도 있어야 해요. 제 아이는 ‘감사합니다’를 가장 좋아해요. 저는 웃기지 않지만 자식이 웃으니까 같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겁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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