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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스럽지 않은 중국의 ‘한류’

|contsmark0|이번호부터 3회에 걸쳐 kbs 박유경 pd의 한류연재가 시작됩니다. <편집자>
|contsmark1|청화대학교 교내 학생들이 다니는 허름한 vcd와 음반(물론 불법복제판이다) 매장에도 벌써 강타의 새 앨범이 나와 있고, 동네 작은 문구점에서 파는 노트의 표지에서 어렵지 않게 h.o.t같은 한국 연예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한국 드라마는 북경과 상해, 광주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산서성, 호남성, 산동성 등 전국각지에서 유선 tv와 위성 tv방송망을 통해서 광범위하게 시청되고 있다.
|contsmark2|별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깡촌에서 온 아이들까지도 방학 끝나고 오면 지금 한국 연속극 뭐가 방송되고 있다면서 출연자의 프로필과 나중에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 본다. ‘한류’라는 두 글자에 대해 별로 큰 기대와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대단히 신기한 일이었다.
|contsmark3|1년 동안의 중국 생활에서 느낀 바로는 ‘한류’는 분명히 존재하며, 정도 차이가 있지만, 일부 대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걸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끼리의 대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화제이다. 아마도 이런 중국 내의 한국 대중문화 유입현상의 첨병은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contsmark4|초기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출했던 드라마는 <사랑이 뭐길래>였고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인과 한국의 가정 생활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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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한류 열풍의 첨병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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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또 드라마 <애인>은 90년대 한창 유행하던 外偶 (배우자 이외의 이성친구) 문제와 맞물려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드라마는 다양한 경로를 거쳐 상당량이 수입되어 방송되고 있다. 최근 방송되는 <모델>과 <이브의 모든 것>도 상당한 화제가 되고 있다.
|contsmark9|중국에서 홍콩의 봉황tv같은 데서는 일본드라마를 방송하고 일본드라마의 인기가 상당히 높지만, 아직 대륙의 방송사에서는 민족적인 감정과 생활방식 등이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를 선호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드라마들은 거의 어김없이 중국에서도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contsmark10|한국 드라마는 현지 드라마보다 훨씬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고, 현재 저렴한 비용으로 전국 각 방송국에서 컨텐츠를 구할 수 있으며, 시청자 반응도 아주 좋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의 어떤 면이 중국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지 물어보면 의외의 대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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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한국문화에 대한 선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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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그들이 보는 것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들이 역사적인 과정에서 잃어버린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면서 사는 것에 대한 기특함과 부러움이고 과거에 대한 향수이다. 남편은 권위가 있고, 아내는 가정을 보살피고, 남자는 책임감이 있고 여성은 예쁘고 유순하다. 절대 한국 문화의 선진성에 대한 선망이 아니다.
|contsmark15|그들은 한국 드라마 제작수준이 상당한 것은 인정하지만, 머지 않아 드라마 제작수준은 곧 따라 잡을 것이며, 현재 중국드라마가 한국드라마보다 화려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중국인민들의 생활에 그런 격차가 존재하는 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규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외국 드라마에 사치스러운 생활은 가능하지만, 중국드라마는 안된다는 것이다.
|contsmark16|드라마의 지역적, 연령적 광범위한 호감도와는 달리 드라마에서 파생된 가수들의 인기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사람들이 더 많다. 오직 10대들의 반짝하는 인기일 뿐이며 곧 사라질 것이라고 하고, 아이들에게 주는 외국문화의 나쁜 영향을 염려하는 것은 한국과 매한가지다.
|contsmark17|하지만, 안재욱, h.o.t등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babybox, nrg 등도 10대들 사이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 현재는 이것이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10대들의 적극적인 행동력과 구매성향 등의 문화적 특성으로 보아서 무시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contsmark18|현재 ‘한류’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중국인들 자신도 그 영향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외국대중문화, 특히 일본문화의 유입을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여유 있는 태도이다.
|contsmark19|‘지금은 어느 정도의 우위를 인정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렇게 판을 치지는 못할 것,’ ‘경제 개혁 개방의 시대적 상황에서 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공통된 그들의 견해이다.
|contsmark20|하지만, 현재의 ‘한류’현상은 ‘문화’와 ‘시장’의 관점에서 매우 흥미 있는 현상이며, 구체적으로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좀더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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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 박유경 pd는 kbs 뉴미디어센터 위성방송국에 근무하다 현재는 휴직하고 중국 북경의 청화대학교에서 수학중이다. 다음호에는 중국 현지의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의 전개 상황과 그 문제점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가 소개된다.|contsmark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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