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4대강 홍보 다큐 ‘환경스페셜’에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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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거부 아이템 ‘영산강’ 9일 방송…PD들, 경영진 항의 면담

KBS가 내부에서 비판을 받은 ‘4대강’ 다큐멘터리 방송을 강행한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진행된 영산강의 환경을 다룬 <인간의 땅, 영산강>(영산강)이 내달 9일 오후 10시 1TV <환경스페셜> 아이템으로 방송될 가능성이 높아져 제작진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산강>은 지난달 <환경스페셜> 제작팀에 제안됐다가 제작진의 반발로 외주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환경스페셜> 제작진은 <영산강>이 △4대강 사업이 완공되는 시점에 방송 일정이 잡힌 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짚은 <환경스페셜-강과 생명>(방송 8월 10일, 17일)과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점 등을 문제로 들어 제작을 거부했다.

1999년 첫 방송된 <환경스페셜>은 공영방송 KBS에 유일한 환경전문 다큐멘터리다. 환경 문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4대강 사업이 생명과 강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강과 생명’편은 <환경스페셜>의 취지를 살릴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제작진은 <영산강>이 프로그램의 성격에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작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특집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영산강>을 경영진이 <환경스페셜>로 편성하려고 하자 논란은 재점화됐다. <환경스페셜> 제작진은 지난 24일 <영산강>편성 문제로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과 항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 본부장은 “<영산강>이 환경스페셜에 편성이 안 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26일 특집 프로그램 편성을 확정하는 편성제작회의에서 <영산강>은 빠져 <환경스페셜>로 방영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BS 편성팀 관계자는 “다큐멘터리국 쪽에서 특집 편성이나 시간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아직까지 없다”고 말해 ‘영산강’이 <환경스페셜> 아이템으로 방송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환경스페셜> 한 제작진은 “특집 프로그램을 레귤러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것은 제작시스템 기본원칙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회사에서 기획한 특집이 <환경스페셜> 타이틀을 달고 나가면 시청자들은 이전에 나갔던 <침묵의 강>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혼란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산강>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김서호 KBS 다큐멘터리국 EP는 “<환경스페셜>에서 인간과 직결된 치수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며 “4대강 사업의 찬반 여론과 함께 4대강 사업으로 해결되지 않은 영산강 하구언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화두도 던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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