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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사회참여, 정치활동으로 재단해선 안되죠”

[인터뷰] CBS ‘김미화의 여러분’으로 방송 복귀하는 김미화 박수선 기자l승인2011.10.31 15: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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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미화의 여러분>(이하 <여러분>)으로 복귀하는 김미화 씨를 만난 장소는 서울 성균관대 캠퍼스였다. 이 대학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김 씨는 전공을 동양철학으로 바꿔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4월 MBC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한 이후에도 그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갔다. 김미화 씨를 만난 지난 27일도 시각장애인 단체에서 주최한 ‘흰 지팡이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강의를 들으러 성균관대로 막 이동한 차였다.

“주변에서 지켜보는 분들이 오히려 걱정을 더 많이 했어요. 자의반 타의반 이런 시간을 갖게 돼서 여행도 다녀오고, 공부도 하면서 값지게 보냈습니다. 처음엔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도 했는데, 지금은 마음을 어떻게 다잡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 CBS <김미화의 여러분> 진행자로 방송 복귀하는 김미화 ⓒPD저널

김미화 씨가 오는 7일부터 진행하는 CBS <여러분>은 딱딱하지 않은 시사프로그램을 지향한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보다 가볍고 친근한 방송이 콘셉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요즘엔 SNS가 대세라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방송을 하고 싶다는 PD들의 콘셉트가 맘에 들었어요. <세계는 지금>이 묵직한 느낌이었다면 <여러분>은 보따리를 좌판에 깔아놓으면 청취자들이 편하게 누워서 들을 수 있는 방송이 될 겁니다.국회의원들이 출연해도 ‘이런 모습은 처음이네’라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어요.”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정치평론, 진행자가 생활현장 속에서 길어 올리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 등이 코너로 이야기되고 있다.

그가 방송을 잠깐 쉬는 사이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여러분>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나꼼수’를 꺼냈다. “팟캐스트 방송인 ‘나꼼수’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지 누가 알았나요. ‘나꼼수’정도는 아니지만 기존 방송의 틀을 깨는 노력은 할 겁니다. 종합편성채널도 생기고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요. 어떤 방송이 경쟁력이 높아질지 모르는 거죠.”

그가 복귀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제작진들에 대한 신뢰도 작용했다. “다른 여건보다 즐겁게 일할 수 일터인지가 가장 중요해요. 열심히 하는 PD들의 눈빛을 보고 감동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해 가는 게 방송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지요.”

7개월간 방송에서 떠났지만 그는 방송,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SNS를 통해서 끊임없이 대중과 교감했다. 포이동 철거현장을 직접 방문해 다녀온 소감을 트위터에 올리고, 10·26 재보선 선거 투표를 독려했다.

또 지난 학기 마무리한 석사논문도 방송과 밀접한 주제다. 방송전문인들이 진행자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를 분석·고찰한 논문이었다.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에 대한 작가, PD들의 선호도를 묻는 조사였다. 이를테면 유재석은 어떤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선호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글쎄요. 지금은 외부의 평가보다는 보이지 않은 힘에 의해 휘둘려진 것이니까요.”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로 꼽히는 그는 거대 방송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KBS와는 소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진실게임을 벌였고, MBC를 떠나면서는 강제 하차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김미화 씨가 MBC에서 하차한 이후에도 김여진, 김어준 등도 ‘퇴출’ 의혹을 받고 MBC를 떠났다. 

“소셜테이너라고 불리는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안 불러준다고 해서 아쉬워하거나 구걸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그런 생각을 하신 분들이 바뀌어야죠.”

퇴출 논란을 겪으면서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방송사 경영진의 강압적인 분위기였다. “요즘 대기업 CEO들도 직원들과 거리감을 줄이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가장 영향력이 큰 방송사들이 수직적인 관계를 세우고 PD들의 의견을 묵살했죠. 프로그램은 윗분들의 것이 아니예요. PD와 작가, 연기자, 진행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무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문화를 바꿔보고 싶었어요.” 

거대 언론과 갈등을 빚다가 그는 결국 방송을 떠났다. 바뀐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언론의 미래를 비관하지는 않았다. “그 안에서 옳은 방향으로 가려는 젊은 PD들의 몸부림을 봤어요. 제가 프로그램에서 내려올 때 복도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PD들을 속으로 눈물 흘리면서 봤습니다. 언론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한 잘못되지 않겠다는 확신을 했죠.”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연예인을 일컫는 ‘소셜테이너’는 요즘 방송가에서는 문제적 연예인과 동의어로 통용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소셜테이너’ 중에서도 그의 이름은 가장 앞자리에 놓여 있다.

   
▲ 김미화 ⓒCBS

 “우리나라는 소셜테이너와 폴리테이너를 구분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해석해요. 우리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하는 활동이 아닌데 그런 식으로 재단을 하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 때문에 나서고 싶은 일이 있어도 움츠려드는 경우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있고 책임감 때문에 그런 시선에 개의치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는 퇴출당한 ‘소셜테이너’가 함께 모여 방송을 해보자는 제안도 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에서도 긍정적인 화답이 있었다. “‘나꼼수’팀과는 자주 연락하는 사이예요. 그런 자리가 성사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우리 프로그램(<여러분>)에 먼저 초대할 수도 있구요. 조만간 만나서 이야기해야죠.”

그는 인터뷰 중간 “개그프로그램에서 불러주지 않는다”는 푸념을 진담반 농담반으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처음 기반을 닦았던 <개그콘서트>는 요즘 시사풍자 개그로 상한가를 올리고 있다.  인정받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이지만 ‘코미디언 김미화는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25년 방송인생의 ‘고향’ 격인 개그프로그램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는 없을까.

“새로운 프로그램을 한번 해보자는 제의는 몇 번 받았습니다. <개그콘서트> 시사코너에 열광하는 것은 현재 사회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방증이죠. 하지만 사회 전반적인 요구에 반해 현재의 방송사에서 풍자 개그를 어느 수위까지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KBS와 MBC의 복귀에도 그는 회의적으로 답했다.  “사장님들이 바뀌어야 불러주지 않을까요. 그전에 불러주면 대단한거구요.”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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