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집단’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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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내부 분위기 “스스로 결백 증명해야”

‘민주당 도청 의혹’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한 경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KBS 내부에서는 여전히 도청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또 경찰 수사 발표를 환영한 경영진의 태도를 꼬집으면서 스스로 결백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 본부)는 2일 낸 성명에서 “사측을 제외하곤 누구도 KBS가 이제 도청 의혹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찰이 정치권과 거대 방송사의 눈치를 보느라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만 난무한다”라고 주장했다.

황동진 KBS기자협회장은 “협회 회원인 기자가 도청 의혹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벗은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도청집단’으로 몰린 KBS의 명예를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고 이번 경찰 수사  결과를 평가했다.

KBS 교양국 한 PD도 “무혐의가 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신뢰가 없으면 취재를 못하는 상황에 부딪히는데 이번 경찰 수사 결과를 누가 믿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번 KBS 입장 발표에 대해서도 “언론사라면 무혐의 결론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면서 KBS가 결백함을 밝혀야 한다”며 “언론이 언제부터 경찰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KBS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KBS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불법행위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KBS에 대한 근거없는 의혹제기와 정치공세가 중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수신료 현실화가 조속히 이뤄져 확고한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수신료 인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다른 KBS PD는 “경찰의 수사 결과로 우리는 그런(도청 의혹과 관련한) 일이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하기 어렵게 됐다”며 “앞으로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서도 결과적으론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경찰 수사 결과 발표로 ‘도청 사태’가 끝난 것처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단지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특검’ 뿐만이 아니라, 결국 국민과 시청자의 불신을 키워, 궁극적으론 KBS의 영향력 저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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