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콘텐츠’ 무기… 뉴미디어 시장 연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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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콘텐츠’ 무기… 뉴미디어 시장 연착륙
[기획] 방송사 N스크린 서비스 현황과 전략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1.11.03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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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스크린은 하나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다수의 기기에서 ‘연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술 또는 서비스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MBC 'pooq' 서비스.

궁지에 몰린 방송사들이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들고 TV를 떠난 시청자 잡기에 나섰다. 두달 사이에 KBS와 MBC는 웹과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 실시간 방송보기가 가능한 ‘K플레이어’, ‘pooq’(푹) 을 각각 내놓았다. TV앞에 시청자가 모이기만 기다렸던 방송사들이 새로운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방송사 등을 떠민 건 위기감이다. 먼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춰 시청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TV와, 스마트폰, 테블릿 등 기기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가 본격화한 것이다.

▲ N스크린은 하나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다수의 기기에서 ‘연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술 또는 서비스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N스크린 서비스에 먼저 뛰어든 주자는 케이블TV방송사와 통신사였다. 지난해 CJ헬로비전이 출시한 ‘티빙’은 120여개 채널과 VOD 1만 편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슈퍼스타K3>로 이용율이 10배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KT도 지난 4월 모바일IPTV ‘올레TV 나우’를 출시했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는 동안 지상파 방송사는 이곳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방송사 콘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미 지상파 시청점유율은 케이블과 위성TV의 성장으로 줄어들고 있다.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직접 수신율도 지상파 방송사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든 배경으로 작용했다.

MBC-SBS '전략적 동맹', KBS ‘종적연대’

이런 위기 속에 방송사들의 시장 진입은 일단 순조롭다. MBC pooq는 출시 한 달 만에 다운로드 건수 150만 건을 기록했다. pooq은 실시가 방송 서비스에 다양한 기능을 더했다. pooq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2분 길이의 동영상을 SNS친구들에게 퍼 나를 수 있다.

특허 출원 중인 CRI(Contents Related Information)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궁금해하는 검색어를 찾아서 미리 알려준다. 예컨대 <우리 결혼했어요>를 시청하면서 출연자가 들고 있는 가방 브랜드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지난 9월 출시한 K플레이어는 현재 KBS 1, 2TV와 라디오 채널까지 10개 채널을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제공하고 있다. 개시 당일 5만 건을 기록, 다운로드 횟수 100만 건을 앞두고 있다. KBS 인기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경우 K플레이어를 통해 보는 동시접속 건수가 4만 건에 달했다. K플레이어는 별도의 다운로드를 하지 않아도 웹사이트 접속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들 방송사의 N스크린 전략의 차이는 다른 채널과 결합에서 나타난다. MBC는 이번에 pooq을 출시하면서 SBS와 SBS 플러스 채널도 무료로 제공했다. 양 방송사간 채널 제휴를 맺어 SBS 고릴라도 MBC와 MBC 드라마 2개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MBC는 KBS 쪽에도 채널 제휴를 타진했지만 KBS는 독자적으로 통합미디어플랫폼을 구축했다. MBC와 SBS가 ‘전략적 동맹’을 택한 반면 KBS는 수직적 통합을 택한 셈이다.

김진권 KBS 플랫폼개발부장은 “콘텐츠는 아직까지 방송사들이 책임질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며 “하나의 유통회사를 지향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는 제안은 공영방송으로 받아들이기 곤란했다”고 말했다.

KBS는 앞으로 국내에서 볼 수 없는 KBS월드나 군소방송사까지 포함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KBS가 지난해 경인방송, 극동방송 등 라디오 방송사와 함께 통합 라디오 앱 ‘R2'를 선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군소방송사들에게 표준화된 기술을 보급하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면서 ‘맏형’노릇을 하겠다는 의도다.

▲ MBC 'pooq' 서비스.
수익 모델 개발 과제로

이제 막 뉴미디어 시장에 발을 들인 방송사들은 미디어플랫폼 구축을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의 플랫폼 운영 수익으로 플랫폼 개발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엔 아직 턱없이 모자라다.

지난 2006년 일찌감치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로 출발한 SBS 고릴라 정도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수익을 내고 있다. MBC 관계자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는데 대부분 광고 모델 개발에 대한 고민이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광고, VOD판매, 수수료 정도.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 CJ의 티빙처럼 유료화 정책을 쓰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MBC 관계자는 “플랫폼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목적보다는 시대에 맞는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시청률 집계 문제도 과제다.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방송사들은 시청률 집계에 N스크린 서비스를 통한 시청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진권 부장은 “TV앞에서 런닝타임을 모두 지키고 있어야 시청률로 계산되는데 예컨대 방송 시간부터 6시간 이내에 다른 경로로 시청하는 경우에는 실시간 시청의 범주에 넣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AGB닐슨, TNmS 등은 N스크린 서비스를 시청률 집계에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다. TNmS 조성아 국장은 “시장에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시청을 포함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광고 판매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SBS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이 진출하는 과정을 겪었던 방송사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자칫 잘못하면 콘텐츠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적어도 방송사들이 20~30%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야 나중에 플랫폼 사업자로 협상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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