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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특혜, 사교육 등에 업은 전학생 4명이 온 격”

[인터뷰] CJ E&M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 ① 김세옥 기자l승인2011.11.04 2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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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지상파 방송의 한 중견 PD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 종합편성채널을 얘기하지만 지금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는 존재는 앞날이 어떨지 모르는 종편채널이 아니라 수년 동안 무섭게 자란 CJ E&M이다.”

CJ E&M은 지난 몇 년 동안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실례로 Mnet은 <슈퍼스타K>를 시즌 3까지 방송하며 지상파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는 ‘스타’가 아닌 독특한 ‘일반인’들에 대한 얘기로 방송 때마다 화제를 낳고 있다. 최근엔 지상파의 예능·드라마 PD들을 대거 영입하며 또 한 번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CJ E&M은 지금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PD저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2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을 만났다. tvN은 보도를 제외하면 지상파, 종편채널과 사실상 같은 편성을 하고 있다. <편집자>

“종편이 있든 없든, tvN은 tvN의  길을 간다”

   
▲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
- 종편채널들의 개국이 예정돼 있지만 지상파 관계자들 사이에선 ‘가장 위협적인 대상은 CJ E&M’이란 말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느껴지나.     

“(웃음) 위상이 많이 높아진 느낌이 있긴 하다. 외부에서 많이 듣기도 하고. 얼마 전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선 가장 선호하는 방송사로 KBS, MBC에 이어 SBS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더라.”

- 어떤 면에서 이런 인식들이 가능해졌을까.

“기존의 케이블 방송들은 영세한 운영으로 프로그램도 공격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러다보니 케이블은 지상파에서 볼 게 없을 때 보는 방송, 또 게임·만화·영화·뷰티 등 특정 장르 중심의 마이너(minor)한 영역의 채널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tvN은 여타 케이블 방송과는 달리 큰 금액을 투자해 제작을 하고, 기존의 지상파 방송에선 못 봤던 소재를 다루거나, 같은 소재라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하며 화제를 만들어냈다.

Mnet <슈퍼스타K>처럼 대형 인기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도 주요했다. 통상 케이블의 1% 시청률은 지상파의 10%로 계산해왔다. 그런데 <슈퍼스타K>나 <롤러코스터>, <택시>(이상 tvN) 등은 5%, 7%, 10% 이상씩 지상파급 시청률이 나왔다. 그러다보니 CJ E&M에선 지상파 못지않게 규모가 있고, 질적으로도 떨어지지 않고, 특별한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인식이 가능해진 것 같다.”

- CJ E&M의 채널 중 tvN은 지상파,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종편채널과 거의 유사한 편성을 하고 있다. 때문에 tvN을 중심에 두고 질문을 하겠다. tvN 초창기엔 선정적인 콘텐츠들로 눈길을 끌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이미지는 떠올리기조차 어렵다. 시기별 목표를 분명히 했기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아닌가.

“초기의 tvN은 논란의 중심에서 움직이는 채널이었다. ‘논란의 중심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인지가 안 되는 프로그램은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때론 자극적이고, 때론 (다른 방송에선) 다루지 않는 소재들을 앞세웠다. 그러면서도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경쾌하면서도 실험적인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2006년 10월 개국 이후 2008년 8월까지 이렇게 채널을 알리는 단계를 밟았고, 시청률도 많이 동반이 됐다.

그런데 이때까지의 시청률은 ‘혼자 보는’ 이들의 것이었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이 많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2008년 하반기부턴 ‘함께 보는’ 시청률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이른바 2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시청층을 바꾸고, 시청량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시도를 했다. 갖가지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크게 시청률이 터지진 않았다. 

그런데도 지상파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코 지상파를 지향하지 않았다. 지상파와 다른 색다른 방식으로 하자고 생각했고 이런 노력들이 쌓이면서 <롤러코스터>, <화성인 바이러스> 등의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됐고, 1단계와 비교할 때 시청률은 물론 광고매출도 세 배 이상 늘어났다.”

- 얼마 전 개국 5주년 간담회에선 2012년에 콘텐츠 제작에만 1200억원을 투자할 것이며 자체제작 100%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 맞춰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는 것인가.

“내년부터가 3단계다. (기존의 시청층인) 20~30대와 20~30대의 마인드를 갖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도 즐길 수 있는 여러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보도를 제외한 모든 엔터테인먼트의 총본산으로 만들겠다. 그래서 (tvN을) 케이블의 대표 채널로 만들고, ‘메이드 인 tvN(Made in tvN)’ 콘텐츠로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려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콘텐츠가 무엇인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을 해서 올해 하반기 말부터 여러 시도가 들어갈 것이다. 우리가 안 하거나 잘 못했던 부분들, 코미디와 월화/수목/일일 등 정기적인 드라마 편성,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

- 지상파의 예능·드라마 PD 대거 영입도 그 때문인가.

“그렇다. 지상파에서 영입한 PD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장기를 최대한 살리도록 할 생각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의 장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tvN의 DNA’를 심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상파 스타일로 여기서도 하면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 어쩌면 지상파였기에 가능했던 성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한 ‘방법’을 알고 있는 만큼, 그것을 케이블에 맞춰 함께 전략을 세우고 마케팅도 특화시켜 또 다른 성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보완·강화해 나가면서, 종편이 있든 없든 우린 우리의, tvN의 길을 갈 것이다.”

“종편은 tvN과 달리 성공의 사례를 보이지 못했다”

- 하지만 종편채널을 의식하지 않을 순 없을 것 같다.

“지상파 방송이 유명 연예인들의 집단 토크로 시청률을 확보한 데 반해, 우린 이미 <화성인 바이러스>, <러브스위치>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물에 대해 역량을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도 <tvN ENews>는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에 지상파의 예능·드라마들이 케이블에서 돌고 있지만, 그럼에도 1위를 한다는 건 그만큼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고정 시청층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중요한 자산이자 종편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로맨스가 필요해>, <꽃미남 라면가게> 등 드라마에서도 우리만의 성공방식을 찾아냈다고 본다. (<코리아 갓 탤런트> 등) 대형 프로젝트도 단발로 하는 게 아니라 연중 기획으로 전담하는 CP(책임 프로듀서) 체제로 운영하는 등 종편채널과는 다른 기획력과 차별화 된 제작역량이 있다고 본다.”

   
▲ tvN 월화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tvN

- 종편채널의 타깃 시청층을 어떻게 보나.

“종편채널엔 우선 (tvN과 달리) 보도가 있고 그들이 만들겠다는 드라마 등을 봤을 때 40~50대 시청자들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jTBC의 경우 (종편채널 중) 가장 젊은 콘텐츠를 만들 것 같다. 만약 기획대로 된다면 tvN과 평균 시청층이 가장 가깝지 않을까. 그래도 tvN이 평균 5세 정도는 낮을 거라고 본다.”

- 종편채널 중 <중앙일보>의 jTBC는 드라마·오락 등에 집중하며 tvN과 경쟁 가능한 구도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아직 종편은 성공 사례를 만들지 않았고, 보여준 게 없다. 때문에 종편에 대응하는 식으로 전략을 세우진 않는다. tvN에는 tvN만의 아이덴티티(identity: 정체성)가 있다. 참신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종편의 출범으로 기획·제작 등은 지금보다 더한 무한경쟁 상황에 접어들게 됐고 2~3배 이상 치열하고 절실하게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만약 의식을 한다면 지상파를 의식했을 거다. 그러나 우린 누굴 따라가는 게 아니라 기존의 미디어에서 허점을 발견해 치고 나가 깃발을 꽂는 게 중요하다. 지상파든, 종편이든, 따라가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tvN의 정신이고, 지난 5년 동안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다. 이것을 깨고 누군가를 따라갈 때 tvN의 생명력을 짧아질 수밖에 없다. 프런티어(frontier: 개척자) 정신이 중요하다.”

“종편 특혜, 열심히 1등 했더니 좋은 학군에서 사교육까지 받은 전학생 4명이 오는 꼴”

- 한동안 CJ E&M이 종편 진출을 할 거란 얘기들이 방송가에 돌았다. 종국에 종편에 뛰어들지 않은 것도 tvN, 즉 케이블만의 다른 길이 있다고 판단해서인가.

“음…종편채널엔 분명한 메리트(장점)가 있다. 의무재송신에 좋은 번호 등 플랫폼 내에서 포지션의 메리트가 있다. 때문에 (단언할 순 없지만) 검토는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가자는 결론을 내렸을 거라고 본다. 콘텐츠 면에서 볼 때 보도를 포함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는 게 아닌가.

번호와 관련해선 (tvN 등이) 케이블에서 탄생해 바닥에서 열심히 하며 지금까지 케이블의 위상을 올렸고, 이 점을 고려해라도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은 tvN과 같은 채널을 키울 필요가 있다. 물론 종편채널이 의무재송신인 만큼 SO쪽도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여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오랜 시간 케이블 업계에 대해 투자와 노력을 해온 tvN 등은 종편채널 못지않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케이블의 채널들이 지상파 이상으로 사랑받고 잘 되는 사례를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플랫폼 사업자(SO)들도 그런 적극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 군소 PP(채널)들은 종편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우려한다. tvN 등 CJ E&M 산하 채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는데, 군소 PP와 마찬가지로 위기감을 느끼는 건가.

“역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채널이 빠지게 될 경우를 제외하면 오히려 군소 PP들이 받게 되는 영향이 오히려 적을 수 있다. 오히려 tvN와 지상파의 드라마 관련 PP 등의 셰어(Share·점유율)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다. 톱(Top) 20 채널들끼리 시청률을 뺏고 뺏기는 싸움을 할 것이다. 때문에 지상파 드라마 PP들과 tvN에게 지금 상황은 엄청난 위기이자 기회일 수도 있다. tvN다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면 군웅(群雄)이 할거(割據)하더라도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위기감은 있다. 종편이 강력한 특혜를 업고 들어오니 말이다.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 반에서 1등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좋은 학군에서 지금까지 사교육을 많이 받았고 심지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사교육을 보장받는 전학생이 무려 4명이나 들어오는 모양새이니 말이다.”

* 기사 이어집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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