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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출신 PD들, 빨리 tvN의 DNA로 바꿔야 한다”

[인터뷰] CJ E&M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 ② 김세옥 기자l승인2011.11.04 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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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지상파 방송의 한 중견 PD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 종합편성채널을 얘기하지만 지금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는 존재는 앞날이 어떨지 모르는 종편채널이 아니라 수년 동안 무섭게 자란 CJ E&M이다.”

CJ E&M은 지난 몇 년 동안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실례로 Mnet은 <슈퍼스타K>를 시즌 3까지 방송하며 지상파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는 ‘스타’가 아닌 독특한 ‘일반인’들에 대한 얘기로 방송 때마다 화제를 낳고 있다. 최근엔 지상파의 예능·드라마 PD들을 대거 영입하며 또 한 번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CJ E&M은 지금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PD저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2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을 만났다. tvN은 보도를 제외하면 지상파, 종편채널과 사실상 같은 편성을 하고 있다. <편집자>

“지상파 출신 PD들, 지상파에서의 성공은 빨리 잊어야”

- 종편채널들은 누구나 알만한 작가, 배우 등을 앞세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tvN은 이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덜’ 강박을 느끼는 듯 보인다.

“앞서 말했듯 지상파스럽게 하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 그럼 그게 무엇일까. 사실 지상파 프로그램들에선 출연자의 비중이 크다. 종편채널은 이런 부분에서 지상파를 지향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지상파에서 스타 연기자를 활용하는 게 비용대비 비효율이라고 본다. 스타가 시청률을 끌어내는 부분이 있고 콘텐츠 자체의 힘이 있는 경우가 있다. 뭐가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tvN은 콘텐츠 자체의 구성력의 힘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뉴미디어 안의 케이블은 일종의 비즈니스 채널이다. 어정쩡한 상업방송이 아니기에 효율에 대한 부분을 의식하지 않으면 채널이 오래갈 수 없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성장하기 위해선 미완의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과 콘텐츠를 발굴, 함께 지속적으로 가야 ‘풀(Pool)’이 생긴다. 때문에 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과 출연자들에 대한 마케팅, 이미지 메이킹 등에 보다 열심일 수밖에 없다.”

   
▲ tvN <코미디빅리그> ⓒtvN
- CJ E&M에서 에서 영입한 PD의 면면을 봐도 프로그램에서 한 명의 스타 출연자에 기대기보단 <남자의 자격>(신원호 PD), <1박 2일>(이명한 PD), <개그콘서트>(김석현 PD) 등 구성에 보다 초점을 맞췄던 PD들이 많다. tvN이 기존에 걷던 길에서 ‘업그레이드’를 원한 것 같다. 그만큼 더 힘들어 할 것 같다.

“케이블 문화에 대한 충격이 좀 있는 것 같긴 하다. 20~30% 시청률을 내던 사람들에게 1~2% 시청률을 목표로 얘기하니 말이다.(웃음) 지금은 <코미디 빅리그>의 김석현 PD를 제외하곤 준비 단계에 있어 초조한 마음들이 있을 거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갖고. 하지만 과거 지상파에서 성공했던 방식이 여기선 먹히지 않을 것이란 생각들도 다들 한다. 때문에 기존과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 연구와 상의를 많이 한다.  

아, 마케팅의 개념에 대해선 특히 놀라더라. 과거엔(지상파에선) 프로그램만 제작하면 됐는데, 여긴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마케팅, 영업 담당자 등까지 모두 들어와 홍보 전략 등을 함께 논의하니 말이다. 당황스러웠지만 많이 배운다고들 한다. 물론 머리 아프다고도 하고.(웃음) ‘tvN의 DNA’로 얼마만큼 빨리 바뀌는가가 관건이다.”

- ‘tvN스러운 DNA’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그게 우리의 핵심인데…(웃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전의 성공은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제의 성공이 여기선 보장되지 않는다. 트렌드에서 벗어나선 안 되고, 20~30대에게 소구해야 하며, 누가 봐도 엣지있고, 이슈 또한 계속 양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갖는 장기는 강화시켜야 한다. 야외 버라이어티를 잘 만드는 PD라면 그걸 해야 한다. 장기를 살리되 접근은 케이블 친화적으로 해야 한다. 카메라 워크도, 편집도, 출연자도 달라야 한다.

지금 <코미디 빅리그>의 김석현 PD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라는 성공 사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연중으로 하는 공개 코미디가 아닌 리그제로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때문에 <개콘>에서와 달리 개그맨들이 눈에 보이게 선의의 경쟁을 하고 질투도 드러낸다. 그러면서 이슈가 양산되고 화제도 된다. 또 리그제다 보니 출연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등을 통해 직접 스스로를 홍보한다. 분명 힘든 일이다. 하지만 다들 굉장히 빠르게, tvN스럽게 적응하고 있다.”

“오래 기다려주진 않는다. 하지만 혼자 하라고도 않는다”
 

   
▲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
- 만약 지상파에서 옮겨온 PD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 시청률은 다소 낮았지만 <한성별곡 正>이 있었기에 곽정한 PD의 필모그래피에 <추노>를 넣을 수 있었고, 김태호 PD 역시 <무모한 도전>을 거쳐 <무한도전>을 만들 수 있었다. 지상파에선 이렇듯 연출자들이 역량을 쌓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데.

“우린 오랜 시간을 주진 않는다. 100여개가 넘는 채널과 경쟁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3개 채널만이 경쟁 상대가 아닌 것이다. 어찌 보면 지상파들은 서로 기다림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은 다르다. 시청자들도 3초를 못 기다린다. 지상파는 리모콘을 내려놓고 보지만 케이블은 쥐고 본다. 재핑(Zapping: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 행위)을 하며 보는 게 케이블의 현실이다. 지상파에서 온 PD들은 ‘기다려야 줘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기다릴 수 있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청자의 성향이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다만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실패를 통해 성공의 발판을 쌓는 거다. 3개 프로그램의 성공이 눈에 보인다면 그 뒤엔 7개의 실패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궤도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혼자 하라는 게 아니다. 홍보와 마케팅 등의 지원 사격이 늘 뒷받침 된다. 잘 만들면 띄우는 데는 tvN만이 아닌 CJ E&M 전사가 붙어준다. 교차, 동시 편성 등도 가능하다. 한 달안에 승부를 보고, 뜨겠다 싶으면 시즌형으로 바꾸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

- tvN의 자체제작 비율이 높다곤 하지만 대형 예능 프로그램은 외국 유명 프로그램의 포맷을 가져온 경우도 많다.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tvN만의 무엇’을 보여주는 데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가능할 것 같다.

“내년에 자체제작 100%를 실현할 계획인데, 일단 파일럿 프로그램을 많이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R&D(연구개발)의 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 머릿속에서 상상하기 보단 일단 비용을 투하해 시청자들에게 어떤지 묻고 반응을 볼 계획이다. 휘발성이지만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일단 반응이 나오면 그에 따라 정규 편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 송창의 본부장이 만드는 ‘프로그램 개발센터’에서 파일럿 프로그램 등을 맡게 되는 건가.

“포함된다. 그리고 대형 프로젝트를 연중으로 갈 것이다. 올핸 <오페라스타 코리아> 등 두 개밖에 못했지만 내년엔 연중으로 갈 것이다. 드라마에 대한 전략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드라마는 본방을 기준으로 봤을 때 편성의 20% 정도를 차지했고 예능이 45%, 그 외엔 교양이나 대형 프로젝트 등이 있었다.  

하지만 내년엔 올해 대비 3배 이상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재방 비율이 높은 만큼, 연말에 계산을 해보면 예능과의 편성 비율이 5대 5로 비슷한 수준이 될 것 같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한) 고정 시청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tvN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커지는 것이다. tvN이 케이블에선 드라마 대표 채널이라고 인지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 콘텐츠를 중심에 둔 tvN의 3단계에서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가.

“개국 만 10년, 다시 말해 앞으로 5년 이내(2016년)에 아시아의 대표 엔터 채널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이후엔 미국과 유럽까지 포함하는 글로벌로 갈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20~30대 아시아인들의 놀이 문화의 허브가 돼야 한다. tvN이라는 ‘채널’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토록 할 것이다. 내년은 종편과 경쟁하는 해가 아니다. tvN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류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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