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이후… 방송은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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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회 “MBC 선정적 보도 2차 가해 우려”

▲ MBC <뉴스데스크>(2011년 9월 28일 보도) ⓒMBC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지만 방송 뉴스는 여전히 성폭력 문제를 선정적으로 접근하고 2차 가해가 우려되는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모니터분과(이하 여성민우회)가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이 보도된 9월 27일부터 한달간 지상파 3사 메인뉴스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서 이 기간 동안 다룬 성폭력 뉴스는 모두 72건. MBC <뉴스데스크> 32건, KBS <뉴스 9> 21건,  SBS <8 뉴스> 19건 순으로 많았다.

MBC는 양만큼이나 선정적인 보도와 잘못된 관념을 전달하는 보도도 많았다.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 ‘솜방망이 징계 절반이 복귀’(9월 28일), ‘한달 승객 1억 명 치안은 ‘구멍’’(10월 5일) 보도는 성범죄 보도에서 피해야할 선정적인 장면이 문제가 됐다. 아이의 허벅지를 만지는 손과 지하철에서 남성이 여성을 성추행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여성민우회는 보고서에서 “화면의 문제와 더불어 피해상황을 자세하게 서술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꺼리로 전락시켰다”며 “해당 뉴스들은 모두 성폭행 사건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구체적이고 불필요하게 상세히 묘사하는 선정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백만 여성 성범죄 조사’(10월 5일)는 오히려 성애 장면을 연상시키는 인터뷰를 실었고, ‘위험만 만남, 부킹’(10월 12일)에서는 당시 상황을 묘사한 인터뷰 내용을 전달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여성민우회는 “영화 <도가니>가 했던 역할은 지상파 3사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었다”며 “수년간 지속된 성폭력 관련 보도의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보도를 피하고 성폭력 보도의 명확한 원칙을 세워 이를 지킨다면 지상파 방송 뉴스가 신뢰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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