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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인터넷 방송은 어디로 갔을까
  • 승인 200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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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한때 700여개가 넘던 인터넷방송사들 가운데 현재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손꼽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황금알을 낳는다던 인터넷방송. 저마다 황금알을 하나씩 품고 부화중이던 그 많던 인터넷방송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contsmark1|돌이켜 보건대, 90년 후반부터 불어닥친 전지구적인 it열풍 속에 인터넷방송은 기술주의적 관점과 자본의 투자이익의 관점에서만 추동되고 견인되어 왔을 뿐, 인터넷방송이 갖는 진정한 가치와 그 미래적 가능성은 모두가 간과되고 있었다.
|contsmark2|초기 인터넷방송의 ‘가능성’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전송수단의 발견에 있었다. 모두가 이를 획기적이라고 평가했고,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이라고 인정했다. 결국 아날로그적 콘텐츠를 인터넷이라는 전송수단으로 송신한다는 지극히 비네트워크적 발상이 종국에는 인터넷방송을 지루하고 따분하게 만들었고, 이는 다시 업계로 하여금 성인물이나 엽기와 같은 말초적인 콘텐츠에 주력케 함으로써 인터넷방송 전체의 위상은 사이버 공간내 하위문화 코드로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contsmark3|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그 대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잠시 딴길로 새어 볼 필요가 있겠다.
|contsmark4|미디어를 ‘神’에 비유했던 이는 ‘맥루한’이었다. 신이 그러하듯, 미디어는 도처에서 우리를 ‘호명’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며, 우리의 꿈과 비전을 ‘재현’한다. 미디어가 갖는 권력의 핵심은 1:n이라는 발화구조에 있다.
|contsmark5|유일한 화자와 다수의 청자, 그것도 토크백이 허용되지 않는 발화권의 독점은 미디어의 메시지를 무오류, 무모순한 신의 음성(god voice)으로 간주하게끔 만든다. 한 예로 서로 진위를 다투는 논쟁 중에 누군가가 tv에서 그랬다든지, 신문에 그렇게 났다든지 하며 미디어적 ‘정황’을 들이대는 순간 논쟁은 싱겁게 끝나버리지 않던가.
|contsmark6|그러나 미디어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 던져지는 순간, 미디어는 신의 자리에서 내려와 대중의 심판대에 서게된다. n:n이라는 네트워크 공간에서 미디어의 메시지는 검증되고 비판 받으며 심지어 거부되기 까지한다. 인간과 인간이 의사소통하는 통신공간에 신의 음성 따위가 처음부터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contsmark7|이러한 사실은 인터넷 방송과 같은 네트워크 미디어의 역할과 위상이 어떠해야 하며 이로부터 생성되는 콘텐츠는 또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것이다.
|contsmark8|인터넷 방송은 네트워크 미디어다. 그리고 네트워크 문화란 놀이하는 문화이며 교호하는 문화이다. 그러니 n:n의 네트워크 문화에서 1:n의 미디어적 구조란 지극히 따분하고 재미없을 수밖에….
|contsmark9|아직까지 진정한 인터넷방송은 출현하지도 않았고, 우리는 깊은 밤을 헤메이고 있는 중이다.
|contsmark10|한정석크레지오 콘텐츠사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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