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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야권통합 행보에 대해 양수겸장(兩手兼將), 성동격서(聲東擊西) 같은 고사성어에 빗대어 비판하는 시각이 있다. 있을 수 있는 비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손대표의 행보를 보면 국민적 소망인 ‘야권통합’과 '당내 다독이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비교적 잘 헤쳐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손학규 대표는 야권통합 시민정치운동단체인 ‘혁신과 통합’대표단과 박원순, 김두관 무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나  야권통합에 대한 뜻을 함께 하고 공동의 노력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손학규 대표는 노동계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통합연대를 겨냥한듯 "노동세력, 복지세력을 포함한 진보세력은 민주진보 통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20일로 예정된 민주진보통합정당 연석회의에 더 많은 민주진보 진영이 참석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의 주체는 국민이고 주도권도 국민이 쥐고 있다""국민의 명령 앞에 민주진보 진영은 차이보다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해 야권통합운동 주도권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 - 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손대표는 “예정대로 12.17 통합전대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작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통합전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지만 불가능할 경우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전대를 개최해 지도부를 이양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손 대표는 이어 "모든 절차는 민주당의 당헌과 당규, 그리고 정당법 규정에 따를 것"이라고 전제하고 자신이 다음달 18일 이전에 당 대표를 사임하고 그 이후 어떤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혁신과 통합’ 및 진보세력에 대한 압박이면서 동시에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당사 모임에서 그가 “18일 이전에 당대표를 사임하겠다”고 밝힌 후 “통합정당을 만들어 당권?대권을 동시에 쥐려고 한다”는 당내외 일부 ‘음모론’(?)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일정한 성과를 내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영선 후보가 패배해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의 ‘당대표 사퇴카드’는 ‘통합선대본’ 구성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은 박원순 선대본부구성을 주도했다. 정국의 향배를 가를 큰 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해 내상을 크게 입었음에도 손대표는 ‘야권통합’을 서울시장 선거 중심화두로 끌어냈고 이후 야권통합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야권통합논의에 신중하던 손대표는 ‘원죄’와 ‘경영사장’의 이중고를 야권통합논의를 주도함으로써 돌파해온 감이 있다. 그런데 손대표의 야권통합 행보에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손대표의 야권통합행보에는 채워져야 할 1%가 있다. 그 화룡점정의 1%는 ‘국민과 함께 하는 것’이다. 낮은 곳으로 내려 가 국민과 호흡하는 일이다. 국민들은 야권통합에 대한 정치권의 진정성 있는 설명을 듣고 싶다. 국민들은 정치권 상층지도부 협상에 의한 야권의 이합집산을 여러 번 보아왔다.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도 비슷한 이합집산이 있었음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손대표는 “통합의 주체는 국민이고 주도권도 국민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손대표가 아니 야권통합운동이 조금 더 국민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주면 좋겠다.아울러 대통합을 머뭇거리는 진보정당 및 진보세력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국민적 눈높이에서 야권통합문제를 바라보면 어떨까. 참진보를 꿈꾸는 것, 훌륭한 일이다.

 

▲ 최민희 수수팥떡아이사랑모임 대표

 

풍찬노숙하며 진보의 기치를 지켜온 진보진영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권을 겪으며 민주주의가,민생, 통일문제가 크게 후퇴하는 것을 지켜본 국민들은 ‘참진보’도 중요하지만 ‘넓은 진보’ ‘이기는 진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동소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현미경으로 서로의 차이를 살필 때가 아니다. 크게 보고 같은 점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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