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신경민·노종면 방통위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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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신경민·노종면 방통위원, 어때?”
[민동기 김용민의 첫 번째 역습 ③]
  • 정리= 김세옥 기자
  • 승인 2011.11.2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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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시사평론가(왼쪽), 민동기 시사평론가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PD저널
<한겨레> 11월 22일 1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방송민주화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다. 대통령과 정치 인생을 함께 한 측근들이 방송·언론사의 수장으로 앉는 것을 비판하는 게 ‘새삼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고, 이에 반대하며 해직된 방송·언론인들은 여전히 제 자리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여당은 일자리 창출 등 거창한 슬로건을 앞세워 조·중·동에 종합편성채널을 안기며 ‘이후’를 보장받으려 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이후 방송·언론 민주화의 ‘겨울’ 속에서만 살고 있는 언론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씩 움츠러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습격당한 저널리즘의 ‘봄’을 꽃피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시사평론가 민동기·김용민씨가 퇴행하는 저널리즘의 현실을 ‘역습’하고 나섰다. 한 달에 한 번, 독자들을 찾아가는 이들이 ‘역습’하는 대상엔 내 편도, 네 편도 없다. 저널리즘의 퇴행의 책임은 ‘이명박 정부’와 그 휘하들에만 있는 탓이 아니다.

때문에 모두에게 불편할 수 있는 그들의 촌철살인 대화록을 <PD저널>이 전한다. 이들의 첫 번째 ‘습격’ 대상은 11월 24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김인규 KBS 사장과 내달 1일 개국을 앞두고 있는 종편채널의 편성이다.  <편집자>

 

▲ 김용민 시사평론가(왼쪽), 민동기 시사평론가

 

“양문석·최종원 KT 룸살롱 접대 기사, 왜 별로 안 나올까?…‘룸방’에서 대동단결?”

민동기(이하 민): 예정했던 주제는 아닌데 핫(Hot)하게 터진 게 있지.  최종원(민주당 의원), 양문석(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이 두 양반을 어떻게 할 것인가. 으하하하. 개인적으로 그 중 한 명은 아는 정도가 아니라 형, 동생 하는 사이라…아, 형께서 왜 그러셨나.

김용민(이하 김): 그게 <한겨레>가 보도한 거 아닌가? <한겨레>는 그걸 어디서 입수했지?

민: 제보를 받았겠지. 어제(11월 22일) 국회 사람들 몇 사람 만나 반응을 떠봤어. 핫하더라고. 대부분 민주당 쪽 사람이긴 했는데, 첫 마디가 ‘<한겨레>하고 양문석하고 안 좋아요?’였어. 그래서 ‘아, 이런 맥락에서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지고 있구나’ 했어. 그래서 그렇게 볼 문제는 아니지 않나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언론단체 쪽도 그렇고 그런 맥락으로 보고 있는 것 같더라고.

김: 행동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미 선 것 같고, 내가 봤을 때 양문석형 같은 경우는 민주당이 추천해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박힌 게 아닌가. (사람들은) 파이터 역할을 기대했을 텐데, 파이터 역할을 했었나?

민: 안 했다는 평가가 많지.

김: 최시중(방통위원장) 하고 싶은 대로 다 했잖아. 뭐 가로막힌 게 있었나.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 형은, 이를테면 정말 파이터 역할을 하다가 룸살롱 같은 데 가서 들통 나 개망신을 당했다면 뭐랄까, 옹호해줄 여진 없지만 그래도 좀 ‘당했구나’ 하는, 일말의 동정은 있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일도 시시하게 했고, 그런 일까지 겹치니까 신뢰가 안 가는 거야. 도대체 최시중한테 반대를 했는데 실효적인 뭔가가 있냔 말이지.

그게 지금 민주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무능의 현실과도 연관돼 있는 게 아닌가? 민주당 같은 경우 지금까지 다섯 번 당했다고 하잖아. MB(이명박 대통령) 이후, 세 번에 걸친 예산안, 언론법, 그리고 FTA. 다섯 번을 뚫렸다는 거 아니야. 그때마다 똑같이 반응했던 건 장외로 나갔다는 거지. 그리고 곧 돌아와. 그런데 재발방지나 사과를 받은 것도 없어. 백기 들고, 아니, 백기도 아니야. X팔림을 무릅쓰고 돌아온 거죠. 이건 정말 굴욕이야, 굴욕. 뭐야, 도대체 이게.

민: 진짜 의원직 사퇴하는 인간 한 명도 없더라.

김: 이 마당이면 사퇴할 만도 하잖아.

민: 이 마당이면 할 만 한거지. 그런데 역시나 한 사람도 없잖아.

김: 그럴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하는데, 일단 민주당으로선 예산안 처리는 봐야 한다는 거야. 예산안 처리에서 자기 지역구에 가져갈 선물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장외로 나간다 하더라도 예산안 처리 때문에 몸 달아 있을 거야. 그런데, 이러니까 MB한테 사사건건 당하는 거야. 이런 속물들, 니들이 까불어 봐야 별 거 있냐는 거지. 이렇게 야당이 우습게 보이니 이틀이나 남겨두고도 FTA를 강행처리 하는 거야. 이건 완전히 무능, 굴욕, 망신의 극치라고. 문석이형 같은 경우 이 데자뷰야. 

민: 근데 최종원 의원이라든가 양문석 상임위원 경우 솔직히 진영 논리 떠나서 상식적 눈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 가치 판단도 다 끝난 거고. 상식적 눈에선 게임 끝난 건데, 내가 좀 신기한 거는 언론·시민단체 반응이야. 언론노조 성명 안 나왔고, 언론연대(언론개혁시민연대) 성명은 (양 위원이) 언론연대 사무총장 출신이기 때문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고,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은 타이밍이 늦게 나왔는데, 톤은 센데 뭔가 조금 그렇고 이런 상황들이야. 아직은 저변의 변화를 언론·시민단체도 잘 못 읽고 있는 것 같아. (*언론노조 성명은 대담을 진행한 당일 오후 발표)

그런 부분에 대해 문제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안철수 열풍에 대해 기존 정당들이 아직 감 못 잡고 있는 것처럼, 밑에서 뭘 요구하는 지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도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지. 진영 논리로 따지면 충분히 고민할 부분이긴 한데….

▲ <한겨레> 11월 22일 1면

김: 본인들은 뭐래?

민: 최종원 의원 같은 경우 크게 문제될 게 없다, 로비나 뒷돈이 오가는 자리가 아니었고 아는 (접대를 한 KT 임원과) 선·후배 사이었기 때문에….

김: 아는 선·후배라는 (접대를 한) KT 요직에 있는 사람이 <조선일보> 출신이라며.

민: <조선일보> 출신 맞어.

김: 친하다?

민: 친하다는 거지. 전여옥(한나라당 의원)이 촌철살인(“최 의원을 룸살롱에 데려가면 FTA도 찬성할 것”) 했다고 생각하는데. 으하하하. 근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자체를 (단독 보도했던) <한겨레> 빼고는 보도를 안 하더라.

김: <뉴데일리> 등은 받았어.

민: 보면서 신기한 게 FTA 영향 뿐 아니라, 언론사 간부 등 상당수가 최종원 의원이 한 얘기처럼 별 문제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조선일보>에도 그 기사가 없는 걸 보고…

김: 그럼 <뉴데일리>가 순정 우파인가?

민: 난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 차라리 인터넷 우파 라인들이 정말 자기네들 노선에 충실해. 사실 얼마나 호기야. 최종원 양문석 같은 경우 조·중·동 입장에선 때려잡자 공산당 아니야, 때려잡자 공산당. 그런데 이 좋은 호기를 그냥 넘어가는 거야.

김: 박정희가 남자 아랫도리 문제 다루지 말라는….

민: 약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되는 거야.

김: 야, 이런 패거리 의식이.

민: 그런 문제에 있어선 진보·보수가 연합이 가능한 지점인건가.

김: 룸방에서 대동단결.

민: 으하하하하. 오히려 기사 쓴 <한겨레> 기자들이 ‘얘 뭐야’ 이런 욕을 얻어먹고 있지 않을까.

“신경민, 노종면, 정연주 방통위원은 어때?”

김: 양문석 위원 같은 경우 임기 언제까지지? 아, 좀 바꿨으면 좋겠어. 그 양반이 (MB 정부 이후) 방송이 역행하는 과정에서 족적을 남긴 것들이 눈에 들어온 게 없어.

민: 이번 사건 계기로 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 야당 추천 방통위원들의 지금까지 역할이라든가 이런 거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김: 이병기, 이경자(이상 야당 추천 초대 방통위원)가 뭐야. (이후) 그나마 양문석이 개혁적이라 앉힌 건데, 룸이나 다니고 말이야. 아니, 왜 거기만 가면 최시중에게 홀리는 게 있나. 개혁성이 막 최시중 옆에서 퇴행돼 사라지고.

민: 차관급 아닌가. 상임위원이.

김: 그래?

민: 그렇다니까.

김: 이명박 정부 들어 몇 안 되는 사람이네. 몇 안 되게 인생역전 한 진보인사. 하하

▲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PD저널

민: 사실 우스갯소리로 그런 얘기도 해. 진짜로. (다른 진보인사들은) 다 빌빌거리는데…으하하하.

김: 야당 쪽에서 이것과 관련해선 대표가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말고, 당에서 결정을 하기 보단.

민: 추천방식에 문제가 있어.

김: 대통령 직속 아닌가, 방통위가. 그 구조도 웃기고. 대통령 직속 구조에서 차관 자리에 오른 진보인사, 양문석 밖에 없는 거야, 한 마디로. 임명장 MB가 줄 거 아냐. 그럼, 이런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MB가 가장 싫어하는 언론인에게 임명장을 주게 되는. 누가 있을까? 신경민(전 MBC 앵커)?

민: 신경민도 싫어할 거고.

김: 노종면(YTN 해직기자)?

민: 노종면, 해직 언론인 출신.

김: 빅엿 아니야. 빅엿. 으하하하

민: 그런데, 양문석 선배도 임명 전엔 한나라당하고 청와대 되게 싫어했다.

김: 그랬는데, 되게 싫어했는데, 써보니까, 알아서 자책골 넣어주기도 하고.

민: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여야 3대 2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생각해. 가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저렇게 가는 건…(아쉽다).

김: 정치력 제로야. 그 형님은. 최소한 종편 관련해 지연시키는 방법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최시중이 하려고 한 것 중에 안 된 게 뭐가 있어. 투명인간 같은 역할밖에 못했던 거야.

민: 전략도 부재했던 것 같고, 시민사회와 굳건한 연대 통해 큰 틀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것 같고, 고립이 됐었나? 아니면 소통에 문제가 있었나? 그러니 최종원과 그런데 가고, KT랑….

김: <조선일보> 출신과 ‘절친’이라는 것도 나한테는 충격이었어.

민: 여러가지 놀랐다. 저 세 명이 ‘절친’이었구나. 으하하하.

김: 난 말이지, 꿈에서 가끔 제가 때린 애들이 나오면 자다가 벌떡 일어나곤 하거든.

민: 으하하하.

김: 그렇듯 다음 방통위원은 신경민, 노종면, 정연주(전 KBS 사장) 등.

민: 그 얘기 백번 공감하는 게, MB정권에서 해직 언론인들이 많고…

김: 할 일 없는 사람들을 심는 거야.

민: 그 사람들 전투력이 장난 아니거든. 가서 전투를 시키면 돼.

김: 우리끼리 나름대로 인선을 정해보자.

민: 명단을 짜서 압박을 하는 거지. 민주당을. 괜히 이병기니 이런 사람 갖다 꽂지 말고.

김: 이병기, 결국 (민주당이) 죽 쒀서 개 준 격 아니야. 종편 심사위원장!

민: 나는 그 사람 이중 스파이라고 생각해. 트로이의 목마. 알고 보니 우리편 아니라 저쪽 스파이였어.

김: 스스로 빅엿을 퍼 먹는거야. 민주당은. 아, FTA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나는 한나라당의 무리한 통과엔 관심이 없어. 원래 그런 애들이니까. 새롭지가 않아. 도리어 민주당이, 봤어? FTA 통과될 때 김진표(민주당 원내대표)가 단상에서 손 흔들고. 대체 뭐야? 자기가 열심히 일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겠지. 그런데 민주당은 그거 하나 제대로 막지 못하는 당, 한나라당으로부터 대책, 개선에 대한 약속 받지 못하고 들어오는 정당으로 낙인이 찍혔는데 이번엔 확실하게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

또 하나가 관료출신 야권 인사들 많잖아. 재점검을 해야 해. 이들의 멘탈(Mental)이 무엇인지. 이런 사람들이 있는 이상 민주당의 후진성, 비개혁성이라고 해야 하나, 반개혁성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불씨처럼 남아있지 않겠어?

민: 혹자는 그런 얘기도 하잖아. 대한민국은 관료공화국이라고. 관료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지금 정당에 들어온 사람(관료)들도 꽤 되는데 민주당이 뭘 하려고 하면 태클을 거는 게 이들 관료 출신들이야. 그러니 뭐가 안 되는 거지, 계속.

김: 강봉균이나 김진표. 광주시장 강운태도 관료출신 아닌가. 다음 총선 이후엔 이런 부분도 봐야 해. 어느 정권에서나 범용되는 범용 정치인이 누구인가. 여기 꽂아도 들어가고 저기 꽂아도 들어가는 범용 어댑터 같은 정치인들은 정리해야 해.

민: 영혼이 없다잖아. 약간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난 어제(11월 22일) FTA를 보면서 YTN을 다시 봤다는 거 아냐. 뚫고 들어가서 생중계를 하더라.

김: 생중계를?

민: 그거 YTN 때문에 생중계 나간 거 아니야. 내거 어제 여의도 주변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막혔어’ 하는데 YTN에 나오는 거야. 알아보니까 YTN이 뚫고 들어갔다더라고. 오늘(11월 2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었는데 이숙이 <시사IN> 기자도 꼽사리껴서 들어갔다더라고. 으하하하. YTN이 김진표도 기가 막히게 잘 잡았지.

김: 김진표, 으하하하. 오늘 어떤 기자가 얘기해주던데 협상파들, 특히 민주당 원내지도부들은 두 다리 잘 뻗고 잤을 거라고.

민: 앞으로 힘이 많이 빠질 것 같아.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김: 제3세력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 같아.

민: 무슨 안철수가 뭐 해서 정당정치를 위협하는 등의 얘기를 하면 뭐하냐고.

김: 정당정치가 X모양인데.

민: 그래, 정당정치가 X모양이지. 내가 KBS 뉴스를 요새 잘 안 보거든. 근데 어제 보니 KBS 뉴스에서 그냥 ‘통과’라고 하는 것 같더라. ‘강제’, ‘직권상정’ 같은 단어 거의 안 나오는 것 같던데, 웃기더라고. 지나가듯 뉴스를 봤는데 ‘강제처리’라든가, ‘직권상정’ 등의 워딩이 전혀 없기에, 어딘가의 오더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냄새가 나더라. 언론 비공개도 안 나오는데 되게 웃겼어. 오늘 아침 신문에서도 그걸 제대로 깐 건 <한겨레> 밖에 없더라. 답답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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