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 옴부즈맨’ 보도국 해명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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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27일 첫방송…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

한국 방송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자사 뉴스비평 프로그램 <KBS뉴스 옴부즈맨>이 지난 27일 첫 방송에서 보도국의 해명을 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한계점을 드러냈다.

그동안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은 옴부즈맨의 비평이 실제 현장에 반영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KBS뉴스 옴부즈맨>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도국 간부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옴부즈맨 위원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7일 <KBS뉴스 옴부즈맨> 첫 방송에서 보도국을 대표해 나온 간부들은 질문의 의도에 맞지 않는 답변을 하거나 자사 뉴스를 위한 해명에 집중했다. KBS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해명용’ 방송으로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서는 이유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관련 보도가 첫 번째 아이템으로 다뤄졌다. 옴부즈맨 위원인 임종수 세종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KBS 안팎에서  ‘왜곡 보도’라는 비판을 받은 FTA보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하게 짚었다.

임 교수는 “우리 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FTA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보도하는 게 필요했는데 KBS뉴스는 국회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나 ISD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 지난 27일 첫 방송된 . ⓒKBS

 

KBS보도국은 비준안 처리 여부에만 집중한 이유를 “협상 내용은 이미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한식 KBS 보도국 경제부장은 “협상내용은 FTA가 타결된 2007년과 추가협상 때 자세하게 다뤘기 때문에 이미 정리됐다”며 “방대한 내용 중 어떤 것을 소개할 것이냐에 따라 찬반여론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컸다는 점도 협상 내용 보도가 적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한미 FTA 비준 과정에서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국가소송제도(ISD)관련 보도에 대해선 “ISD는 우리 삶과 직결된 공공영역이 시장으로 재편된다는 의미가 있는데 (KBS보도는) 미국의 제소여부, 재협상 가능성에 집중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장한식 경제부장은 “ISD협상 타결이 새롭게 부각된 측면이 커서 여러 차례 보도했다”며 “공공적· 복지적 측면에서 이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뤘으면 좋았겠지만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논쟁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짧은 보도보다 토론프로그램이 적절해 보인다”라고 답했다.

임 교수는 취재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사회적인 쟁점을 정치중심으로 환원하는 것은 저널리즘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BS뉴스가) 본질을 파악하기보다는 정치권의 논쟁을 부각하거나 정치권을 광범위하게 비판하면서 받아쓰기와 정치비하 저널리즘이 오고갔다”며 “사안 본질을 외면한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위기와 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보도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BS 뉴스의 보도 태도와 관점에 대한 문제제기 였지만  KBS 보도국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한 문제로 받아들였다.  장 부장은 “방송뉴스가 시간 제약 등으로 사안의 본질을 충분히 보도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일정부분 타당하다”며 “‘이슈앤이슈’ 등 보다 깊이 있는 보도를 통해 방송 뉴스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KBS 뉴스9>의 심층보도 코너 ‘이슈&이슈’, ‘집중진단’은 옴부즈맨 위원으로부터  대안 제시가 부족하거나 엉뚱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KBS뉴스 옴부즈맨>은 KBS 가을 개편에서 신설된 프로그램으로 옴부즈맨 위원 2명이 한 달동안 이슈가 됐던 아이템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비평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5시 10분부터 5시 40분까지 KBS1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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