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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의 미래, ‘라스’안에 있다”

[인터뷰] 박정규 MBC ‘라디오스타’ PD 박수선 기자l승인2011.11.30 16: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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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만큼 부침이 심한 예능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 다양한 사건 사고로 <황금어장> 가족들이 예고 없는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강호동의 잠정은퇴는 위기에 단련된 제작진에게도 차원이 다른 시련이었다.

프로그램 존폐 위기까지 내몰린 제작진은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 단독편성이라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리고 타의로 주인자리를 꿰찬 ‘라스’가 홀로서기를 한지 7주가 흘렀다.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 MBC드림센터에서 만난 박정규 ‘황금어장’ PD를 만나 ‘라스’의 변화와 변치 않은 ‘라스’만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박정규 MBC <황금어장> PD.
크고 작은 고비를 겪으면서도 <황금어장>은 5년째 수요일 예능 최강자 자리를 지켰다. 박정규 PD는 그 비결로 “우여곡절을 함께 겪으면서 단단해진 팀워크”를 꼽았다.

“신정환, 희철이, 강호동 사건을 빼고도 소소하게 사건사고가 많았어요. 프로그램은 잘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걸 모두 같이 넘어온 팀입니다. 우리는 <무한도전>같은 끈끈한 형제애는 없어요. 그렇지만 출연진와 제작진 모두 서로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돼 있죠.” 

 ‘라스’는 앞에 든든한 ‘무릎팍도사’가 있었기 때문에 빛이 날 수 있었다. 그래서 ‘라스’의 단독편성을 두고 뜻밖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무릎팍도사’가 가진 무게감을 ‘라스’가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었다.

“범람하는 토크쇼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과 색깔이 있어야 합니다. ‘무릎팍도사’ 이후에 미래지향적인 토크쇼가 필요한데, 그게 ‘라스’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 ‘라스’의 솔직함, 그러면서도 따뜻한 토크를 좋아한 20대 젊은 친구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거죠.”

‘라스’는 아직까지 ‘무릎팍도사’의 빈자리를 온전히 메우지 못한 상태다. 지난 10월 19일 11.8%에서 시작해 지난 11월 23일에는 14.1%를 기록했다. <황금어장> 초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작진들과 다시 출발선에 선 기분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어요. 기존에 해왔던 게 있으니까 빨리 자리를 잡겠지만 지금 위치는 5년 전 <황금어장>을 시작할 때와 같습니다.”

<황금어장>을 홀로 이끌게 되면서 코너와 내용, 출연진 모두 변화가 생겼다. 우선 편성시간이 늘면서 기존의 ‘근황토크’에 ‘고품격 노래방’ 코너가 새로 신설됐다. “코너 자체보다는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근황토크’는 짧은 호흡으로 공격적인 이야기가 오가죠. ‘고품격 노래방’은 출연자마다 개인적인 사연과 그 사연에 얽힌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일종의 뒷풀이죠.”  

30일 녹화부터는 ‘무릎팍도사’에서 MC로 활동한 유세윤 씨가 ‘라스’에 합류한다. 유세윤의 영입은 변화하는 ‘라디오스타’의 완결점이다. 유세윤과 ‘라디오스타’와의 조합에 대해 시청자들의 기대도 높다. “세윤이는 지금의 ‘라스’멤버들이 해온 것과 전혀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감독에게 마음껏 하라는 주문을 받은 선수처럼요. 지금 아주 매끄럽지만 세윤이가 윤활유의 역할을 해줄 거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라스’를 보면서 역설적으로 예전 같지 않다는 애청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폭탄 CG가 연신 터지고 막말이 오고가는 속에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 온 ‘라스’였다. 폭로전을 일삼더라도 음악 DJ의 전문성은 잃지 않았다.  그리고 윤종신이 말처럼 ‘울때 리액션이 제일 나쁜 MC들’은 눈물을 유도하지는 않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20분에서 75분으로 늘어나면서 예전 같은 맛이 안 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50대 시청층도 부담없이 봐야 하니까 이전보다 더 유순화되고 무뎌질 수는 있겠지만 그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라스’를 사랑해준 분들의 지지를 끌고 가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존의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들을 잃지 않으면서 전 세대로 시청층을 넓혀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제작진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숙제지만 단독 편성된 이후 ‘라스’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앞으로 ‘라스’가 가야할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류스타로 떠오른 ‘카라’(10월 19일)와 초호화 게스트 ‘소녀시대’(11월 9일) ‘원더걸스’(11월 16일) 등이 출연한 방송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무한도전 멤버들이 출연한 지난 2일 방송과 출연한 혜은이, 송은이, 김혜선, 김영호가 출연한 지난 23일 방송 시청률이 더 높았다.

“아이돌이 출연한 방송 시청률에서 답을 찾고 있어요.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법한 출연자들도 이제 라스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온가족이 즐겁게 볼 수 있고 사랑받는 토크쇼가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섭외하는 출연자들의 세대와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30일에는 MC 김국진과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이 모여 만든 ‘감자꼴’ 특집이 방송될 예정이다. 오는 7일에는 영화 <도가니>에서 교장역을 연기한 장광과 SBS <시크릿 가든>을 통해 전성기를 되찾은 박준금 등이 출연하는 악역 특집이 예정돼 있다.

옛 영광은 언제 쯤 되찾을 수 있을까. 유세윤이라는 새로운 카드와 기존 출연진들의 노력을 보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위기가 닥치니까 DJ들도 의욕적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는 게 보여요. 특히 김구라 씨는 이전보다 훨씬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5% 정도면 안착에 성공하는 단계로 보고 있는데 다음 감자꼴 방송이 15% 넘어섰으면 좋겠어요.”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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