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 국장급 ‘파격’ 인사발령에 직능단체·노조 반발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지난 11월 29일 MBC의 국장급 인사발령을 두고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재철 사장이 국별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사권을 남용해 사원들을 혼란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다.

이번 인사에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MBC 크리에이티브센터장으로,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은 외주제작국장으로 발령 났다. 정호식 외주제작국장은 라디오본부장으로 자리을 옮겼다. 시사교양국장에는 기자 출신인 김상수 특보가, 보도제작국장으로는 PD 출신인 최진용 특보가 낙점됐다.  

MBC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지난 달 30일 성명을 내고 “시사교양국을 추락시키던 윤길용 국장이 떠났지만 입사 이후 보도국에서 30년을 근무한 인물이 후임 시사교양국장으로 임명됐다”며 “억장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평PD협의회는 “윤길용 국장 체제에서 60명도 안 되는 조직인원 중 13명이 국을 나갔다. 구성원들의 기력은 극도로 소모됐다”고 주장한 뒤 “지금은 시청자로부터 신뢰를 되찾아야 할 시점인데 제작 프로세스와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에 대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는 이를 국장으로 임명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사교양PD들은 “오늘날 MBC는 언론기능을 상실해가며 시청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이는 김재철 사장이 임명한 무능력한 해바라기 인사들이 폐해를 가중시켜온 결과”라고 지적한 뒤 인사발령 철회를 주장했다.

라디오본부 소속 PD 일동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올해 라디오 광고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최근 청취율 조사결과 모 종교방송에게 역전당하는 참담한 결과도 나왔다”며 “이는 이우용 전 본부장의 폭압적 조직운용과 소통 능력 부재에 있었다”며 그의 경질을 환영했다.

라디오 PD들은 “MBC 라디오는 (이우용 본부장 재임기간인) 1년 사이에 연예인들 사이에서 기피채널이 되었고, 일선 PD들은 ‘MBC는 DJ의 무덤’이란 비아냥마저 듣는 굴욕적 상황에 직면했다”며 앞으로 라디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가 무엇보다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라디오 고유의 성격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없는 이번 본부장 인사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 역시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인사는 50년 역사의 MBC 조직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사장은 파업을 목전에 둔 지난 9월 쇄신인사를 통해 조직을 정상화시키기로 약속했었지만 이번 인사는 조직의 정상화가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한 비정상화”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은 문제가 된 인사(윤길용, 이우용)들은 다른 자리를 보전해 주는 것으로 화답했고 누구는 20년 넘게 해 온 전문분야를 벗어나 엉뚱한 자리로 보냈다. 그 무엇으로도 해명되지 않는 해괴한 인사”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김재철 사장은 최근 들어 자주 ‘조직의 순혈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으나 국장급 인사만 바꿔서 발령내는 것이 순혈주의 타파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노조는  “기자출신의 시사교양국장 임명의 경우 <PD수첩>을 겨냥한 시사교양국 흔들기 의도”라고 지적한 뒤 “‘돌려막기 인사’ 대신 구성원들이 납득할만한 인사쇄신을 단행하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