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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비망록’, 부당거래의 종착점은…

[인터뷰] MBC ‘PD수첩-이국철의 비망록’편 연출 김환균 PD 정철운 기자l승인2011.12.06 12: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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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방송된 MBC〈PD수첩-이국철의 비망록〉편은 영화 〈부당거래〉를 떠올리게 했다. 이국철 SLS회장이 〈PD수첩〉에 공개한 41쪽 분량의 비망록에는 검사장급 인사 11명이 로비대상자로 등장했다. 비망록의 칼끝은 정치계 실세를 겨냥하고 있었다. 이국철 비망록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 개요는 이렇다. 2008년 SLS조선은 매출이 급상승해 988억의 단기 순이익을 냈다. 그 다음해인 2009년 9월 창원지검은 이국철에게 400억 원의 비자금이 있다며 대대적인 SLS그룹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비자금의 실체를 발견하지 못 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은 계좌를 동결했고, 유동성 위기에 빠진 SLS조선은 수사가 끝났지만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오너였던 이국철은 회사에서 쫓겨났다.

   
▲ MBC 'PD수첩-이국철 비망록'편의 한 장면. ⓒMBC 화면 캡처

‘이국철의 비망록’편을 연출한 김환균 PD는 “창원지검은 3개월 이상 수사를 끌었다. 정상적이라면 수사가 종결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국철은 회사가 창원지검의 수사를 받고 이후 워크아웃 되는 과정에서 거대한 음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김환균 PD는 “이 회장이 제기하는 그 음모를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SLS그룹의 해체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국철 회장은 검찰 수사의 목적, 워크아웃 배경을 알아내고 회사를 되찾고자 검찰을 중심으로 진상 조사를 위한 수사를 해달라고 로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지검 수사 때부터 알게 된 문 모씨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11월 20일 이 회장으로부터 직접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이국철 회장은 문 모 씨가 박 모씨(이상득 국회의원 보좌관)를 만나게 해주었다고 주장했다. 문 씨는 “이 이야기(SLS 창원지검 수사 및 워크아웃)를 풀려면 SD(이상득)를 만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로비는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렇게 이국철의 ‘폭로’가 시작됐다. 첫 번째 폭로 대상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었다. 이국철의 주장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한국일보〉 기자 시절 매달 300만 원, 〈조선일보〉 기자 시절 매달 500만 원 이상을 받았으며, 차관 시절엔 매달 1500만 원 이상과 상품권 5000만원 어치를 받았다.  

   
▲ MBC 'PD수첩-이국철 비망록'편의 한 장면. ⓒMBC 화면 캡처
김환균 PD는 “인간적으로는 둘이 형 동생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국철 회장은 신재민을 사회적으로 살인했다. 보통사람은 생각하기 힘든 모순”이라며 “신재민을 폭로하게 된 중대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있을 폭로에 대한 경고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재민 이후 폭로 대상은 늘어났다. 이국철은 이명박 정권에서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접대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국철 회장은 지난 5일 기소됐다. 그는 구속 당시 “돈 준 사람은 구속되고, 받은 사람은 뒤에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앞으로 정계의 핵이 될지 모르는 ‘이국철 비망록’에는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과의 만남, 대검 고위 관계자 등에게 5억 원을 현금으로 전달한 일 등이 나와 있다. 비망록은 이국철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검증과 사실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환균 PD는 취재 과정에서 이국철 회장이 무엇을 위해 폭로하는지가 가장 궁금했다고 말했다. “있지도 않았던 비자금 수사, 워크아웃에 이은 SLS 계열사 해체과정까지…워크아웃을 가지 않으면 SLS가 위험했다고 했던 사람들도 검찰수사가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수사의 배경이 궁금하다. 어디까지 돈이 갔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비망록에 따르면 박 모씨는 이 일에 깊숙이 개입했다.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서, 어디까지 움직였는지 궁금하다.”

   
▲ 김환균 'PD수첩' PD. ⓒMBC

김환균 PD는 이국철에게 “당신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금품로비한 것은 어떻게 설명해도 박수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PD는 “이 사건은 이국철 회장만 처벌하고 끝날 문제는 아니다. 받았다는 사람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망록에 등장하는 이름 중 검사장 급 이상만 11명이라 검찰의 투명한 조사와 수사의지가 중요하다.

‘나는 꼼수다’에서 말하는 ‘전지적 각하시점’에서 본다면, 이런 일에는 분명 누군가가 이익을 보기 마련이다. “이 회장의 설명에 어떤 사람이 등장하는데 아직 이익이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SLS가 워크아웃이 끝나면 누군가에게 팔릴 것이다. 그 때 회사 주인이 누가 되느냐를 봐야 한다.”(김환균) 

이국철을 둘러싼 이야기는 이제 2막이 시작됐다.

 


정철운 기자  pierc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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