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선 평화방송 PD가 쓴 <모자씌우기>(전2권, 모아북스)는 2000년대 비밀리에 이뤄진 남핵 실험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이 책은 당시 과학자들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우라늄탄의 농축도보다 높은 수준의 고농축 실험에 성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에서 출발한다.
‘모자씌우기’는 국제사회의 감시와 견제를 피해 비밀 실험을 전개하기 위해 다른 실험 내용을 덧씌우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인 오 PD는 과학자들이 역실험과 모자씌우기 방식으로 실험 성공을 숨겼기 때문에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남핵’이라는 충격적인 소재에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11월 28일 출간된 <모자씌우기>는 발간 10여일 만에 4쇄를 찍었다. 본격적으로 ‘남핵’을 다룬 소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처음이다.
오동선 PD는 “한국의 핵문제는 아직도 박정희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데 2000년대 이후에도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독자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오 PD는 1990년 평화방송에 입사한 이후 시사프로 <열린세상오늘>을 제작하면서 굵직한 특종을 발굴했다. 책의 내용은 오 PD가 핵실험에 참여했던 책임자와 참여정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고위관계자들로부터 직접 들은 비화를 토대로 했다. 이 때문에 저자는 팩션이 아닌 팩트에 가까운 사실을 담은 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책을 발간한 이유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가 실전배치 단계로 접어들었고 일본도 사실상 핵보유국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핵무장 옹호론자는 아니지만 국민들과 북한에 우리도 우수한 핵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