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종편, 편향성 · 선정성에 시청자 외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미디에서도 ‘박근혜 띄우기’…노이즈 마케팅 지적도

개국 열흘을 넘긴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채널)이 이념편향적인 뉴스와 선정적인 접근을 앞세우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 0%대 시청률로 개국 당일부터 체면을 구긴 종편채널은 아직까지 저조한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V조선은 지난 6일 평균 시청률이 0.194%(AGB닐슨 집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싸늘한 반응 속에 방송계와 시민단체들은 개국 전에 쏟아진 종편채널의 폐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출범 이전부터 예견됐던 신문의 정파성을 그대로 방송에 옮겨놓은 듯한 보도 행태를 종편채널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뉴스통합룸을 통해 ‘신문과 방송’의 시너지를 보여주겠다는 선언이 종편채널의 폐해로 나타난 셈이다.

종편채널들은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홍준표 대표의 사퇴 등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한나라당의 위기를 전하면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띄우기에 주력했다. TV조선은 지난 10일 ‘전면 등장 불가피...선택은?’ 리포트에서 “2004년 탄핵역풍 때도 한나라당 간판을 지켰던 박 전대표가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런 박 전 대표에 대한 일방적인 ‘찬가’는 TV조선 뉴스에 이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났다. 10일 방송된 시사코미디 <10PM> ‘박물관은 살아있다’ 코너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불러들여 부녀지간의 애절한 감정을 나누는 장면이 연출됐다.

<채널A뉴스830>도 ‘2004년 탄핵 역풍 속에서 당을 구한 박 전 대표’, ‘한나라당 쇄신 아이콘’이라는 내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조중동종편 모니터단’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동아종편만 보면 빈사상태에 빠지기 직전인 한나라당을 박근혜라는 인물이 살려내는 것으로 비춰진다”며 “반대로 야당 민주당에 대해서는 내부 갈등과 몸싸움 등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앞장섰다”고 분석했다.

채널A는 특히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탄 차가 정면충돌하는 그래픽을 제작해 뉴스에 내보내기도 했다. TV조선도 12일 민주당 전당대표 몸싸움을 영상뉴스로 다루면서 “국회 예산안 처리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냐”는 국민들의 냉소를 유도하는 자막이 나갔다.

선정적인 보도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0%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종편채널이 조바심에 흥미위주의 ‘시선 끌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채널A는 5~6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방송인 A양 동영상’ 뉴스를 전하면서 모자이크 처리한 동영상을 내보냈다. 이를 두고 “고품격 방송을 표방한 종편이 시대착오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집중취재’, ‘단독’라는 꼭지를 통해 흥미를 끄는 소재와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는 뉴스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찰 제복 구입의 허점을 고발한 ‘집중취재-10만원이면 누구나 경찰’(TV조선), ‘100년만에 돌아온 왕실도서’(jTBC)리포트가 대표적이다.

또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한 대다수 예능·드라마가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상파에 비해 뒤쳐진 촬영기법과 세트장 등도 방송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언론홍보학과)는 “방송은 신문과 달리 공정성과 공공성이 필수적인데 종편채널들이 자기 신문의 애독자만 가지고 방송을 끌고 갈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그렇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방송을 이탈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런 우파적인 종편이 방송에 대한 실망을 더 키우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