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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보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인터뷰] MBC ‘남극의 눈물’ 김진만 PD 정철운 기자l승인2011.12.22 15: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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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에서 황제펭귄과 함께한 김진만 PD. ⓒMBC

‘지구의 눈물’ 시리즈가 돌아왔다. 이번엔 남극이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25.3%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아마존의 눈물>을 연출했던 김진만 PD(사진)도 돌아왔다. 김 PD는 영하 60도의 혹한과 시속 200km의 블리자드(눈보라), 해가 뜨지 않는 극야의 남극대륙에서 300일 간 황제펭귄을 촬영했다. 23일 밤 11시 5분 <남극의 눈물> 프롤로그 편 ‘세상 끝과의 만남’에서 귀여운 황제펭귄과 김진만 PD를 만날 수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으로 소란스러웠던 지난 19일 오후, 김진만 PD는 편집실에서 막판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덥고 습하고 벌레가 많았던 아마존에서 활약했던 PD는 지난 1년 간 춥고 건조하고 태양조차 없었던 남극에서 수많은 추억을 쌓고 돌아왔다. 김진만 PD는 인터뷰 도중 황제펭귄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처럼 좋아하며 대화에 열중했다. 그는 극한의 오지를 취재하는 PD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인내력과 긍정적 사고”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진만 PD와의 인터뷰 전문.

- 아마존과 남극, 극단적인 두 환경을 경험했다. 어디가 더 힘들었나.

“절대 비교는 어렵다. 아마존은 한 달 촬영하고 나와 일주일 쉬고 다시 들어가는 식이었다. 반면 남극은 300일간 나오지 못했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비행기가 뜰 수 없었다. 쇄빙선도 못 다녔다. 남극이 훨씬 힘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세상과 고립됐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해도 잘 뜨지 않았다. 또 우리가 간 곳이 호주기지였는데, 촬영팀으로 받아주지 않아서 대원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일 년 동안 함께 훈련하며 각종 행사와 허드렛일도 해야 했다.”

- 남극을 간 이유는.

“2007년 나경은 아나운서와 <네버앤딩 스토리>라는 프로그램을 하며 남극에 다녀왔다. 그 때 펭귄마을에 갔는데, 펭귄들이 너무 귀여웠다.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동물과 있었던 것도 난생 처음이었다. 그곳은 그야말로 펭귄의 행성이었다. 그 후 2008년 창사 다큐모집 때 기획안을 내라고 해서 남극의 주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때 갑자기 아마존을 맡으라고 해서 갔다 왔고 그 뒤 바로 남극에 갔다.”

   
▲ 김진만 PD. ⓒMBC
- 남극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많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최근에 나온 남극 다큐를 보면 무탄소로 남극을 정복하는 콘셉트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복의 시대는 아니다. 기존의 남극 다큐는 인간 중심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남극의 주인인 펭귄과 고래의 이야기를 다뤘다. 남극의 주인은 남극의 생물들이다. 막막한 얼음대륙 같지만 엄청나게 많은 생물들이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다. 우리는 이 생물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조명했다.”

- 남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황제펭귄의 새끼들이 부모의 품에서 부화하는 장면이었다. 아빠펭귄이 배를 들어 올렸을 때 새끼가 알을 깨고 울며 나오는 장면이 생생하다. 황제펭귄은 지구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삶을 사는 동물이다. 겨울에 남극 대륙에 들어와 새끼를 낳는다. 덕분에 대륙에는 천적이 없다. 그래선지 취재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우리 옆을 어슬렁거리고 카메라를 가리기도 했다. 촬영 내내 함께 모여 지낸다는 느낌이었다. 한번은 펭귄 300~400여 마리가 나를 따라왔다. 흐뭇했다.”

- 아마존과 남극이란 극단의 환경에서 촬영했다. 이 때 PD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있나

“인내심이다. 특히 동물다큐는 인내심이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적이 없었다. 동물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켜보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 더군다나 체감온도가 영하 60도였고, 블리자드에 휩싸이면 죽는 판이었다. 제작진은 일정한 안전을 유지하며 원하는 그림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다. 네 시간 동안 펭귄이 알 낳는 장면을 기다렸는데 심심한 펭귄이 카메라를 가려 놓친 적이 있었다.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버틸 수 없다. 해가 안 뜰 때는 살인충동도 느껴진다. 하지만 원해서 왔다는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버텨야 한다.”

- 물질도시문명으로 돌아와 편집실에 갇혀 있다. ‘남극의 눈물’ 이후 목표는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다. 영화관에선 TV와 다른 몰입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해보고 싶다. 3가지 주제를 가지고 3편, 3편, 4편 총 10편의 시리즈를 생각하고 있다.”


정철운 기자  pierc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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