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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방송결산 ② 드라마]

▲ 사극 열풍이 거센 한 해였다.SBS <뿌리깊은 나무>와 KBS 2TV<공주의 남자>는 올 한해동안 방영된 드라마 가운데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KBS

시청률 30%의 벽을 넘은 대박 드라마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 ‘명품’ 드라마라는 호평과 폐인을 양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는 적지 않았다. 지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때로는 사회와 정치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 덕분에 올 한해도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다.

올초 종영한 SBS <시크릿 가든>의 빈자리는 ‘독고진’ 열풍을 일으킨 MBC <최고의 사랑>이 채웠다. 또 2009년 MBC<선덕여왕>, 2010년 KBS 2TV<추노>로 이정표를 새로 세운 사극은 KBS 2TV <공주의 남자>와 SBS <뿌리깊은 나무>로 또 한번 사극의 지평을 넓혔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안방극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참패는 올해도 나타났다. 초특급 해양 불록버스터를 표방한 KBS 2TV<포세이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히려 막대한 제작비와 화려한 출연진은 없지만 탄탄한 줄거리와 연출력을 내세운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 역사에 과감한 변주 시도한 사극  = 올해 사극은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풍년이었다. MBC <짝패>를 시작으로 <계백>, SBS <무사 백동수>, KBS 2TV<공주의 남자>, SBS <뿌리깊은 나무> 등이 새로운 사극을 표방하면서 시청자를 찾았다.

이 가운데 <공주의 남자>와 <뿌리깊은 나무>는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이 균형을 이룬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린 <공주의 남자>는 감각적인 연출과 애절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글 창제 과정의 음모와 갈등으로 작품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뿌리깊은 나무>는 올 한해 드라마를 통틀어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의자왕을 묘사하면서 왜곡 논란에 휩싸인  <계백>, 무협물 이상의 이야기를 보여주지 못한 <무사 백동수>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 몇 년간 안방극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참패는 올해도 나타났다. KBS 2TV<포세이돈> ⓒKBS

■ 이름값 못한 기대작 = 이름값 못한 기대작 초특급 블록버스타와 톱스타, 그리고 유명작가를 내세운 작품들이 줄줄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수백억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포세이돈>과 <아테나 전쟁의 여신>은 지난해 <도망자 플랜 B>에 이어 실패한 블록버스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SBS <지고는 못살아>의 최지우,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윤은혜 등이 모처럼 브라운관에 컴백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대박 작가’들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임성한 작가의 SBS <신기생뎐>는 올해 무리한 설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20%를 넘지 못하고 종영했다. 문영남 작가가 쓴 SBS <폼나게 살거야>도 저조한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다. 
 

▲ 케이블 드라마의 가능성이 엿보인 한 해였다. 케이블 채널이 꾸준히 도전해온 장르물의 경우에는 지상파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OCN

■ 케이블 드라마의 가능성 = <특수사건전담반 TEN>(이하 TEN), <뱀파이어 검사>, <꽃미남 라면가게>. ‘케이블 드라마는 지상파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에 균열을 일으킨 작품들이다. 케이블 채널이 꾸준히 도전해온 장르물의 경우에는 지상파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TEN>과 <뱀파이어 검사>는 4%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드’(미국드라마) 시청층의 기대를 충족하면서 드라마에 투영된 사회 현실을 통해 흡입력을 높였다는 평이다. 또 기획단계부터 20~30대를 대상으로 한 <꽃미남 라면가게>, <로맨스가 필요해>도 젊은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생방송’ 드라마 현실 드러낸 ‘한예슬’ 사태 = SBS <싸인> 마지막회의 방송사고는 ‘생방송’ 드라마에 기인했다. 그리고 <스파이 명월> 사태는 드라마를 둘러싼 총제적인 문제를 시청자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여주인공의 촬영 거부로 불방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스파이명월>은 여주인공의 행태와 함께 드라마 제작 현장의 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했다. 외주제작사와의 불공정 계약, 열악한 제작비, ‘생방송’ 드라마 등이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이는 여전히 드라마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 작지만 큰 울림 단막극의 힘 =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한발짝 비껴난 단막극은 묵묵히 제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부터 정부차원의 지원이 늘면서 단막극 뿐만 아니라 연작, 옴니버스 형태의 장르도 선보이고 있다. 지상파 가운데 유일하게 단막극을 정규로 편성한 KBS 2TV<드라마스페셜>은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와 같은 실험성이 짙은 드라마가 다행히 빛을 볼수 있었던 것도 단막극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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