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놀라웠던’ 방심위의 ‘활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한도전’ 차량폭파부터 SNS 심의까지 ‘종횡무진’

2011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신임 박만 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종횡무진’했다. 1년 내내 ‘정치심의’ ‘표적심의’ 논란은 끊이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뉴미디어 정보심의팀을 신설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심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계 유례없는 트위터 심의·팟캐스트 심의는 2012년 총·대선 정국에서 검열 논란으로 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방심위의 ‘놀라웠던’ 심의로는 무엇이 있을까.

① SNS 심의  : 가장 놀랍다 못해 황당한 심의로는 SNS와 어플리케이션 심의팀 신설을 꼽을 수 있다. 방심위는 지난 1일 야당 추천 방심위원들의 퇴장 속에 뉴미디어 정보 심의팀을 신설했다. 이제 피해자의 명예훼손 신고가 있을 경우 방심위는 심의 후 자신삭제를 권고한 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할 수 있다.

때문에 “방심위가 권력을 불편케 하는 사적 표현물을 ‘명예훼손’이라며 없앨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이는 곧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이어지고, 시사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차단 가능성을 의미한다. 진중권 문화평론가는 “과거 광우병 촛불사건 당시 농림부 장관이 MBC 〈PD수첩〉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처럼 그들(여권)이 주체가 돼 신고를 하면 꼼짝없이 (계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 지적했다.

② 무한도전 심의 : 누리꾼에게 방심위의 존재감을 알린 대표적 사례는 MBC 〈무한도전〉 심의다. 방심위는 지난 8월 27일 ‘소지섭 리턴즈’ 방송분을 두고 ‘저속 언어 사용과 간접광고’ 등을 이유로 ‘경고’를 의결했다. 지난 9월 17일 ‘스피드 특집’ 편에 대해선 차량 폭파 장면을 반복적으로 청소년 시청보호 시간대에 내보냈다며 ‘권고’를 내렸다. 이를 두고 사회풍자적인 〈무한도전〉에 대한 표적심의 아니냐며 시비가 일었다.

당시 박경신 방심위원은 “(〈무한도전〉에서 등장하는) 언어나 행위들은 젊은 층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국가기관 심의에서 위원들의 도덕관에만 맞춰서 제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중의 의식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결과를 두고 ‘꼰대심의’라는 조롱도 일었다.

▲ MBC <무한도전>의 '스피드특집'편 차량 폭발 장면(좌)과 방심위를 패러디한 자막(우). ⓒMBC

③ 편파 심의 : 방심위의 ‘친기업적’ 심의도 도마에 올랐다. 방심위는 MBC 〈손에 잡히는 경제 홍기빈입니다〉(5월 25일 방송)와 KBS 〈박경철의 경제포커스〉(5월 28일 방송)에 대해 당시 유성기업노조의 파업을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입장이 덜 반영되었다며 불공정성을 이유로 ‘권고’를 의결했다. 그러나 당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연봉 7000만원 노동자의 불법파업”이라며 사실을 왜곡했음에도 언론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등 여론이 편향됐던 상황을 비춰보면 심의 역시 편향적이었다는 지적이다.

▲ 방심위의 친기업적 심의를 비판하는 피케팅 모습. ⓒPD저널
④ 공정성 심의 : 올 초에도 방심위는 KBS 〈추적 60분-천안함 의혹, 논란은 끝났나〉(2010년 11월 17일 방송)편에 대해서도 ‘경고’를 내렸다.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에 위배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부 발표에 대한 문제제기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란 비판이 많았다. 일각에선 공정성 심의가 가능한가를 두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편 방심위는 지난 1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친북·종북 게시 글을 중점 심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만 위원장은 2003년 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지휘한 ‘공안 검사’ 출신이다. ‘시간을 거스르는’ 방심위의 현재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