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유행읽기 가요프로 PD가 소개하는 힙합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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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강세인 가을에 만난 힙합 앨범‘거리의 시인들’ 유쾌한 도발 속시원

|contsmark0|유행가라고 하면 좀 속된 것 같아서 선수들끼리는 잘 쓰지 않지만 가요를 유행가라고 부르는 것은 부당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가요를 만드는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는 음반을 살 만한 사람들의 코드를 읽는 것이기 때문이다.
|contsmark1|10대를 겨냥한다면 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연애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 면밀하게 관찰하고 적당한 멜로디에 직설적인 표현으로 가사를 얹어서 노래를 만든다.
|contsmark2|얼마 전에 이가희라는 10대 가수의 음반이 나왔는데 노래 제목 중에 ‘오빠는 황보래용’이라는 것이 있다. ‘황보래용?’ 그게 뭔지 몰라서 알아봤더니 요즘 유행하는 만화의 캐릭터라는 것이었다. 정말 세대차이 느껴졌다.
|contsmark3|나도 나름대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10대의 코드를 읽어내는 음반제작자의 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경제가 어려워서 10대들의 구매력이 많이 약해지고 2,30대 이상으로 구매력의 무게중심이 옮겨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김건모의 ‘미안해요’나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같은 노래가 유행하는 것 같다.
|contsmark4|이렇게 유행에 민감한 것이 가요인데, 너무 유행을 쫓아가다 보면 지겨워질 때가 있다.올 가을 발라드가 너무 유행하니까 이제 지겨워지려고 한다. 뭔가 신선한 게 없을까?“야야야 너 뭐야”라며 “뭐 건드려볼게 없을까?”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책상에 음반을 한 장 툭 놓고 갔다.
|contsmark5|‘거리의 시인들 2집’. 타이틀이 ‘음악이 뭔데?’라고 되어 있다. 요즘 하도 잘난 척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속이 조금 불편했는데, 응어리를 시원하게 잘도 내뱉었더군….
|contsmark6|노래 멜로디에 뽕짝이 들어가야 히트를 친다고? 말을 겁나게 빨리 하거나 박자를 특이하게 깨면 랩퍼가 될까? 흑인처럼 말하고 행동하면 힙합 전사가 되는 걸까? 좋은게 뭔데? 나쁜게 뭔데, 음악이 뭔데, 스타가 뭔데, 좋은 게 뭔데, 나쁜 게 뭔데….
|contsmark7|매일 쏟아져 나오는 비슷비슷한 음악들을 들으면 사실 나도 헷갈린다. 좋은 음악이 뭔지 수준 떨어지는 음악이 뭔지. 흔히들 좋은 음악을 들으면 꽂힌다는 표현을 쓴다. ‘그 가사가 그냥 꽂혔어’.
|contsmark8|이렇게 말하는데, 꽂힌다는 말은 뭔가 막혀있던 정서를 뚫어준다는 얘기 아닐까?유행가로서의 대중가요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신나게 놀고 싶은 욕구를 뚫어주는 댄스곡이 좋고, 청승떨면서 고독을 즐기고 싶을 때는 뽕짝끼가 살짝 들어간 발라드를 들으면 그만인 거 아닌가? 아무튼 발라드에 식상한 나로서는 ‘거리의 시인들’의 도발이 유쾌하다.
|contsmark9|이덕우 cbs 편성제작국 pd<김지영의 12시에 만납시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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