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정보도 위해 결국 파업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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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 제작거부 돌입…노조 파업찬반 투표결과 27일 공개

▲ MBC 기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1층 로비에서 제작거부에 돌입한 뒤 인사쇄신을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하는 모습. ⓒMBC기자회
MBC가 공정보도 논란을 둘러싸고 결국 파업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MBC 기자회 소속 보도국 기자들과 영상기자들은 25일 오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고, MBC내 직능협회들이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는 지난주 부재자투표에 이어 25일부터 27일까지 총파업 찬반 본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27일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월)부터 MBC가 전면적인 파업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MBC기자회 소속 기자 120여명은 25일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MBC본사 로비와 보도국 편집회의실, 임원실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했으며 오후 2시에는 1시간 15분 동안 총회를 가졌다. 박성호 기자회장은 총회에서 “공정보도를 위한 그 어떠한 목소리에도 사측은 무시로 일관했으나(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불신임투표 개표 직후에는 저를 프로그램에서 경질하고 인사위에 회부하는 등 신속한 모습을 보였다”며 사측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성호 회장은 이어 “사측은 (제작거부 돌입을 앞두고) 뉴스 파행을 막아야 한다는 태도 역시 보이지 않았다. (제작거부를) 기다렸다는 듯이 <뉴스데스크> 15분 편성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들은 앞만 보고 가야 한다. 분열은 사측이 바라는 것이다”라며 단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동암 영상기자회장 역시 “제작거부에 대한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장이 바뀌고 나서 이렇게까지 (회사가) 달라질 줄은 몰랐다”며 제작거부의 정당성에 힘을 실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기자총회에서는 투쟁의 방법론을 두고 논의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26기(1993년 입사) 이하 취재기자 149명 중 제작거부에 참여한 기자는 136명이다. 영상기자회의 경우 28기 이하 기자 43명 중 42명이 제작거부에 동참해 기자들의 제작거부 참가율이 90%가 넘는 상황이다. MBC기자회는 25일 비대위 특보를 내고 “뉴스파행의 장기화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기자들에게 굴욕을 안겨준 불공정 보도의 지속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며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같은 기자회의 제작거부를 두고 MBC 직능단체들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20일 성명에서 “지난 1년간 헤아릴 수 없는 불공정 보도에 참여하고 방관했던 간부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파국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김재철 사장이 전면적인 인사쇄신을 단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PD협의회는 또 “이념적 편가르기와 비상식적인 낙인찍기로 물러난 PD와 기자들을 현장으로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MBC 라디오 평PD협의회 또한 25일 성명을 내고 “지금 보도본부가 겪고 있는 일은 라디오본부와 시사교양국이 지난 1년간 겪은 일과 본질적으로 똑같다”며 “라디오본부를 악랄하게 탄압한 장본인은 여전히 타 부서에서 보직국장 노릇을 하고 있다. 쇄신이 아닌 꼼수는 두 번 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0일 시사교양, 기술, 영상미술, 경영 부문 협회장들은 불공정보도 논란과 인사쇄신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지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노조의 파업은 제작거부 흐름과 맞물려 인사쇄신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는 25일 발행된 노보에서 “이번 총파업은 지난 2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목표로 진행 될 것”이라 예고했다. 노조는 “기자들의 제작거부 외에도 시사교양국은 <PD수첩>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고 라디오본부에서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 요구가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파업 열기가 고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두고 MBC 내부에선 김재철 사장이 지난해 가을 총파업 국면에서 극적으로 파업을 막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협상카드’를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현재 일본 출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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