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간부들, 노보 풍자 못참고 고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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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간부들, 노보 풍자 못참고 고소까지
사자성어 ‘시벌로마’ 표현 문제삼아 노조 간부 2명 고소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2.01.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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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가 지난해 12월 27일 발행한 노보 1면.

 

▲ 전국언론노조가 지난해 12월 27일 발행한 노보 1면.
KBS 간부 4명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 전임 위원장과 편집국장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길환영 KBS부사장, 고대영 보도본부장, 이화섭 부산방송총국장, 박영문 스포츠국장 등 4명은 KBS본부가 지난해 12월 낸 노보 내용이 경영진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엄경철 KBS본부 전 위원장과 김경래 전 편집국장을 지난 26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는 노보에서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벌을 내린다’는 뜻의 ‘施罰勞馬’(시벌로마)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하면서 김인규 사장과 고소인 4명을 노보를 빛낸 인물로 꼽았다.

풍자를 통해 KBS ‘편파보도’· ‘부실경영’ 등을 꼬집은 노보 내용으로 노조 집행부를 고소까지 한 것은 도를 넘은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엄경철 전 위원장은 “시벌로마라는 사자성어는 이미 ‘영광의 재인’ 드라마에 쓰여 시청자들도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표현”이라며 “풍자를 담은 노보에 이들이 칼을 들고 달려드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고소인들은 공영방송의 품위를 말하고 싶은 모양인데 진정한 품격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며 “조롱받은 KBS의 모습을 풍자한 노보 내용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오히려 위선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도 27일 성명을 내고 “관제방송과 부실경영으로 공영방송 KBS와 KBS인들을 피멍들게 했던 장본인들이 ‘시벌로마’ 한마디에 ‘고소’까지 하는 것을 보니 찔리긴 많이 찔렸나 보다”며 고소인들에 대해선 “당신들이 무슨 강용석인 줄 아느냐. 노조의 건강한 풍자와 비판을 고소로 맞서는 대담성에 놀랄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청자들의 피땀어린 수신료로 왜 개인의 모욕감을 해소하려고 하는가. 정말 모욕감을 느꼈다면 자신의 돈으로 직접 고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KBS 법무실 관계자는 “이번 고소 건은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소송과 관련된 내용은 답변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 고소인은 “회사차원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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