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시작되자 출입기자실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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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목적 방문증 발급도 중단…기자들 “취재 통제” 항의

MBC가 노조 총파업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통제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MBC는 지난 25일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30일 노조 총파업 돌입 상황이 오자 외부 기자들의 사내 출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기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MBC측은 비상체제라며 이해를 구했으나 취재를 봉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그동안 MBC는 신원이 확실하고 취재 방문 목적이 있는 외부 기자들의 입출입을 제한하지 않았다. 로비에서 방문증 발급만 받으면 외부 기자들은 언제나 출입이 가능했다. 그런데 지난 1월 30일 MBC노조의 파업이 시작되자 MBC는 기자들에게 방문증 발급을 중단하고, 상시 출입증이 있는 기자들까지도 출입을 차단했다.

심지어 기자실 출입문 비밀번호도 변경해 기자실을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노조가 2008년 파업 당시 기자실로 이용된 1층 탤런트 대기실 앞 로비에 임시 기자실을 설치하려 했으나 사측이 시설 사용을 불허해 이것 역시 무산된 상태다.

MBC를 출입하고 있는 기자들은 MBC의 이번 조치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미디어전문지 기자는 출입이 제한되는 이유를 수긍할 수 없다며 회사 관계자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 일간지 기자는 “제작거부 첫날(25일)부터 통제를 받았다. 신분을 밝히고 들어가려 하자 청경이 막았다”고 말했다. 이 기자에 따르면 당시 사측 관계자는 “회사 방침에 따라 그 취재(제작거부와 총파업)는 못하게 하기로 됐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30일엔 아예 로비 입구로 들어갈 생각을 안 하고 노조사무실 뒷문으로 들어갔다.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MBC 홍보팀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기자들이 홍보팀에 바뀐 비밀번호를 물었지만 MBC 홍보팀 관계자는 “알려줄 수 없다”는 답만 할 뿐이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회사 측은 불법파업 취재에 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진숙 국장은 “파업 상황으로 인한 비상체제”라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현 상황이 과연 기자들의 출입을 제한할 만한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MBC에 출입하는 한 스포츠일간지 기자는 “김재철 사장이 들어선 다음부터 무슨 일만 생기면 취재를 제한하는 것 같다. KBS에서 못된 걸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일간지 기자도 “2008년 KBS 정연주 사장 해임안 가결 당시에도 기자들 출입이 막혔는데 그런 일이 MBC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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