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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수작업으로 그려낸 점박이”

[인터뷰]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감독 한상호 EBS PD 방연주 기자l승인2012.02.07 15: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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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입체영화 제작은 그야말로 황무지 개척과 다를 바 없다. 화려한 수식어로 주목받고 있는 ‘3D’의 영상 제작과정은 지난하다. 대규모 제작비와 인력 뿐 아니라 한 컷 한 컷 손수 그래픽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3D 황무지를 일궈낸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이하 <점박이>)가 선보였다.

지난 1월 26일에 개봉한 <점박이>는 애니메이션 사상 첫 주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5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67만 8515명(배급사 기준)에 달하며 순항 중이다. 국내 최초 3D로 스크린에 공룡들을 부활시킨 한상호 EBS PD를 지난 6일 서울 도곡동 EBS 본사에서 만났다.

   
▲ 한상호 EBS PD

<점박이>는 2008년 EBS 다큐멘터리 3부작 <한반도의 공룡>을 3D 영화로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한 PD는 SF나 판타지 등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컸다. 한 PD가 연출자로서 공룡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작년에는 작가로서 소설 <공룡전사 빈> 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 <점박이>는 다큐멘터리와 달리 3D 입체 영화인만큼 실사 재현의 완성도를 높였고, 스케일도 키웠다. 한반도에 거주한 8000만 년 전 백악기 공룡인 17종 80여 마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한국 학명을 지닌 초식 공룡 ‘부경고사우르스’, 하늘을 나는 익룡 ‘해남이크누스’ 등을 비롯해 주인공 타르보사우루스 ‘점박이’와 티라노사우루스 ‘애꾸눈’과의 대결과 모험을 담아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한 PD는 “다큐에 비해 영화는 극적 요소가 강조된 측면이 크고 무엇보다 3D로 기술적인 완성도를 더욱 업그레이드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 PD와 제작진은 다큐멘터리를 3D 입체 영화로 새롭게 선보이는 만큼 기획 및 제작에서 후반작업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소위 ‘맨 땅에 헤딩하기’였다. 1995년에 EBS에 입사해 다큐멘터리 <문자>(2002), <마이크로의 세계>(2004)등 다양한 작품의 연출을 맡아온 한상호 PD로서도 3D 영화 제작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2005년도 영국에서 다큐멘터리를 공부할 당시 세계적으로 영상·디지털·그래픽 기술 등을 방송·영상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추세였어요. 그런 시도들을 지켜보면서 사라진 시대와 동물을 영상으로 복원해보고 싶었고, PD로서도 영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죠.”

애초 <점박이>의 제작기간은 2년으로 못 박았지만 한 PD의 말마따나 “한 컷 한 컷 수작업을 하다”보니 1년이 더해져 훌쩍 3년이 흘렀다. 주인공 ‘점박이’의 모델링 작업, 5개월에 걸친 실사 배경 답사를 비롯해 체코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사운드 작업까지 꼼꼼하게 신경 썼다.

“지금 돌이켜보니 작업 하는 내내 투자사나 스태프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 그렇게까지, 굳이 해야겠느냐는 거였죠.”(웃음)

   
▲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그만큼 3D 영화 제작은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 인내심과의 싸움이었다. 한 PD는 “수십 명의 애니메이터들이 나섰지만 한 명 당 잘해야 하루에 5초 분량 밖에 못 그린다”라고 말한 뒤 “연기에 대한 디테일한 수정을 수 십  차례 하다보면 하루에 만든 분량이 총 2분도 채 안될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주인공 ‘점박이’는 실사의 느낌이 더욱 배가될 수 있었다. “다큐 속 점박이는 ‘장판’ 같은 피부였다면 영화 속 점박이는 우둘투둘한 피부 질감이 살아나 입체적으로 표현됐죠. 또 근육 시뮬레이션을 통해 걷거나 움직일 때의 부자연스러움을 덜었고요.”

아울러 제작진은 8000만 년 전 한반도 생태계의 배경을 복원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뉴질랜드 현지의 원시적인 숲과 호수를 실사 촬영 후 그래픽 작업으로 마무리해 당시 모습을 구현해냈다. 한 PD는 당시를 회상하며 “두 차례 사전 답사하면서 시나리오처럼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공항 서점에서 ‘뉴질랜드의 식생’이라는 두꺼운 책을 샀는데 우연찮게 ‘캐슬 포인트’라는 바다 절벽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터뷰 내내 한 PD는 ‘점박이’와 관련한 제작 과정 및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도 넓게는 영상의 미래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영화 뿐 아니라 방송 분야에서도 3D 등 다양한 영상 기술과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점박이>가 일종의 가능성으로 비춰지길 바랍니다. 디지털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화나 판타지 등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 만큼 상상력이 가미된 스토리텔링과 기술력이 영상의 또 다른 축이 되리라 봅니다. 그만큼 방송이나 영화에서 이런 분야에 대한 얼마나 고민하고 시도하느냐가 관건이 되겠죠.”

   
▲ 한상호 EBS PD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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