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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불법파업” 여론전…KBS·YTN노조, 공동투쟁 결의

 

▲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MBC 조합원들이 ‘국민에게 돌아가겠습니다’라는 손펼침막을 들고 있다. ⓒPD저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이하 MBC노조)의 총파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MBC 사측은 신문광고를 통해 불법파업을 비판하며 노조와 일체 대화 없이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역시 사장 퇴진 없이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극적인 국면이 나오지 않는 한 파업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현재 파업 9일째를 맞은 MBC노조는 공정방송 쟁취를 목표로 총파업에 돌입한 뒤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라는 파업 슬로건에 맞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대국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 열리는 사내 집회 외에도 명동과 여의도 퍼포먼스 등 외부 선전전도 병행하고 있다. MBC 업무보고가 예정된 지난 1일에는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에게 조합원들의 ‘김재철 반대’ 의사가 담긴 설문조사와 MBC의 공영성이 우려된다는 언론학자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그러나 파업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사측은 예상대로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뒤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 6일에는 13개 전국일간지 1면에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 광고를 냈다. 사측은 “지난해 MBC는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경영 성과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런 방송사의 사장과 임원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취재현장과 제작현장을 떠난 것은 시청자들이 부여한 책임을 져버리는 행위”라고 밝혔다.

사측은 또 지난 1월 31일부터 보도국 계약직 인력 30여명을 충원하는 채용공고를 내며 대체인력 투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제작거부를 주도했던 박성호 기자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에 대한 ‘해고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조합원들의 경우 현 정부 들어 진행된 다섯 번째 파업에 따른 피로감과 이번에도 사장 퇴진에 실패할 경우 더 이상 공정방송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부담감도 얽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MBC노조는 이번 파업을 ‘끝장투쟁’으로 보고 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회사의 대응이 조합원들의 분노를 고조시킬 것”이라 말했다. 시사교양 PD인 한 조합원은 “27일 주주총회까지는 당연히 (파업) 가는 분위기다”라며 내부 정서를 전했다.

노조의 파업이 2주차에 접어들면서 〈무한도전〉, 〈우리 결혼 했어요〉를 비롯한 예능프로그램과 〈PD수첩〉, 〈MBC스페셜〉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무기한 결방 역시 불가피해졌다. 이 때문에 2월 중순부터는 편성과 광고영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데스크〉를 비롯한 보도프로그램의 경우 지난 1월 25일 기자들의 제작거부 당시부터 보름 째 축소·파행 운영이 이어지며 보도기능 자체가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MBC본부, YTN지부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 1층 로비에서 ‘방송 3사 공통투쟁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이런 가운데 외부의 파업지지 및 연대 여론은 커지고 있다. 지난 4년간 공정방송투쟁을 이어온 KBS·MBC·YTN 노조는 지난 7일 △공정방송 복원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자 복직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를 출범시켰다. 이들 방송 3사는 대국민선언을 통해 김인규 KBS사장, 김재철 MBC사장, 배석규 YTN사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경실련 등 81개 시민사회단체는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의 모든 책임은 김재철씨와 MB정권 부역세력에게 있다”며 파업지지 의사를 밝혔다. 권영국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는 “공영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은 공정방송이 가능한 환경”이라며 “이번 파업은 핵심적 근로조건을 되찾기 위한 합법파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PD연합회(회장 황대준)도 이날 성명에서 “저항의 역사에서 올곧은 승리를 이룬 MBC 조합원의 저력을 믿는다. 스스로 권력 앞에서 굴종을 선택한 김재철 사장을 몰아내고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 달라”며 MBC노조의 파업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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