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방송을 위한 정책이 있는가?

|contsmark0|위성재전송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가 옳고 너희는 그르고. 무슨 소리, 내가 옳고 너는 그르고. 아님 둘 다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다는 제3자의 목소리까지. 모두다 옳고 그름을 증명하기 위해 열중이다. 하지만 방송 송출방법을 두고 이해 당사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던 시청자들에겐 밥그릇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방송계의 현실이다.
|contsmark1|때문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더도 덜도 말고 법대로 하자는 논리가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는 대안으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방송 제작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또한 문제의 본질은 아닌 것 같다.
|contsmark2|사실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위성재전송은 반대한다. 방송위원회의 결정과도 상관없다. 생각조차 하기 싫다. 그만큼 지역방송인의 입장으로는 절박하다. “그래도 조금 여유를 갖고 대안을 생각해 보지”라고 권유한다면 위성 재전송의 반대이유에다 그동안 겪어 왔던 지역방송의 홀대정책까지 모조리 까발려 놓고 응전할 심정이다.
|contsmark3|무엇이 이렇게 지역방송인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가.제대로 된 프로그램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소망을 지역방송인들은 늘 가슴속 내밀한 곳에 간직하고 있다.
|contsmark4|하지만 지역방송의 여건은 그렇지 못했다. 일부는 흔한 넋두리라 치부할지 모르지만 열악한 제작 여건은 늘 그러한 소망을 가슴 속에 멍울지게 했다. 때문에 어쩌면 주어진 만큼의 역할수행에 천착하면서, 때로는 소망을 이룰 순간을 꿈꾸며 지역방송을 보듬고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그만큼의 역할 수행도 위성방송의 재전송이라는 느닷없는 장애물에 가위 눌리게 됐다. 어찌 가슴에 담겨진 멍울을 토해내지 않겠는가.
|contsmark5|혹자는 지역방송의 경쟁력 취약을 지역방송사의 몫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동안 뭐 했느냐고. 다채널 다매체 시대 변신을 안하고 남의 탓만 한다고.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지역방송의 경쟁력, 약하다 못해 있기는 한 건가. 소도 비빌 언덕이 필요하다고 언제 지역방송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이나 있었는가.
|contsmark6|이처럼 경쟁력 운운 논리 또한 ‘다매체 다채널 방송환경’ 이야기만 들어도 그 정책결정 주변만 맴돌며 주눅이 드는 지역방송인들에게는 오히려 사치스럽다.
|contsmark7|그래도 경쟁력을 논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방송도 21세기, 경쟁의 시대에 예외가 아니라면 지역방송사라고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선결조건이 있다면 변화할 수 있는 터전을 제대로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contsmark8|정말 지역방송도 이제는 중앙의 변두리방송으로 남고 싶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중앙집중적인 방송정책으로는 공염불이다. 지역사회와 지역문화를 위한 최소한의 지역방송의 역할만큼은 제대로 정리해 내고 그에 따른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
|contsmark9|옳고 그름을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을 떠나 지역방송 제작자의 입장에서 생산적인 결과를 바란다면 그 시작은 위성 재전송의 전면적인 금지다. 형평성에 맞게 일단 모든 지상파의 위성재전송을 금지하자.
|contsmark10|이유는 위성방송업자나 지역방송사가 안고 있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 목적이 무엇인가. 방송영상산업의 발전 아닌가. 위성방송사가 시청자의 알권리를 내세우며 동시재전송의 당위성을 역설해도 영업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리고 당장 개발이 어려운 콘텐츠 확보차원이라는 것을 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바로 지역방송사가 가지고 있다.
|contsmark11|서울 중앙 방송사들은 이미 포화상태다. 제대로 지역방송사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만 뒷받침된다면 그 가능성은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 현실은 중앙 지상파 위성 동시재전송 없이도 위성방송 본래의 설립취지에 맞고 동시에 영업권확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더불어 지역방송사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이제는 정말 가슴 속에 망울진 소망을 현실에서 꽃피우고 싶다.
|contsmark12|정경구 마산 mbc pd
|contsmark13||contsmark14|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