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스마트TV 망 중립성만 해결되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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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의 미래에 대해 아직까지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낙관론의 경우 스마트폰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들이 스마트TV에 접목되고, 거대기업인 애플, 구글과 같은 비방송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산업의 시장구조가 크게 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비관론의 경우 스마트폰과 스마트TV간에는 매체성격이나 이용습관(leanback 대 lean forward), 주이용 콘텐츠, 교체주기 등 다양한 차이로 인해 스마트TV 시장의 전개 양상이 스마트폰 시장과는 많은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스마트TV의 미래는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에 따라 결정되기 보다는 양질의 콘텐츠 제공 여부, 서비스 품질 보장 여부, 신규 플랫폼에 대한 규제정책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스마트TV의 전망은 가치사슬 상에 있는 콘텐츠사업자,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 사업자 간의 협력과 제휴가 필수적이며, 네트워크인 망 차원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삼성과 KT가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놓고 분쟁을 벌였고, 일단 논쟁은 봉합됐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에는 가치사슬 상에 있는 콘텐츠사업자와 네트워크 사업자간에 콘텐츠로 인해 폭증하고 있는 네트워크 트래픽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네트워크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단말사업자인 스마트TV사업자, 콘텐츠사업자인 포털사업자들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증하는 트래픽에 대한 책임을 모두 네트워크 사업자가 떠안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개방성을 근간으로 하는 인터넷망에서 인터넷 포털, 모바일메신저 등 콘텐츠 제공사업자에게 수익의 일정부분을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지급하도록 해야 하는 것인가. 어찌되었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인터넷 사용료를 지급함으로 당연히 모든 접속이 이루어져야 함으로 KT의 접속제한 조치를 비난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최근 스마트TV의 경우, 망 중립성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그러나 스마트TV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중립성 문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TV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가치사슬 상에 있는 콘텐츠사업자,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 사업자 간에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TV사업자의 콘텐츠 수급방식 내지는 CP(콘텐츠 공급자)와의 수익배분 문제이다. 스마트TV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중의 하나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다. 현재 삼성과 LG등 스마트TV 단말제조사들은 불확실한 콘텐츠 조달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방적 플랫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즉, IPTV가 지상파방송이 제작한 콘텐츠를 돈을 주고 구매한 것과 달리 스마트TV 사업자들은 콘텐츠 제작에 직접투자 또는 구매하기 보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유사한 수익공유(Revenue Share)방식을 선호하는 것이다. 콘텐츠를 미리 제공하고 콘텐츠 판매수익 또는 광고수익을 플랫폼사업자와 앱 개발자가 일정비율로 차후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스마트TV 사업자들은 오픈플랫폼 정책을 갈 경우 글로벌 수준의 단말시장 확대를 통해 스마트TV 이용자의 규모를 쉽게 늘려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접근법은 온라인 유통을 통해 자사 콘텐츠의 가치하락뿐만 아니라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을 우려하는 주요 방송사들(CP)의 콘텐츠 공급 거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이미 발표된 바와 같이 스마트TV 사업자가 독자적인 광고플랫폼을 운영할 경우 무료보편적 서비스로 출발하여 단말·이용자의 폭발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CP의 수익성은 담보되지 못해 지상파 DMB의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양자 간의 비즈니스 모델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콘텐츠사업자의 수익성이 담보될 수 없는 상황에서 양자 간의 제휴나 이로 인한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따라서 양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합리적 접근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실시간 방송과 VOD간의 규제 문제, 스마트TV 플랫폼 사업자의 법적 지위 문제, 스마트TV로 인한 N스크린서비스와 관련된 저작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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