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행의 편지] 강정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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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행의 편지] 강정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 이근행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 승인 2012.03.07 15: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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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6회‘강정특집’편
이근행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인터넷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물끄러미 책상 앞의 모니터를 보는 한 남자입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변방 제주도 한 마을, 강정이라는 곳의 마을회장을 맡고 있는 강동균씨입니다. 예전식이라면 ‘강정리 이장’쯤으로 불리웠겠지요. 그는, 저희 <뉴스타파>가 취재해 인터넷에 업로드한 강정해군기지 뉴스를 몇 번이나 보고서야 밤 늦게 집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진 속에서 그는 참 쓸쓸해 보이기도, 만감이 교차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언론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국가권력를 상대로 한 고립무원의 싸움을 5년 동안 해 오면서 쓰러지지 않은 그에게, 저희 <뉴스타파>의 보도가 조그만 위로이기를 빌었습니다. 국가의 지도자가 공적(公敵)이 돼버리다시피 한 이 시대에, 바닷가 작은 마을을 지키는 싸움의 선두에 선 이 사내는, 어쩌면 참 숭고한 인간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염려도 됐습니다.

아마 지금쯤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인 강정의 구럼비 해안은 위수령이 내려진 듯한 분위기 일 것입니다. 주민들의 접근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사활을 걸고 카누를 저어 구럼비를 향해 가는 신부나 평화활동가들은 경찰에 연행되기 십상일 겁니다. 암반을 깨뜨리기 위한 폭파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을 것입니다. 무수한 반대와 호소에도 불구하고 되돌릴 수 없는 파국적 상황으로 강정의 초침은 흘러가고 있을 것입니다.

▲ <뉴스타파> 6회‘강정특집’편

아시다시피, 강정이라는 작은 마을이 일촉즉발의 화약고가 된 이유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때문입니다.
정부의 목표는 대양해군 육성이라고 합니다. 국가 안보도 좋고, 최대 무역항로 보호도 좋고, 심지어 군사강국의 꿈도 그럴 수 있다고 치겠습니다. 유사시 멀리 나가서 수퍼파워 중국과 맞짱을 뜨겠다는 그 엄청난 호기도, 늘 핍박받아 온 민족이니 그럴 수 있다 치겠습니다. 백의민족이니, 반 만년 평화를 사랑하느니, 침략을 한 적이 없느니, 하는 말들은 ‘힘 없던 시대’에 자기 위안을 위한 국민교육용 이데올로기였다 치겠습니다.

또, 패권이 지배하는 국제질서가 여전하고, 그래서 힘에 의한 평화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는 이들의 주장도 다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일하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수많은 국책사업에 찬반의 문제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 나아가 찬반 양측의 갈등, 국가권력과 이해당사간의 충돌도 항용 있는 일입니다. 과거 국가는 국익과 안보를 앞세워 국민들에게 절대적 희생을 강요하며 밀어 붙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개인도 국가에 무조건 복종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나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나의 이익을 침해하는 국가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저항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은 변했는데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는 변화하지 않은 까닭에 수많은 국책사업은 갈등과 충돌이 되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강정을 두고 어떤 이들은 ‘보상을 더 받아내기 위해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사시로 보지만 막상 자신이 당사자가 되었을 때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민주주의는 절차이며, 설득과 동의가 없는 국가의 밀어붙이기는 독재에 다름 아닙니다. 국익을 앞세워 이익을 얻는 다수가 소수약자를 향해 희생을 요구할 권리도 없습니다. 그것은 다수의 무지이자 폭력입니다.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그들 또한 언젠가 국가폭력의 희생자가 될 것입니다.

▲ 이근행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지금 이 순간, 다급하게 트윗이 뜹니다.

“강정 들어오는 길목마다 전투경찰 배치 중, 제2의 4.3이 임박한 듯, 두렵고 떨립니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구럼비를 살려주세요”

강정마을 강동균씨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꼭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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