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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현안보고 “회사 올바로 세우는 게 나의 책무”…노조와 충돌 빚어져

▲ 7일 오후 김재철 MBC사장이 방문진 이사회 현안보고를 마치고 MBC노조 조합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MBC 본사로 향하고 있다. ⓒMBC노조

김재철 MBC사장이 7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해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시간 30분간 진행된 현안보고 자리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힌 뒤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에 해명했다. 김 사장은 이날 방문진에 모인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이사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현안보고에 참석한 여야 방문진 이사들의 발언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현안보고에서 사퇴의향을 묻는 질문에 “회사를 올바로 세우고 MBC를 정상 운영하는 게 나의 책무다”라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못 박았다. 법인카드 의혹에 대해서는 “노조의 주장 중에 사실관계가 잘못 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사적 유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김 사장은 이날도 2011년 해외연수 관련 자료와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제출하지 않아 방문진 이사들로부터 “방문진의 MBC 관리감독권을 침해하고 방문진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법인카드 사용내역 요구에 자료가 방대해서 제출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추천 한상혁 이사는 “카드 사용 내역의 업무관련성 입증을 위해 상세히 소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더니 (김 사장이) 소명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김 사장이 법인카드에 대해서는 추상적인 답변만 했다”고 덧붙였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불법파업 상황에서 파업수당은 문제가 안 되며 이번 상황은 MBC 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보직간부들의 연이은 사퇴에 대해서는 “양쪽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밖에 김 사장은 현안보고에서 김태호 <무한도전> PD를 언급하며 “회사도 싫고 노조도 싫다면서 프로그램만 만들게 해달라는 PD들이 많다”고 밝혔다가 김태호 PD가 그런 말을 했느냐는 추궁이 오자 말을 흐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사회 참석 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 전 사원 프리랜서 고용 및 연봉제 도입 △예능, 드라마 100% 외주제작 △ MBC 공채 없애고 기자 계약직화 △파업 동참하며 사퇴한 보직 없애고 남은 보직 간부 우대 등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날 안건이 많아 회의가 길어지자 MBC 영업보고까지만 서면 접수하고 이후 일정은 오는 14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임시이사회에서는 간담회 형식의 자리를 마련해 여야 이사들이 MBC 파업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 이사들은 현재 파업을 두고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7일 오후 김재철 MBC사장이 방문진 이사회 현안보고를 마치고 MBC노조 조합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MBC 본사로 향하고 있다. ⓒMBC노조

한상혁 이사는 이를 두고 “간부들의 충정을 눈치보기로 보는 인식으로는 도저히 MBC 사태를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야당 추천 고진 이사는 “김 사장이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공정방송이란 책무를 어겼음에도 회의 내내 지난해 영업이익만 강조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추천 차기환 이사는 “노조가 검찰에 고발했으니 (법인카드 논란은) 수사기관에서 밝혀질 것”이라 말해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인식에 야당 의원과의 시각차를 보였다.

한편 MBC 조합원 200여명은 현안보고를 끝내고 나오는 김재철 사장을 향해 야유를 보내며 “김재철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 사장은 정영하 노조위원장이 공개 대화를 요청하자 “위원장하고 저하고 커피숍 가서 얘기하시죠”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율촌빌딩 앞에서 여의도 MBC본사 사무실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을 따라오는 조합원들과 김 사장의 경호 인력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이를 두고 김 사장이 조합원들을 격양시켜 물리적 폭력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걸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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