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인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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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인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인터뷰] 벤자민 이즈마일 국경없는 기자회 아태국장
  • 프랑스= 이지용 통신원
  • 승인 2012.03.16 1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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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이즈마엘 국경없는 기자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장 ⓒ이지용 통신원
ⓒ이지용 통신원

MBC·KBS·YTN 등 방송 3사와 <국민일보>, <부산일보>, <연합뉴스> 등의 신문사의 구성원들까지 편집·제작권의 독립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해,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FS)의 벤자민 이즈마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장은 “한국 언론인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동시에 권력과 친밀한 인사들로 언론사를 간접 통제하는 한국 정부의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즈마일 국장은 <PD저널>의 프랑스 통신원인 이지용 PD(KBNe/Channel Korea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없는 기자회는 한국 정부에 언론이 더욱 자유롭고 독립적인 취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불행하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한국의 언론과 언론 종사자들이 진정한 독립을 얻을 때까지 한국 정부에 끝없이 요구를 할 것이며, 여러분의 투쟁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즈마일 국장의 인터뷰는 1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리는 ‘MBC, KBS, YTN 낙하산 사장 퇴임 축하쇼’에서 영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즈마일 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 벤자민 이즈마엘 국경없는 기자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장 ⓒ이지용 통신원
-국경없는 기자회의 아태지역 책임자로서 한국의 언론자유 현실을 어떻게 분석하나.

: 한국의 언론자유 현실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여러 형태의 명확한 문제가 보이고 있다. 검열, 특히 인터넷상의 검열에 문제가 있다. 우리는 최근 ‘인터넷 규제와 검열 국가’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한국이 여기 포함돼 있다. 한국에서 인터넷의 검열 사례는 매우 명확하다.

지난 일 년 전부터 인터넷 사이트 패쇄 요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관찰됐다. 지난 2009년 한국 정부가 인터넷 사이트 폐쇄를 요구한 것은 1500건이었는데 2010년도에는 8만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관찰하기 힘든, 기만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다른 형태의 검열도 감지되고 있다. 바로 TV, 신문 등과 같은 언론 매체들의 자체검열 행위다. 이것은 데스크에서 저널리스트들에게 어떤 사안에 관해 취재를 할 수 없도록 명령하거나 또는 취재를 자신들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할 것을 강요하는 행위들이다. 내부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이와 같은 행위는 명백한 취재 권리 침해이며 정보 제공의 자유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토론의 장을 열어가는 데 문제를 안고 있다. 취재가 금기시되는 주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현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을 감시하는 행위를 고발한다.

- 한국 언론 역사상 처음으로 세 곳의 방송사와 두 곳의 신문사, 그리고 통신사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한 일이 있나.

: 이런 상황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한국 언론인들의 이번 파업을 지지하며 파업 중인 언론인들의 요구를 지지한다. 또한 우리는 권력과 친밀한 인사들을 언론사의 사장으로 임명해 언론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는 한국정부와 정권의 행위를 규탄한다.

-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2009년 YTN 노조집행부의 해직과 체포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한바 있다. 노종면 YTN 전 노조의원장을 포함해 6명의 기자들이 여전히 해직상태이고 MBC 이근행 전 노조의원장도 해직상태이다. 언론인 해직에 대한 국경없는 기자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 해직을 결정한 이유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요구하며 파업을 주도했다. 언론인들이 자신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정당한 요구를 한다는 이유로 해직됐다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 파업을 지지하고 있고, 해직 언론인들이 하루 빨리 복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지용 통신원
- MBC <PD수첩> 제작진들이 비제작부서로 인사 이동이 됐다. 타 방송사에서도 탐사 보도, 취재 프로그램의 언론인들이 지방으로 전출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 우리는 MBC <PD수첩> 제작진이 명예훼손으로 고발·체포됐던 당시 제작진에 대한 지지를 이미 표명한 바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관한 <PD수첩>의 취재가 방송 된 후 시민들의 대규모 항의가 있었고, 우리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국 정부에 언론이 더욱 자유롭고 독립적인 취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를 전달했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언론의 현실은 바람직한 상황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 한국정부에 대한 국경없는 기자회의 요구는 무엇인가.

: 2011년 8월 북한의 현실과 상황에 관해 조사하기위해 국경없는 기자단이 서울을 방문했다. 당시 우리는 청와대의 몇몇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한국의 언론 자유와 관련한 상황에 대해 우리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우리는 다시 한국 정부에게 언론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를 보장해야할 책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TV, 신문 등의 미디어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이와 같은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북한에 대해 금기된 내용들이나, 민감한 정치의 문제들 모두 다른 주제들과 같이 동등한 기준으로 취재되고 보도 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은 그 활동의 자유를 보장 받아야한다.

- 파업 중인 한국의 언론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국경없는 기자회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정보의 자유를 위한 여러분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우리는 여러분에 대한 지지를 멈추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언론과 언론종사자들이 진정한 독립을 얻을 때까지 한국정부에 끝없이 요구를 할 것이다. 자유와 독립을 위해 투쟁 중인 여러분은 우리의 끝없는 지지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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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수 2012-03-19 19:25:12
어쩌면 부끄러운 현실의 대한민국 입니다. 세계적인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결국은 세계적인 여론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비참한 현실 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정론자유언론을 쟁취 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으니 반드시 좋은 성과 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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