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지 9주차를 맞는 가운데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28일 오후 5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붙인다. 이번 해임안은 야당 성향 이사들이 제출했으나 여당 성향 이사들의 수적 우위 속에 부결될 확률이 높다.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이 적법한지 의문이다. 또 최근의 MBC보도를 두고 공정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해임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차 이사를 포함한 여당 성향 이사 6명은 이와 비슷한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이사들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MBC 장기파업에 대한 방문진의 대응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이사회가 끝난 후 야당 성향의 고진, 정상모, 한상혁 이사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충격적인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한겨레〉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낙하산 사장의 정도를 넘어 정권 홍보를 위한 하수인 역할을 했다”고 비판한 뒤 “공정방송의 위기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해임 발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사들은 이어 “최근 〈PD수첩〉 FTA 편의 방송 보류는 언론사로서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MBC는 오히려 〈뉴스데스크〉를 통해 FTA효과만 홍보하고 있어 김재철 사장은 공정방송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려는 국민의 기대에 대한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MBC노조는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28일 오후 5시 방문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노조는 28일 성명을 통해 “수십명의 보직간부들이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자리를 던졌고 1천여명의 MBC 구성원들이 김 사장 해임을 청원하고 있다”며 “김 사장 해임안을 또다시 거수기 노릇으로 부결시킨다면 방문진도 즉시 MBC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