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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28일 임시이사회에서 표결

김재철 MBC사장의 해임안이 끝내 부결됐다.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8일 오후 5시 임시이사회를 열고 고진·정상모·한상혁 이사가 발의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9명의 이사들 중 김재우 이사장을 비롯한 여당 성향 6명 이사들이 해임에 반대해 안건이 부결됐다. MBC노조 조합원 700여명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60일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방문진 이사들 다수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김재우 이사장과 차기환, 김광동, 김현주, 문재완, 남찬순 이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보도가 전보다 불공정해졌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최근 MBC보도가 이전보다 공정해졌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MBC내부 감사와 검찰 수사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2002년 대선보도와 2004년 탄핵 보도, 2007년 BBK 보도에서 MBC는 불공정했다”며 “모든 시청자가 만족하는 공정방송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차 이사는 김 사장의 배임혐의에 대해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 객관적 배임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방문진이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방문진 이사 다수가 김 사장의 배임 혐의에 손을 놓고 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당 성향 이사 6인은 이날 공동입장을 내고 “MBC노조원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파업을 풀고 총선 보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MBC노사는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개선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쌍방 고소 건은 사내에서 원만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방문진 이사들의 요구가 MBC 장기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 해임에 찬성했던 정상모 이사는 “방문진의 공적책임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간곡하게 해임의 당위성을 이야기했지만 부결됐다”고 말했다. 한상혁 이사는 “해임안을 두고 찬반토론이 오갔으나 다수의 이사들은 MBC가 김재철 사장으로 인해 공정보도가 무너졌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상혁 이사는 “해임안에 찬성하는 이사들은 앞으로 김재철 해임 관련 안건을 제외한 방문진 일정에 불참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MBC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방문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임안 부결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은 방문진의 해체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2년 간 MBC구성원은 공정방송 강령이 무너지는 것을 확인했다. 어떤 사장도 김 사장처럼 윤리강령을 위배하며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적도 없었다”고 강조한 뒤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킨 방문진은 해산되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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