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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사생활] 생활 속 아이디어를 구현하다

아이디어 뱅크 임지성 경인방송 iTV FM PD 방연주 기자l승인2012.04.02 15: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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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서부터 생활의 변화는 시작되기 마련이다. 여기 샘 솟는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으로 숨은 편리함을 끄집어내는 사람이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디어를 고민하다가 직접 무언가로 만들어낼 때 성취감을 느낀다”는 괴짜 임지성 PD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흘려보내지 않고 끈질기게 물건으로 구현해낸 임지성 PD를 지난 3월 30일 오후 인천 학익동 경인방송 iTV FM 제작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임 PD는 어릴 적부터 유독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술대학에 입학해 영상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했다. 임 PD는 지난 2007년에는 경인방송에 입사해 방송사 PD로 자리를 잡았다.

   
▲ 임지성 경인방송 iTV FM PD ⓒPD저널

임 PD는 자신을 두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말한 것을 행동에 옮기는 게 남들에 비하면 빠른 편”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유독 아이디어가 넘치는 임 PD는 2010년 2월부터 스마트폰용 장갑을 개발에 돌입해 특허 출원을 하기도 했다. 발명의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주위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항상 뭘 만들면 좋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던 때였어요. 어느 겨울 날, 장갑을 끼고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다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스마트폰이 박살이 나버렸죠. 정말 황당했죠.”(웃음)

대개 사람들은 박살난 스마트폰을 보며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으로 끝낸다면 임 PD는 외려 ‘터치가 되지 않는 장갑’에 주목했다. 임 PD는 당시를 떠올리며 “누구나 겨울에는 장갑을 끼는데도 막상 스마트폰에 걸맞는 장갑을 찾아보니 없었다. 터치가 되는 장갑을 만들면 충분히 상품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고 한다.

이처럼 임 PD는 단순한 사건을 발단으로 ‘터치 장갑’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는 순탄치 않았다. 특히 ‘터치 장갑용’ 원자재 찾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임 PD는 “일반 스마트폰은 화면 양쪽에서 전기장이 발생한다. 이 때 손가락의 생체전기와 부딪혔을 때의 저항값에 따라 터치가 된다”며 “손가락의 미세전류가 장갑 밖으로 전달되게끔 하는 섬유를 원자재로 찾는 게 급선무였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임 PD는 직접 알루미늄 가루를 갈아서 장갑의 손가락마다 일일히 실리콘으로 붙여가며 사용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단가가 높은 메탈릭아크릴 섬유를 직접 바느질해서 장갑으로 사용했지만 터치가 잘 되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에 스크래치가 많이 생겨버렸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임 PD는 “적절한 소재를 찾기 위해서 실의 기초 단위인 원사를 취급하는 전국 방방곡곡의 공장들을 직접 방문해 전기 전도성이 좋은 울 섬유를 찾아다녔다”며 “메탈릭 아크릴 섬유, 은나노 섬유 등은 단가가 너무 높았고, 적절한 단가의 섬유를 찾으면 염색이 안 되는 등 소재 찾는데만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결국 임 PD는 한참 원자재 개발에 골몰한 끝에 나노단위로 금속 도금한 울 섬유를 찾아냈다. 원사 공장 직원들과도 실랑이를 벌인 끝에 스마트폰을 터치하는데 걸 맞는 장갑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작년엔 상품 가치를 인정 받아 판매도 할 수 있었다.

   
▲ 임지성 PD가 스마트폰 터치 장갑으로 개발한 시제품

임 PD는 “워낙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니까 장난삼아 시작한 일이 점차 일이 커진 셈”이라며 방송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개인 시간을 쪼개면서 스마트폰용 장갑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모습을 두고 주변 지인들은 의아해하면서도 끝내 적극적으로 지지해줬다고 한다. 임 PD는 “주변에서 장갑 개발한다는 걸 듣고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실제로 장갑 주문이 들어올 때면 동료들이 작은 자취방에 모여서 밤새도록 함께 포장하는 등 많이 도와줬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아이디어 뱅크인 임 PD에게 또 다른 발명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무궁무진하다”고 바로 답했다. 임 PD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공처럼 예상치 못할 만한 계획들을 쏟아냈다. 그는 “소위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의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 뒤 “예컨대 독자들이 ‘손수조 카퍼레이드’라는 키워드를 치면 보수와 진보언론의 기사를 통해 팩트 확인 및 비교 분석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있다. “라디오 방송 제작 과정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웹툰을 그려볼까 시동을 거는 중입니다. 봄 개편으로 부활 멤버인 채제민 씨를 내세운 락 중심의 음악 프로그램 <도깨비 라디오>를 맡았는데요. 아시다시피 라디오 방송사 내에서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쏟아집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묶어 웹툰으로 소개한다면 청취자나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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